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152km 파이어볼러 ‘국대 마상’ 그 후…3G ERA 1.00, KKKKKKKKKK, 강민호 잡고 ‘함박 웃음’[MD광주]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3경기서 평균자책점 1.00이다. 이의리(21, KIA)는 국가대표 탈락 논란 이후 야구에 온 신경을 집중한다.
이의리는 9일 광주 삼성전서 5⅔이닝 5피안타 10탈삼진 4사사구 1실점했다.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해 승리요건을 갖추지 못했다. 그래도 시즌 평균자책점을 4.09서 3.98로 끌어내렸다. 따지고 보면 항저우아시안게임 엔트리 탈락 후 3경기서 호조다.
이의리는 9월21일 대전 한화전서 1⅓이닝 2피안타 3탈삼진 3사사구 5실점(4자책)했다. 물집 회복 이후 복귀전서 부진하자 현장에 있던 대표팀 코칭스태프로부터 ‘불합격’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대표팀 탈락 후 사람이 바뀌었다.
본인도 실제로 섭섭한 마음을 내비쳤고, 경기력에 오히려 좋은 영향을 미쳤다. 9월27일 창원 NC전서 7이닝 3피안타 3탈삼진 1볼넷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77구로 7이닝을 막아내는 괴력을 과시했다. 3일 수원 KT전서도 5⅓이닝 4피안타 4탈삼진 5볼넷 1실점으로 잘 던졌다.
대표팀 탈락 후 3경기서 18이닝 2실점, 평균자책점 1.00이다. 사사구 10개를 내주긴 했지만, 탈삼진 17개로 어느 정도 상쇄했다. 최근 2경기만 보면 ‘이의리 챌린지’가 어김없이 상영됐지만, 전반기 막파니나 후반기 초반처럼 나쁜 결과로 이어지지 않았다.
이날 이의리는 패스트볼 최고 152km를 뿌렸다. 눈에 띄는 건 패스트볼보다 슬라이더 구사가 두 배 이상 많았다는 점이다. 삼성 타자들을 맞이해 패스트볼 31개였으나 슬라이더 67개를 던졌다. 우타자 기준 몸쪽 슬라이더 승부를 피하지 않았다. 체인지업과 커브는 많이 던지지 않았다.
이의리는 장점과 단점이 확실한 투수다. 스피드를 유지하면서 제구 기복을 잡는 게 과제다. 패스트볼이 워낙 빠르다 보니 변화구는 타격 타이밍을 빼앗는 효과가 극대화되는 장점이 있다. 이 모든 게 커맨드가 안 좋으면 고전하지만, 이날 이의리는 그렇지 않았다. 5회 만루 위기서 강민호를 슬라이더로 스트라이크 아웃 낫아웃을 잡는 장면이 백미였다. 탈삼진만 10개.
알고 보니 그 순간 포수 한준수는 패스트볼을 요구했다. 그러나 이의리가 고개를 젓고 슬라이더 사인을 냈고, 결과적으로 통했다. 이의리는 "내가 그렇게 선택했다. 1점, 1점 타이트한 승부인데, 기분이 좋았다"라고 했다. 그래서인지 이의리가 환한 미소를 지었다. 한준수도 "결과적으로 의리가 잘 던진 것"이라고 했다.
단, 지난 3경기서 1승에 그쳤다. 상승세를 탈 때 승운까지 따르는 게 최상인데 그렇지 않았다. 그래도 이미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따냈고, 3년 연속 3점대 평균자책점이 가능한 상황이다. 아시안게임에 가서 금메달까지 땄으면 더욱 좋았겠지만, 이의리는 그래도 충분히 좋은 시즌을 보내고 있다.
이의리는 "직구 제구 날리는 날이 있는데, 힘든 경기를 했다. 변화구가 잘 들어갔다. 두 경기 연속 많이 던졌는데 팀 위해 던져야 한다. 국가대표 탈락이 오히려 발전의 계기가 됐다. 국가대표에는 다음에 또 갈 수 있으니, 불러주면 던져야죠"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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