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 “팔레스타인에 모든 지원 전면 재검토”
“인도주의 위기 가중” 반론도
유럽연합(EU)과 독일·오스트리아 정부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에 대응해 팔레스타인 재정 지원을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 지원금이 테러리스트에게 흘러 들어갈 수 있다는 우려에 돈줄 막기에 나선 것이다. 그러나 지원이 끊길 경우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봉쇄로 이미 오랫동안 인도주의적 위기를 겪어온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EU는 9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에 대한 지원금 6억9100만유로(약 9850억원)의 지급을 중단하고 모든 지원 프로젝트를 재검토 하겠다고 밝혔다. 알렉산더 샬렌베르크 오스트리아 외교장관도 이날 “테러의 정도가 너무 끔찍해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며 팔레스타인에 대한 1900만유로(약 270억원) 규모의 원조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앞서 스벤야 슐체 독일 개발부 장관도 지난 8일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은 끔찍한 전환점인 만큼, 팔레스타인에 대한 우리의 모든 지원을 전면 재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독일은 팔레스타인 지역에 개발·구호 원조를 하고 있는 국가 중 하나로연간 3억4000만유로(약 4855억원)를 지원해왔다. 독일은 팔레스타인 지역의 상하수도와 보건 시스템, 식량안보, 일자리 창출 등 개발 프로젝트에 2억5000만유로(약 3570억원)를 지원하기로 약속한 상태다. 이 금액 중 절반은 독일의 해외원조기관·개발은행 프로젝트를 통해, 나머지는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를 통해 지원될 예정이었다. 독일 정부는 향후 이 지역의 개발 지원 계획에 대해 이스라엘을 비롯한 국제 파트너들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독일 정치권 일각에서는 인도적인 팔레스타인 지원이 중단되는 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녹색당 측은 “이번 공격은 팔레스타인 전체 국민이 아닌 하마스가 벌인 것”이라며 지원금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아닌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봉쇄로 일자리와 생필품 부족에 시달려온 주민들은 해외원조에 기대 겨우 생계를 유지해오고 있다. 지원이 끊길 경우 주민들에게 더욱 심각한 인도주의적 위기가 닥칠 수 있다.
노정연 기자 dana_fm@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최대 수혜자는 이란?…하마스 작전 축하 속 ‘배후설’ 부인
- 국제유가 4% 급등…국내 물가에 다시 기름 붓나
- 미, ‘슈퍼 핵 항모’ 포드호 전단 동지중해 급파
- 하마스, 100여명 인질 협상 카드로…이스라엘 ‘확전 딜레마’
- 극단의 전쟁, 시민은 없었다
- [단독] 강혜경 “명태균, 허경영 지지율 올려 이재명 공격 계획”
- “아들이 이제 비자 받아 잘 살아보려 했는데 하루아침에 죽었다”
- 최현욱, 키덜트 소품 자랑하다 ‘전라노출’···빛삭했으나 확산
- 수능문제 속 링크 들어가니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 메시지가?
- 윤 대통령 ‘외교용 골프’ 해명에 김병주 “8월 이후 7번 갔다”···경호처 “언론 보고 알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