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 지원 ‘감감’…맨손으로 구조작업
사망자 늘어나 2500명 육박
탈레반 정부와 거래 꺼리고
중동 전쟁 탓에 관심서 소외
규모 6.3의 강진이 발생해 2500명 가까이 사망한 아프가니스탄에서 주민들이 잔해 밑에 깔린 생존자들을 꺼내기 위해 맨손으로 땅을 파헤치며 필사의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지진 발생 후 이틀이 다 돼가지만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에 쏠린 국제사회의 관심은 이곳까지 미치지 못하고 있다.
아프가니스탄 재난부에 따르면 지난 7일(현지시간) 발생한 강진으로 2445명이 사망했고, 부상자도 2000명이 넘었다. 가옥도 1300채 이상 파괴됐다. 수백명이 잔해 아래 깔려 있는 것으로 알려져 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AP통신은 주민들이 맨손으로 잔해를 파헤치거나 기약 없이 도움만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올 초 튀르키예·시리아나 모로코 대지진 당시 국제사회가 앞다퉈 도움의 손길을 뻗었던 것과 달리 지진 발생 이틀이 다 돼가도 아프가니스탄에 도착한 각국의 구조대원이나 구호물품을 실은 비행기는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AP는 보도했다. 각국 정부들이 탈레반 정부와 직접 거래하는 것을 꺼리고 있는 데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에 세계의 관심이 쏠려 있기 때문이다.
현재 공개적으로 아프가니스탄에 지원을 약속한 국가는 이웃나라인 파키스탄과 중국 정도다. 국제구조위원회는 구조장비 부족으로 생존자 구출을 위한 골든타임을 놓쳐 아프가니스탄의 사망자 수가 급격히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세이브더칠드런의 아프가니스탄 지국장인 아르샤드 말리크는 “이번 지진 이전에도 아프가니스탄의 아이들은 극심한 식량 부족으로 고통받고 있었다”면서 국제사회에 긴급 지원을 촉구했다. 세계식량계획(WFP)에 따르면 올해 5~10월 아프가니스탄 전체 인구 4200만명 중 1530만명이 심각한 식량 불안에 시달리고 있으며, 이 중 340만명은 재앙적 수준의 기아를 막기 위해 지속적인 인도주의적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유니세프는 지난 5월 아프가니스탄 어린이 1600만명이 극심한 기아 상태에 놓여 있다고 발표했다.
최서은 기자 ciel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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