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법인→로펌 ‘꼼수’ 국세청 전관…6대 로펌 승소율 4.2배
[앵커]
'세금' 분야는 고질적인 '전관' 문화가 남은 곳으로 지적돼 왔습니다.
지난 10년여 간 국세청에서 6대 대형 법무 법인으로 자리를 옮긴 공직자가 60명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일부는 법망을 피하려는 수법을 사용한 정황도 포착됐습니다.
김용덕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국내 최대 로펌인 김앤장 법률사무소.
2017년 같은 이름의 세무법인이 세워졌습니다.
이를 놓고 이듬해 국정감사에선 국세청 세무 공무원을 영입하려고 만든 계열사란 지적이 나왔습니다.
김앤장 측은 이를 부인했습니다.
[박헌세/김앤장 세무법인 대표/2018년 10월 25일/국정감사 : "김앤장 세무법인은 김앤장 법률사무소에 근무하다 나온 사람들이 새롭게 만든 별도 법인입니다."]
하지만 5년이 지난 지금 다시 확인해보니 실상은 달랐습니다.
현재 김앤장 법률사무소의 '조세쟁송' 분야 전문인력 56명 가운데 국세청 출신은 모두 45명.
이 가운데 10명이 김앤장 세무법인 출신입니다.
대부분 세무법인에서 3년을 보낸 뒤 이직했습니다.
2017년부터 20년 사이 국세청에서 세무법인으로 옮긴 사람이 13명이었는데, 이들 대부분이 김앤장 법률사무소로 간 셈입니다.
현행 공직자윤리법은 공직자가 퇴직 후 3년간 일정규모 이상의 법무법인 등 유관 기관에 취업하는 것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세무사가 세무법인에 취업하는 것은 예외규정으로 허용하고 있는데, 이 규정을 활용해 일단 세무법인에 취업한 뒤 3년이 지나면 법무법인으로 옮기는 겁니다.
지난 10년간 6대 대형 로펌으로 이직한 국세청 공무원만 66명.
이들이 받은 급여는 4배 가까이 올랐습니다.
일단 쟁송 대상이 되는 세금의 70%가량을 6대 로펌이 과점하고 있는데 올해 6대 로펌의 국세청 대상 조세소송 승소율은 기타 로펌에 비해 4.2배나 높고, 국세청으로부터 받아낸 세금 액수는 6.4배에 달합니다.
[홍영표/국회 기획재정위원/더불어민주당 : "(대형 로펌들이) 세무법인을 가지고 있고 (국세청 전관이) 일을 하고 있다, 광고까지 하고 있습니다. 공직자윤리법을 회피하기 위해서 편법으로 만들어서 활용하고 있다."]
한편 국회 입법조사처는 최근 공직퇴임세무사의 세무대리 수임을 제한하는 규정이 실효적이지 못할 우려가 있다며 관련 규정을 신설할 필요성을 제기했습니다.
KBS 뉴스 김용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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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덕 기자 (kospirit@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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