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트레이닝센터 훈련 현장 “100억짜리 AG 금메달” “아직 안 믿겨요”
“이제부터 시작…수비력 보완”
‘왼발 스페셜리스트’ 호평 홍현석
이강인과 평가전서 프리킥 경쟁
오랜 원정에서 누적된 피로는 느끼지 못하는 듯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고 귀국한 바로 다음날 A대표팀에 소집됐지만 표정에는 웃음과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금메달리스트 설영우(25·울산), 홍현석(24·헨트)이 9일 파주 축구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 들어와 대표팀 소집 첫날 훈련을 소화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A대표팀은 오는 13일 튀니지, 17일 베트남과 잇달아 맞붙는다.
측면 수비수 설영우는 와일드카드(25세 이상)로 이번 아시안게임 대표에 뽑혔다. 설영우는 “이번 아시안게임에는 참여한 것 빼고는 별로 기여한 게 없는 것 같다”며 “굳이 지분을 계산한다면 5%?”라고 말했다. 설영우는 ‘선수 생활을 마칠 때까지 아시안게임 금메달의 금전적 가치가 얼마나 되리라고 예상하느냐’는 질문에는 “한 100억원”이라며 웃었다.
설영우는 유럽 원정 9월 A매치부터 아시안게임까지 소화한 뒤 한 달여 만에 전날 귀국했다. 설영우는 “힘들어 쉬고 싶지만, A대표팀에서 주전 경쟁은 피할 수 없다”며 “아시안게임에서 느낀 부족한 수비력을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문제가 해결됐지만 이제부터 진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며 의지를 다졌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왼발 스페셜리스트’로 평가받은 미드필더 홍현석은 아직도 금메달을 딴 게 믿기지 않는 표정이었다. 홍현석은 “결승전 이후 잠을 거의 자지 못했다”며 “아직도 안 믿긴다”고 말했다. 홍현석은 올해 A대표팀에 데뷔하고 아시안게임 금메달도 따는 등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홍현석은 “군대 문제가 해결됐다고 성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이전부터 꿈꿔온 유럽 5대 리그 진출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홍현석은 울산 현대고를 졸업한 뒤 독일 3부리그에 곧바로 진출했고 오스트리아 리그를 거쳐 현재 벨기에 주필러리그에서 뛰고 있다. 홍현석은 “벨기에 등 유럽 중소리그에 진출해 가능한 한 많은 시간 뛰는 게 더 좋은 리그로 가기 전에 성장할 수 있는 기회”라며 “부족한 수비력 등 단점을 보완해서 독일에 다시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홍현석의 장기는 왼발 프리킥이다. 대표팀에서는 두 살 어린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의 왼발 프리킥이 가장 좋다. 홍현석은 “이강인이 나보다 더 좋은 킥력을 보유했다”고 말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앞선 인터뷰에서 이번 두 차례 평가전에서 이강인을 적극 기용하겠다고 말했다. 홍현석으로서는 부족한 출전 기회에서 멋진 프리킥 능력을 보여주는 게 과제가 됐다.
소집 첫날 10월 A매치 명단에 이름을 올린 24명 중 17명이 우선 모여 훈련을 진행했다. 캡틴 손흥민(토트넘)은 훈련 전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고 돌아온 후배들을 격려하며 분위기를 이끌었다. 황인범(즈베즈다)과 박용우(알아인),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조규성(미트윌란)은 10일 합류한다.
파주 |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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