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경영평가 E등급' 강제동원재단…소송전 벌이면서 자문료도 못 내
다음은 저희가 단독 취재한 소식입니다. 일제 때 강제로 끌려가 일했던 피해자들에 대해 윤석열 정부는 '제3자 변제'라는 배상책을 내놨습니다. 자신들은 책임이 없다는 일본 전범기업이 아니라 제3자인 우리 정부 재단이 우리 기업 돈으로 대신 배상해 준다는 거죠. 배상금 주기 시작했는데 4명은 끝내 돈 받기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제대로 된 사과가 우선이라는 겁니다.
그러자 재단은 법원에 배상금 맡겨놓고, 피해자들이 알아서 찾아가게끔 하는 제도, '공탁'을 추진 중입니다. 법원이 모두 거부했는데도 대형 로펌을 동원해 소송전까지 벌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희 취재 결과 재단은 로펌에 줄 돈도 없는 상태에서 소송을 밀어붙이고 있는 걸로 파악됐습니다. 정부 평가에서 재단 경영이 E, 최하등급이라며 낙제점을 받기도 했습니다.
신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행정안전부가 작성한 산하 기관 경영 평가 보고서를 살펴봤습니다.
기관 일곱 곳 가운데 눈에 띄는 건 강제동원 피해자 지원 재단.
E등급입니다.
'아주 미흡'에 해당하는 최하 등급입니다.
'대부분의 경영 및 사업 영역이 체계적이지 못한 수준' 이라는 해설이 붙었습니다.
산하기관 가운데 E등급이 나온 경우는 최근 5년 동안 처음입니다.
재단은 지난 5년 동안 내내 '미흡' 등급인 D등급을 받아 왔습니다.
올해 한단계 더 떨어졌습니다.
공공기관이라면 정부가 기관장 해임을 건의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이성만/무소속 의원 : 관리 체계가 전혀 이뤄지고 있지 않다, 적극적인 개선이 필요하다…]
피해자 지원하라고 만든 재단, 정작 해야할 업무는 제대로 못하고 있습니다.
배상금 안 받겠다는 피해자 돈을 우선 법원에 맡기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이런 공탁 자체를 신청하는 족족 기각했습니다.
[양금덕/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지난 3월) : 절대 금방 굶어 죽는 한이 있어도 그런 돈은 안 받으려 합니다.]
이 공탁 업무를 위해 지난 7월 대형 법무법인을 선임했습니다.
그런데 예산이 없어 자문료를 내지 못하고 있는 걸로 드러났습니다.
재단은 피해자가 배상금을 받지 않으면 공탁을 위해 대법원까지 가겠다는 입장입니다.
[임재성/변호사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소송대리인) : 거대한 블랙 코미디라고 생각이 드는데요. 상당한 세금과 국가적인 역량이 낭비되는 과정이 아닐까 싶습니다.]
재단 측은 '소송을 위해 내년 예산에 2억 원을 반영하겠다'고 했지만 전체 소송 비용이 어느 정도 들어가는지는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피해자에게 억지로 돈을 주기 위해 소송비를 써야 하는데 그나마 그 돈도 모자란 게 현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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