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멸 위기 ‘제주어’…국내 첫 ‘지역어 박물관’ 건립될까
[KBS 제주] [앵커]
오늘은 훈민정음 창제를 기리기 위한 한글날입니다.
이때쯤이면 훈민정음의 고유 형태가 남아 있는 제주어의 가치도 주목을 받는데요.
하지만 사용 빈도가 줄어들면서 사라질 위기에 놓인 게 현실이죠.
제주도가 이를 극복하고 제주어의 가치를 알리기 위해 '제주어박물관'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데, 그 밑그림이 나왔습니다.
안서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제주어연구소 홈페이지 게시판에 문의가 잇따릅니다.
어휘부터 표기법까지 제주어에 대한 높아진 관심을 보여줍니다.
2010년 유네스코가 제주어를 '심각한 소멸 위기 언어'로 분류한 이후, 여러 대중 매체를 통해 제주어가 소개되면서 관심도가 높아진 겁니다.
하지만 실제로 접할 기회가 드물다 보니 제주학 관련 전문가 10명 가운데 9명은 제주어 관련 공간 마련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습니다.
제주도가 '제주어박물관' 건립을 추진하게 된 이유입니다.
지난 3월 제주도가 도민과 관광객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선 응답자의 66% 가까이가 박물관이 필요하다고 답했고 10명 가운데 7명은 방문 의향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같은 조사를 토대로 한국자치경제연구원이 진행한 제주어박물관 설립에 대한 타당성과 기본계획을 위한 연구 용역 최종 결과가 나왔습니다.
용역진은 연간 160억 원 상당의 편익과 300여 명의 고용유발 효과 등을 제시하며 건립이 적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지역어를 주제로 하는 국내 첫 박물관이라는 점에 주목해 글로벌과 로컬을 합한 '글로컬 언어박물관'을 비전으로 제시했습니다.
기본계획을 보면 제주시 오등봉공원 일대 만 천여㎡ 부지에 지하 1층에서 지상 2층 규모로 짓고, 전문성과 효율성 등을 고려해 제주도 산하 사업소를 설립해 직접 운영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문제는 300억 원대로 추정되는 사업비를 어떻게 확보하느냐입니다.
[강영봉/제주어연구소장 : "중앙정부 차원에서 지역의 균형이라는 측면에서 아마 거절을 할 수 있을 거예요. 제주도만 특별하게 대접해줄 수 없다라고 하는 거 때문에."]
정부 설득을 위한 논리 개발이 제주도의 과제가 된 겁니다.
[강철남/제주도의원 : "훈민정음 이후에 지역에 가장 많이 남아 있는 방언 형태라고 얘기하는데 그런 부분에서 의미가 있고요. 도정에서 의지만 가지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이제 막 밑그림이 나온 제주어박물관이 실제로 구현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KBS 뉴스 안서연입니다.
촬영기자:고아람/그래픽:박미나
안서연 기자 (asy0104@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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