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기후테크, 위기 넘어 새로운 성장기회다
올여름 태풍 ‘카눈’은 느린 속도로 한반도를 수직 관통해 큰 피해를 남겼다. 홍수·가뭄·폭염 등 이상기후로 인한 피해는 매년 늘고 있고, 이런 기후 재난은 점차 일상화되는 추세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은 국가 경쟁력과 국민들의 삶의 질에 직결되는 최상위 과제로 급부상했다. 이에 우리나라를 비롯한 130여개 국가에서는 탄소중립을 선언하는 등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미국은 친환경 에너지와 기후변화 대응 분야에 투자 내용이 담긴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제정했고, 유럽연합(EU)은 수출 제품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탄소 배출량 추정치에 세금을 부과하는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를 이달부터 시행하는 등 각국의 탄소 무역장벽도 높아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탄소중립이 위기가 아닌 새로운 성장기회가 될 수 있다는 패러다임의 전환과 함께 ‘기후테크’가 주목받고 있다. 기후테크란 기후(Climate)와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수익을 창출하면서 탄소 감축을 통해 사회와 환경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혁신 기술을 뜻한다.
전 세계 산업적인 측면에서 볼 때 기후테크는 신성장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관련 산업에 자본과 인재들이 급속하게 유입되고 있다. 최근 글로벌 경기침체로 투자시장이 위축됐는데도 불구하고, 기후테크에 대한 세계적인 투자는 오히려 확대되는 추세다.
컨설팅 기업인 PwC는 기후테크 초기 벤처기업으로 유입된 총 투자액이 2013년에 4억2000만달러에서 2019년에는 161억달러로 3.8배 넘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글로벌 리서치 기관인 HolonlQ는 2022년 전 세계 벤처캐피털이 기후테크 산업에 701억달러 이상을 투자했다고 했다.
아울러 사회적 책임 투자 활성화, 기업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 선언, CF100(무탄소 전원 100% 활용) 참여 확대 등처럼 기업 가치가 탄소중립과 연동되면서 장기적으로 기후테크에 대한 투자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발맞춰 정부는 기후테크 산업을 육성하고, 탄소중립 이행을 위해 지난 6월22일 ‘기후테크 산업 육성전략’을 마련했다. 정부는 2030년까지 약 145조원 규모의 투자 및 연구·개발(R&D) 지원을 통해 유니콘 기업 10개를 육성하고, 수출 100조원 달성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탄소중립이 이뤄지지 않으면 ‘카눈’처럼 한반도를 관통하는 태풍은 자주 발생할 것이며, 폭염·폭우가 일상화된 세상에서 살게 될 것이다. 탄소중립을 위한 기후테크 역시 하드웨어와 기저 기술(Deep tech)의 상용화에는 많은 시간과 자원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정부는 ‘기후테크 산업 육성전략’의 이행 사항을 점검하고, 시장 참여자들의 애로사항을 파악해 기업하기 좋은 환경 조성을 위해 적극 노력해야 할 것이다. 기후테크 시장 선점을 통해 탄소중립 시대의 새로운 성장동력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길 바란다.
황보람 KAIST 석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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