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진우 라이브] 도종환 “이육사·한용운도 있는데…행동하는 사람은 예술인 아닌가”

KBS 2023. 10. 9. 20:1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KBS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 박찬욱·봉준호도 블랙리스트…편협하고 옹졸하고 유치한 해석
- 유인촌, 장관 다시 되면 강제로 내쫓은 사람들에게 사과해야
- 작가회의, 시위 참여하지 않겠다는 각서도 요구 받아
- 블랙리스트 백서 만들어보니…82명 명단 나와
- 좌우를 넘어서는 새로운 사회를 예술이 어떻게 구현할지 지켜봐야
- 피카소, 스스로 사회주의자라 했는데…교과서에서 그림 다 빼야 하나
- 김행, 안하무인 태도…국민 무시하는 일
- 尹 정부, 무책임하고 무능력하고 부끄러운 줄 몰라

■ 프로그램명 : KBS1라디오 <주진우 라이브>
■ 코너명 : <훅인터뷰>
■ 방송시간 : 10월 9일 (월) 18:05~18:30 KBS1R FM 97.3 MHz
■ 출연자 :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진우: <훅인터뷰> 이어가겠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임명했습니다. 15년 만에 문체부 수장으로 돌아왔는데요. 유인촌 장관 시절에 블랙리스트가 있었어요. 그래서 많은 문화인들이 고초를 겪었습니다. 그 고초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고요. 블랙리스트에 오른 그 인사들이 민형사 소송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 그런데 문체부 장관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블랙리스트 없다고 얘기합니다. 막말도 안 했다고 합니다. 이 얘기 어떻게 들었을지 궁금합니다. 그래서요. 문재인 정부 시절에 문체부장관을 지내셨습니다. 그리고 유인촌 장관 시절에 그때 문화인이셨는데 어떻게 보셨는지 모셨습니다. 더불어민주당 도종환 의원 모셨습니다. 어서 오세요.

◆도종환: 안녕하세요?

◇주진우: 가을에는 도종환 시인 시 읽어야 되는데. 인터뷰를 하고 있네요. 인터뷰도 정치 인터뷰를 하게 될 줄이야, 참. 결국 유인촌 장관이 다시 장관이 됐습니다. 어떻게 느끼십니까, 전 장관님?

◆도종환: 또 문화예술계를 또 좌우 흑백 논리로 나누고 배제하고 불이익 주고 이렇게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참 속상합니다.

◇주진우: 유인촌 장관이 문체부 장관이었을 때, 블랙리스트 의혹이 막 있었을 때, 그때 의원님은 그냥 시인이셨나요? 시인인데도 또 문화 활동을 하고 계셨죠?

◆도종환: 작가회의 사무총장이었어요.

◇주진우: 그렇죠. 작가회의 사무총장으로 이명박 정부의 문화 정책, 유인촌 장관의 정책들을 직접 보고 느끼셨을 거 아닙니까? 그때 어떤 일이 있었습니까?

◆도종환: 그때 문화권력 균형화 전략이라는 문건이 이제 초기에, 이명박 정부 초기에 만들어졌어요.

◇주진우: 균형화 전략.

◆도종환: 이게 그 문건인데요. 문화권력 균형화 전략이라는 이게 이제 청와대 기획관리비서관실에서 만들어서 문체부로 내려보내고 시행을 했던 내용들을 담고 있는 블랙리스트 문건이에요. 그러니까 박근혜 정부 때는 문화예술계 건전화 문건이 있었어요. 정확하게는 문화예술계 건전화로 문화융성 기반 정비라는 문건이 2013년에 만들어졌고 이걸 가지고 이제 김기춘 비서실장의 지시로 장‧차관을 통해서 문체부에서 이걸 실행했던 적이 있어요. 똑같은 맥락에서 이명박 정부 때는 문화권력 균형화 전략이라는 문건을 가지고 블랙리스트를 실행을 했던 그 전략 문건인데요. 이 문건의 핵심은 5가지로 말씀드릴 수 있는데 첫 번째는 문화예술관을 좌우로 일단 나누고.

◇주진우: 나눠요?

◆도종환: 네. 그리고 두 번째는 좌파 세력은 이념 지향적 정치 세력이라고 규정을 하고 세 번째는 문화를 통한 국민 의식 좌경화가 되고 있다는 진단을 한 뒤에 특히 영화에서 그렇다.

