한라산 산정호수엔 물고기가 있을까?…물장오리에 ‘미꾸리’ 서식
[KBS 제주] [앵커]
한라산국립공원에는 물이 고여 만들어진 신비로운 산정호수가 여럿 있죠.
이 산정호수엔 물고기가 살고 있을까요?
제주도가 처음으로 한라산국립공원 내 민물고기 실태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현장을 문준영 기자가 동행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라산이 마치 자식처럼 품고 있는 듯한 분화구.
사계절 물이 마르지 않아 다양한 희귀 야생동식물이 서식하는 물장오리입니다.
천연기념물이자 람사르 습지로 등록돼 출입이 엄격히 통제된 곳입니다.
취재진이 연구진과 능선을 따라 900여 m를 올라가자 물장오리에 있는 산정호수가 눈 앞에 펼쳐집니다.
화산지대인 이곳 산정호수엔 물고기가 있을까.
제주도세계유산본부가 한라산국립공원 내에서 처음으로 공식적인 어류 조사를 시작했습니다.
연구진이 조심스럽게 물에 들어가고, 물에 담근 족대를 건져 올리자 그물에 무언가가 파닥거리며 올라옵니다.
민물고기인 '미꾸리'입니다.
미꾸라지와 달리 노란색 바탕에, 꼬리지느러미 시작 부분의 검은 점이 특징입니다.
[이완옥/(사)한국민물고기보존협회장 : "강원도나 이런 지역에 이런 습지들이 많이 있어요. 그런데 그런 지역들은 어류보다는 양서파충류들이 주로 많거든요. 이렇게 높은 지역에 독립적으로 나오는 것은 여기가 제일 높지 않을까."]
현장 1, 2m 반경에서 한 번에 많게는 5마리씩 잡혀 올라올 정도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물장오리에 미꾸리가 대단위 서식하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한라산의 생태 환경과 어류의 서식 형태를 연구하는데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곳 물장오리에서 미꾸리가 발견된 건 과거에도 보고된 적 있지만, 어떤 경로로 서식하게 됐는지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펄 속에 살기 때문에 조류에 의해 옮겨졌을 가능성이 낮아 누군가 방생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립니다.
[안웅산/박사/제주도세계유산본부 한라산연구부 : "그동안 담수어(민물고기)류들이 분포할 거라는 추정은 있었으나 실체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DNA도 분석하는 연구를 해서 특징들을 밝혀내려고 합니다."]
해발 1,100m에 있는 1100고지와 사라오름에선 별다른 개체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연구진은 다음 달까지 해발 1,600m에 있는 한라산 소백록과 계곡 등에서 어류 조사를 이어갈 계획입니다.
KBS 뉴스 문준영입니다.
촬영기자:고아람
문준영 기자 (mj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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