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경제학상에 '유리천장' 연구한 클로디아 골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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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노벨경제학상은 미국의 저명한 여성 노동경제학자 클로디아 골딘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77·사진)에게 돌아갔다.
골딘 교수는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와 남녀 임금 격차에 대해 연구한 학자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9일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와 관련해 우리의 이해를 진전시킨 공로로 상을 수여하게 됐다"며 "골딘 교수의 연구는 성별 임금 격차가 나타난 이유와 변화의 근거를 보여주고 있다"고 선정 배경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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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노벨경제학상은 미국의 저명한 여성 노동경제학자 클로디아 골딘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77·사진)에게 돌아갔다. 골딘 교수는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와 남녀 임금 격차에 대해 연구한 학자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9일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와 관련해 우리의 이해를 진전시킨 공로로 상을 수여하게 됐다”며 “골딘 교수의 연구는 성별 임금 격차가 나타난 이유와 변화의 근거를 보여주고 있다”고 선정 배경을 밝혔다.
위원회에 따르면 골딘 교수는 200년이 넘는 기간 축적된 미국 노동시장 관련 자료를 분석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성별 소득과 고용률 격차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살피고 원인을 규명했다.
골딘 교수는 임금 격차의 양상이 시기에 따라 변화했다고 봤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19세기 초 농업사회에서 산업사회로 전환하면서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는 한때 감소했다가 20세기 이후 서비스 부문 성장에 힘입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골딘 교수는 AFP통신과의 통화에서 이번 수상에 대해 “나만을 위한 상이 아니다”며 “많은 것이 바뀌었지만 여전히 (남녀 간 임금) 격차가 큰 원인을 이해하고자 애쓰는 많은 이들을 위해 매우 중요한 상”이라고 말했다.
골딘 교수, 美 200년 자료 분석…남녀 임금격차 연구 개척
여성 경제학자 첫 단독 수상
여성 경제학자가 노벨경제학상을 단독 수상한 것은 클로디아 골딘 교수가 처음이다. 여성으로는 2009년 엘리너 오스트럼 미 인디애나대 교수, 2019년 에스테르 뒤플로 매사추세츠공과대(MIT) 교수에 이어 세 번째며, 단독 수상은 2017년 리처드 세일러 미 시카고대 교수 이후 6년 만이다.
골딘 교수의 관심사는 남성과 여성의 임금 격차가 발생하는 이유다. 일각에서는 여성과 남성이 선택하는 직업 차이 때문에 임금 격차가 생긴다고 본다. 하지만 골딘 교수에 따르면 소득 격차의 상당 부분은 직업 내 차이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골딘 교수는 임금 격차의 원인으로 자녀를 꼽았다. 아이가 태어나면 여성의 커리어에 ‘거의 언제나’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좋은 커리어를 위해 출산을 미뤄야 하는데, 이렇게 미룬 출산은 아이를 가질 수 있는 능력을 갉아먹는다는 것이다.
골딘 교수는 AFP통신에 “미국 여성들은 그간 교육 수준에서 상당한 전진을 이뤘지만 많은 곳에서 그들의 승진과 급여는 그렇지 못했다”며 “이런 성별 임금 격차는 주로 시장과 가정의 상호작용으로 발생한다”고 말했다.
높은 노동 강도와 불규칙한 근무 시간이 요구되는 대신 임금이 많은 ‘탐욕스러운 일(greedy work)’도 임금 격차의 원인이 된다. 대부분 남편이 이런 일에 전념하고, 여성이 가사를 떠안는 식의 분담이 발생하기 때문에 임금 격차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 골딘 교수는 일자리가 더 유연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골딘 교수는 1946년 미국 뉴욕 출신으로 코넬대를 나와 시카고대에서 경제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2013년 미국경제학회장을 지냈다. 올해 수상 이전부터 꾸준히 노벨경제학상 유력 후보로 거론됐다. 국내에는 2021년 발간된 저서 <커리어 그리고 가정>으로 알려져 있다.
하버드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은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여성 경제학자의 활동이 드물던 시기에 젠더(성) 문제를 경제학 내에서 풀어낸 개척자”라고 평가했다.
골딘 교수의 제자인 황지수 서울대 자유전공학부 교수는 “지금 많은 학자가 여성의 노동 공급과 남녀 격차에 대해 말하지만 몇십 년 전에는 골딘 교수가 선구자였다”고 했다. 그는 “최근에는 한국의 저출산 문제가 여성의 일과 가정 균형에 어떻게 연결돼 있는지 관심을 많이 갖고 있고 제게 질문도 많이 하신다”고 전했다.
강진규/허세민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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