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는 MBC] 아동콘텐츠학 석사가 한국어 교수?‥무자격 선발 수십 건 적발
[뉴스데스크]
◀ 앵커 ▶
'한국 국제 교류 재단'이란 곳이 있습니다.
외교부 산하 재단인데요.
한해 8백억 원의 세금을 들여 각종 교류 사업을 하는데, 해외 대학에 한국어 전공 교수를 파견하는 사업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들여다봤더니 최근 3년간 60여 명의 무자격자가 깜깜이로 선발돼 전액 세금으로 해외 파견을 다녀온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먼저 신수아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국어국문학 박사인 박모 교수는 2020년 한국국제교류재단의 한국학 사업에 지원했습니다.
그가 지원한 곳은 아일랜드의 한 대학.
미국과 중국 등 여러 대학에서 강의한 경험이 있어 자신이 적임자라고 판단했습니다.
[박OO/국어국문학 박사] "국어국문학 국어교육학 혹은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교육 세 전공을 딱 규정하고 있는데…"
그런데 합격자 발표날.
그는 자신의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국문학 박사인 자신은 떨어졌고, 아동문화콘텐츠를 전공한 석사학위 소지자가 붙었기 때문입니다.
외국어로서의 한국어 교육 석사 또는 박사 학위 소지자.
국어국문학이나 국어교육학의 박사 학위 소지자로 지원 자격을 한정했는데 자격도 갖추지 않은 사람이 한국어 교수에 뽑힌 겁니다.
부당하다고 생각한 박 교수는 지난해 6월 재단 감사실에 이같은 사실을 제보했습니다.
그런데 돌아온 답변은 황당했습니다.
[한국국제교류재단 감사실장(통화녹음)] "전화받고 나서 또 조사해보고 전화받고 나서 또 조사해 보고 계속 그렇게 하는데 아무리 봐도 저희 입장에서는 잘못된 게 없어요."
오히려 제보자를 탓했습니다.
[한국국제교류재단 감사실장(통화녹음)] "사람을 음해하시냐고요, 다른 사람을… 그러니까 선생님이 이게 잘못된 정보를 계속 퍼뜨리시잖아요."
박 교수는 두 달 뒤 외교부 감사실에도 제보했습니다.
하지만 외교부 역시 감사 결과 "특별한 문제를 발견할 수 없었다"는 답변만 내놨습니다.
박 교수는 여야 의원들은 물론이고 박진 외교부 장관의 보좌관까지 찾아가 관련 사실을 제보했지만 별다른 관심이 없었습니다.
[윤OO - 박진 외교부장관 보좌관(통화녹음)] "<그거 그때 장관님께 보고됐던 거죠.> (장관에게) 직접 보고 못 드렸어요. 비서한테만 했어요. 직접 보고드릴 상황이 아니라…"
올해 2월 국민권익위원회는 채용비리통합신고센터를 만들었는데 제보자는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이곳에 다시 한 번 신고했습니다.
권익위는 감사원에 감사를 의뢰했습니다.
지난 8월 감사원이 감사 결과를 공개했는데 제보자의 문제 제기는 정확했습니다.
자격이 없는 지원자 여러 명이 해외 파견 교수로 선발된 사실이 드러난 겁니다.
이게 다가 아니었습니다.
김상희 의원실이 재단에서 최근 3년간 해외 파견 교수 명단을 받아 분석했더니 무려 60여 명의 무자격자가 선발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미술사, 영화, 북한학, 미국사, 종교학 등 한국어와 전혀 상관 없는 전공자들이 무더기로 선발된 겁니다.
[박OO/국어국문학 박사] "자격을 갖지 않은 사람들이 한국의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제대로 된 한국을 알리지 못하는 그런 케이스들을 워낙 많이 봐왔기 때문에 정말 참담하고…"
감사원은 재단에 주의 처분을 내리고 시정을 권고했습니다.
MBC뉴스 신수아입니다.
영상취재: 이준하 / 영상편집: 김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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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이준하 / 영상편집: 김민지
신수아 기자(newsua@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3/nwdesk/article/6531725_3619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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