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원’ 이재명 “국민 무서움 보여주자”…지팡이 짚고 유세
‘지지층 결집 도움’ 관측 속
일각 “중도엔 역효과 우려”
단식 중단 후 입원 치료 중이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퇴원 후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지원 유세에 나섰다. 이 대표는 지지자들의 환호 속에 ‘당대표 이재명’으로서의 건재함을 과시했다. 선거를 이틀 앞둔 이날 이 대표는 물론 민주당 현역 의원 약 80명이 유세에 동참하며 진교훈 후보에 대한 총력 지원을 펼쳤다.
이 대표는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에서 퇴원한 뒤 강서구 발산역 1번 출구 앞 공원을 찾아 진 후보 지원 유세에 함께했다. 이 대표가 이날 오후 6시5분 유세 차량 옆으로 모습을 드러내자 지지자들의 함성이 커졌다. 이 대표는 파란색 운동화를 신고 지팡이를 짚은 채 등장했다. 이어 유세 차량 위로 올라가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들어 인사했다. 이 대표는 7분가량 연설했다.
이 대표는 “진 후보를 압도적으로 당선시켜서 국민의 무서움을, 이 나라의 주인이 진정 국민임을 여러분께서 확실히 증명해주실 것으로 믿는다”며 투표를 독려했다. 이 대표는 “우리 안의 작은 차이를 넘어서서 부족하고 억울한 게 있더라도 잠시 제쳐두고 저 거대한 장벽을 우리 함께 손잡고 넘어가자”고 말했다. 발언 도중 몸이 흔들리고 목소리가 떨리는 모습을 보였다. 이 대표는 “마음은 똑바로 서 있는데 몸이 자꾸 흔들려서 이해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이 대표의 당무 복귀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당대표실에 따르면 이 대표는 당분간 자택에서 회복 치료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날 민주당 지도부는 강서구로 총출동했다. 이 대표, 홍익표 원내대표, 최고위원 등 지도부를 포함해 현역 의원 80명가량이 유세에 동참하면서 거대 야당의 세를 과시했다.
이날 이 대표 지지자들은 발산역 근처 공원을 가득 메웠다. 지지자들 외에는 썰렁하던 평소 유세 현장과는 달리 구경하는 시민들도 여럿 보였다.
이번 선거가 내년 총선 전 민심을 엿볼 수 있는 기회로 평가되는 만큼 이 대표가 한 번은 등판하지 않겠느냐는 추측이 지배적이었는데, 단식 중단 후 16일 만에 이 대표가 지원사격에 나선 것이다. 이 대표는 지난 5일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사전투표를 독려한 바 있다.
이 대표 지원 유세로 민주당 지지층이 한층 결집해 득표율을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 초선 의원은 “(이 대표 체포동의안이) 가결됐다가 기각돼서 이렇게 다시 화려하게 등장하는 모양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이 대표가 움직이는 게 마이너스보다는 플러스”라고 말했다.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이 대표 사법 리스크와 팬덤정치 등으로 인한 부정적 이미지가 중도층 표심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한 비이재명(비명)계 의원은 “이 대표가 유세에 나서는 건 중도층 공략에선 오히려 불리하다”며 “중도층은 사법 리스크도, 개딸도 싫어한다”고 지적했다.
신주영·박순봉 기자 j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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