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 키프텀 2시간00분35초… ‘꿈의 1시간대’ -36초

시카고 마라톤 풀코스 세계 新
킵초게 종전 기록 34초 앞당겨

켈빈 키프텀(23·케냐)이 남자 마라톤 세계 신기록을 세웠다. 인류에게 꿈의 기록이라 불리는 ‘서브 2’(2시간 이내 풀코스 완주)에 이제 불과 36초 차로 다가서 ‘서브 2’의 현실화가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키프텀은 8일(현지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열린 2023 시카고 마라톤에서 42.195㎞ 풀코스를 2시간00분35초에 완주했다. 이는 엘리우드 킵초게(38·케냐)가 지난해 9월 베를린 마라톤에서 세운 종전 기록 2시간01분09초를 무려 34초나 당긴 신기록이다.

키프텀이 세계 마라톤계에서 주목을 받은 것은 채 1년이 되지 않았다. 키프텀은 지난해 12월4일 스페인 발렌시아 마라톤에서 2시간01분53초를 기록하며 급부상했고, 지난 4월23일 런던 마라톤에서 2시간01분25초의 ‘역대 2위 기록’을 세우며 큰 주목을 받았다.

케냐의 켈빈 키프텀이 8일(현지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열린 2023 시카고 마라톤에서 2시간00분35초로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우승한 뒤 국기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시카고=AFP연합뉴스

런던 마라톤이 끝난 지 5개월에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자신의 기록을 50초 더 단축하면서 키프텀은 ‘남자 마라톤 넘버원’의 자리에 등극했다.

당초 세계 마라톤계는 ‘서브 2’를 달성할 1순위 선수로 킵초게를 꼽았다. 킵초게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와 2020 도쿄에서 마라톤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하는 등 현역 최고의 선수로 꼽혔다. 그러나 1999년생의 젊은 키프텀이 풀코스 단 3번 완주 만에 인류 최초로 2시간1분 안에 풀코스를 내달리면서 기대감은 그에게 옮겨지는 분위기다.

키프텀은 경기 직후 “코스 레코드(종전 2시간03분45초)를 세울 수 있다고는 생각했는데, 기대하지 않았던 세계 신기록을 세웠다. 정말 행복하다”며 “언젠가 내가 세계 기록 보유자가 될 것이라고 믿었다. 그날이 이렇게 빨리 올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키프텀의 눈부신 성장은 끝없는 연습에 의한 결과였다. 제르베 하키지마나 코치는 “키프텀의 일과는 먹고, 자고, 뛰는 것뿐”이라면서 “이러다 5년 안에 선수 생명이 끝난다고 경고해도, 키프텀은 뛰고 또 뛴다. 키프텀은 일주일에 300㎞를 뛰는 극한의 훈련으로 세계신기록을 만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남자 마라톤 한국기록은 이봉주가 2000년 수립한 2시간07분20초로 23년째 깨지지 않고 있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