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국방, 가자지구 ‘완벽봉쇄’ 지시…지상군 투입 임박했나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공격을 받은 후 하마스와의 전쟁을 선포한 이스라엘이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를 완벽하게 봉쇄하겠다고 선언했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하마스와 무력 충돌 사흘째인 9일(현지시간) 남부 베르셰바에 있는 남부군사령부를 방문해 “가자지구에 대한 전면 봉쇄를 지시했다”면서 “전기도 식량도, 연료도 없을 것이다. 모든 것이 닫힐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인간의 탈을 쓴 짐승(human animal)과 싸우고 있다”며 “따라서 그것에 맞게 행동하면 된다”고 말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에너지부 장관은 가자지구에 공급되는 물을 즉시 차단하라고 명령했다. 그동안 가자지구는 이스라엘로부터 연간 물 사용량의 10%가량을 공급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이 강력한 봉쇄 정책을 시행함에 따라 그렇지 않아도 잦은 공격과 오랜 봉쇄로 ‘세계 최대의 지붕 없는 감옥’이라고 불리며 빈곤에 허덕여온 230만명의 가자지구 주민이 더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2006년 1월 팔레스타인 총선에서 무장 저항을 주장하는 하마스가 승리하자 이듬해 이스라엘은 가자지구를 전면 봉쇄해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이동을 제한하고 무기 제조에 사용될 수 있다는 이유로 생필품 등 물자 반입을 차단했다. 또 가자지구에 대한 전력 공급도 통제해왔다.
이후 가자지구의 경제 상황은 악화일로를 걸었다.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실업과 경제난, 생필품 공급 부족, 극심한 식수 및 전력난에 시달려왔다. 올해 2분기 기준 가자지구 실업률은 46.4%에 이른다. 국제사회에 대한 자금 지원 의존도는 계속 높아졌다.
한편 이스라엘 정부는 8일 공식적으로 전쟁을 선포하면서 전면전을 예고했다. 하마스와 충돌이 시작된 이후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로 총 4400여발의 로켓이 발사됐다.
또 지난 48시간 동안 총 30만명의 예비군이 동원되면서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지상군을 투입하며 대규모 전투에 나설지 여부가 주요 이슈로 떠올랐다. 이스라엘이 지상군을 투입할 경우 인구밀도가 세계 최고 수준으로 꼽히는 가자지구의 민간인이 피해를 볼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앞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가자지구를 ‘악의 도시’로 규정하고 “하마스가 있는 모든 곳, 하마스가 숨어있는 모든 곳, 활동하는 모든 곳을 폐허로 만들 것”이라고 강력한 보복을 시사한 바 있다. 이스라엘 안보 내각도 하마스와 무장단체 팔레스타인이슬라믹지하드(PIJ)의 군사 및 통치 역량을 파괴하기로 결정했고, 네타냐후 총리에게 군사작전 권한을 준 상태다.
최서은 기자 ciel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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