◇주진우: 영화 이렇게 나왔습니다. ‘반미 및 정부의 무능을 부각시킨 <괴물>‘ 봉준호 감독의 <괴물>이고요. ’북한을 동지로 묘사한 <JSA>‘ 이거 박찬욱 감독의 유명한 명작들 아닙니까?

◆도종환: 네, 네. 그렇죠.

◇주진우: 그런데 이걸 좌경화시켰다 이렇게.

◆도종환: 네. 이런 영화들을 통해서 좌경화시켰다고 하고 네 번째가 ’좌파 집단에 대한 인적 청산을 소리 없이 지속적으로 실시한다.‘가 네 번째고요. 실제로는 그래서 예술위원회 위원장, 영화진흥위원회 뭐 또 국립현대미술관 등등 위원장을 교체하는 일들이 진행이 되고요. 다섯 번째는 건전 우파 세력에 대한 전폭적 자금 지원 그리고 좌파 자금줄 차단. 이게 이 문건에 들어 있는 내용이에요.

◇주진우: 나와 있어요. ’SK텔레콤 우파 영화 시나리오 및 제작사 선정 완료 대발표‘ 이렇게 문건에 나와 있어요.

◆도종환: 1,000억을 조성한다, 펀드. 뭐 실제로 300억 조성하고 또 그래서 영화를 만들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한다. 또 정부 예산 72억 세운다. 이런 것들이 문건에 다 나와 있습니다.

◇주진우: 나와요. 문건에 아예 문건에 블랙리스트를 어떻게 만들겠다는 게 나와 있네요, 아예. 그런데 영화배우, 영화가 집중 거론됐습니다. 그때 영화가 이렇게 집중적으로 거론된 이유는 뭡니까?

◆도종환: 여기 문건에 뭐라고 나와 있냐면요. ’대중이 쉽게 접하고 무의식중에 좌파 메시지에 동조하게 만드는 좋은 수단이 영화다.‘ 그래서 영화를 중심으로 국민 의식이 좌경화되고 있다고 진단하고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괴물>, <JSA 공동경비구역>, <효자동 이발사> 뭐 이런 거 등등이.

◇주진우: <효자동 이발사>가 무슨 좌파 뭐, 그렇게 이념적인 영화였어요?

◆도종환: 이 <효자동 이발사>라는 영화가 말하자면 국가 권력의 몰인정성을 비판한 영화라고 했는데 <JSA 공동경비구역> 같은 경우가 북한을 동지로 묘사했다든가 <괴물>이 정부의 무능을 부각시켰다고 하는 건데 이런 식의 해석이야말로 아주 편협하고 옹졸하고 유치한 해석이거든요.

◇주진우: 그렇죠.

◆도종환: 영화는 영화예요.

◇주진우: 영화, 그렇죠.

◆도종환: 그리고 또 이 박찬욱 감독이나 봉준호 감독이 만든 이 1,000만 관객이 든 영화라든가 우리 영화를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린 그런 영화들, 연출 기획력도 뛰어나고 또 배우들의 연기도 아주 뛰어나고. 그래서 일반 시민들의 호응을 받았던 영화들을 이런 식으로 해석하는 거예요.

◇주진우: 전 세계가 환호하고 있는데 전 세계가 이렇게 좌파의 선동에 지금 놀아나고 있다 이렇게 보는 건가요?

◆도종환: 아니, 그러니까 이 감독들이 결국은 <기생충>이라든가 또 <설국열차>라든가 또는 <헤어질 결심>이라든가 이런 영화를 만들어서 우리 영화를 세계 수준으로 끌어 올려놨잖아요. 그런데 당시에는 이런 영화들을 이런 식의 유치한, 편협하고 옹졸한 해석을 한 뒤에 이 영화들의 자금줄을 차단하고 영화인들을 퇴출시키고 배제시키고 이렇게 된다고 하는 이런 문건들이 정부 차원에서 만들어져서 실제로 시행이 됐다는 거죠.

◇주진우: 이게 이명박 정부 시절에, 유인촌 장관 시절에 있던 일입니다. 그때 부산국제영화제가 탄압을 받기 시작했어요.

