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기업 직접 지원 중단…부산도 ‘비상’
[KBS 부산][앵커]
정부가 내년부터 사회적기업에 지원하던 인건비 등 직접 지원을 모두 중단하고 대신 판로 지원이나 경영 상담 등을 내실화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사회적기업의 자생력을 높이겠다는 취지인데, 사회적 경제 체계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최위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각종 장비로 채워진 라디오 스튜디오에서 나이 지긋한 어르신이 방송 준비를 합니다.
어린이나 장애인, 노인 등 사회적 약자를 비롯한 지역 주민들이 스스로 지역의 소식을 나누는 연제공동체라디오입니다.
그런데 지난 5월, 정부의 일자리 창출 사업의 하나로 인건비 지원을 받아 작가를 뽑았는데, 1년 만에 지원이 끊기게 생겼습니다.
[연제공동체라디오 작가 : "이렇게 왔다 갔다 하는 정책 속에서 내가 무슨 일을 할 수 있지? 나 같은 입장의 사람들은 도대체 어떻게 믿고 오랫동안 일을 할 수 있지?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대출을 받는 등 급한 대로 자금 조달에 나섰지만, 사업을 이어갈 수 있을지 걱정이 큽니다.
[정경희/연제공동체라디오 대표 : "우리가 실현하려고 하는 사회적 가치보다는 오히려 어떻게 돈을 벌어야 될 것인가, 자생을 해야 된다는 측면에서 고민 하다 보니까…."]
버려진 자전거를 가져다 어르신들의 손을 거쳐 새 자전거로 만드는 재생 사업부터, 교통 약자들을 천 원에 가까운 지하철역까지 자전거로 실어나르는 '자전거 택시' 사업까지 추진한 이 사회적기업도 사정은 마찬가집니다.
취약계층 일자리 창출을 위한 인건비 지원마저 막힌다면, 사회적기업의 본래 취지를 살리기 어렵다고 호소합니다.
[김성봉/(주)부바커 연구소장 : "지역을 기반으로 해서 공동체적 사고를 하고, 지역의 어려운 부분들을 가지고 직접 임무를 해결하는 문제가 있거든요. 그런데 고용도 안 된다고 하면 그 모든 것이 무너진다고 봐야죠."]
예비 사회적기업을 포함해 부산의 사회적기업은 모두 250여 곳.
이 가운데 205개 기업의 530여 명이 정부 인건비 지원을 받아 일하고 있습니다.
또 51개 기업, 540여 명이 사회보험료를, 33개 기업은 사업개발비를 지원받고 있는데, 모두 끊길 위기에 처했습니다.
[양은진/(사)부산플랜(사회적기업지원센터 운영법인) 대표 : "시장성이라고 하는 걸 중심으로 사회적 경제를 재편성하는 거거든요. 23% 정도 남겨져 있다는 그 예산조차도 사회적 경제라고 하는 걸 체질을 강화한다든지 그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공익적 기능을 하는 사회적기업의 울타리가 돼줘야 할 정부가 직접 지원을 끊고, 일반 중소기업처럼 경쟁력과 자생력을 갖추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최위지입니다.
촬영기자:장준영
최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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