◆도종환: 예산이 삭감되고.

◇주진우: 그렇죠. 그거 말고도 유인촌 장관 시절에 문화예술인 탄압, 문화예술인들에 대한 교체 이런 게 있지 않았습니까?

◆도종환: 네, 있었죠. 한 20여 명의 기관장들을 교체하면서 대표적으로 세 사람의 예를 들겠는데요. 첫 번째 김정헌 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 두 번째가 김윤수 국립현대미술관장, 세 번째가 한예종의 황지우 총장. 이 예를 들겠는데요. 김정헌 문화예술 위원장 같은 경우에는 유인촌 장관이 2월 29일에 취임하고 채 한 달도 안 돼서 3월에 “끝까지 자리에 연연해한다면 재임 기간 중 어떤 문제를 야기시켰는지 구체적으로 명시할 수밖에 없다.” 장관이 직접 이렇게 얘기하면서 사퇴를 종용했고요.

◇주진우: 협박이네요.

◆도종환: 그리고 예술국장이 이제 또 직접 만나서 사퇴할 것을 요청하고 그다음에 차관이, 차관이 결단을 요청하는 이야기를 또 하고 그러고도 안 되니까 감사 하고 그리고 해임 통보를 했어요. 이렇게 해서 내쫓았는데 김정헌 문화예술위원장이 해임 무효 확인 소송을 제기해서 승소했어요. 그러니까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에 임기가 보장돼 있는 사람을 이렇게 강제로 내쫓았다가 법에서 진 거거든요. 그래서 한 예술위원회에 위원장이 둘이 된 사태를 우리가 다 기억하고 있어요.

◇주진우: 기억납니다.

◆도종환: 그다음에 김윤수 국립현대미술관장의 경우도 김장실 차관이 사퇴를 종용했고요. 그래도 말을 안 들으니까 그다음에 해임시켰어요. 역시 여기도 계약해지 무효 확인 소송을 했고 김윤수 관장이 또 승소했어요. 나중에 저희가 인터뷰한 자료에 의하면 그때 김윤수 관장이 기관장들이 모인 자리에서 유인촌 장관이 공개적으로 모욕을 하기도 하고 반말도 서슴지 않았다는 인터뷰를 하신 적이 있어요. 이게 사실이라면 유인촌 장관은 장관이 다시 되면서 이분들에게 사과해야 된다고 저는 생각하고요. 황지우 한예종 총장의 경우에 총장직, 교수직을 박탈했는데요.

◇주진우: 시인 출신입니다.

◆도종환: 종합 감사를 하면서 압박하고 심지어 어떤 일이 있었냐면 황지우 총장의 말에 의하면 총장 집무실에 심야에, 문체부 감사실하고 총리실에서 심야에 수색이 들어와서 수색을 하면서 집무실 뒤편에 있는 사물함, 그 사물함에서 두만강하고 백두산을 답사를 할 때 거기 관광 상품으로 사 온 관광 기념품으로 구입한 북한 우표첩이 있었어요. 그런 거 관광지 가면 팔잖아요.

◇주진우: 있죠. 사죠.

◆도종환: 그거를 사진을 촬영하더니 북한 우편 소인이 찍힌 우편물이 여러 통 나왔다고 언론에 흘려서 공개적인 그런 사실관계에 기초하지 않은 망신을 준다든가 이렇게 국가 권력을 남용했고 인권 침해한 사례들이 있어요. 그런데 황지우 총장도 역시 교수 지위 확인 소송에서 승소했었죠. 이런 식의 강제로 내쫓고 그러다가 무리하다고 해서 다시 소송해서 전부 패소하는 그런 일들이 유인촌 장관 때 있었던 일들이에요.

◇주진우: 장관이 얘기하고 차관이 막 얘기하고 문체부에서 들이닥치고 이러면 협박한다, 이건 나가라고 종용한다 이렇게 좀 무섭기도 하겠죠. 의원님께서 한국작가회의 사무총장 지내셨을 때 그 작가회의는 별문제가 없었습니까?

◆도종환: 작가회의는 어떤 일이 있었냐면요. 시위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요구했고요.

◇주진우: 작가들한테 각서를 쓰라고요?

◆도종환: 네. 확인서를 그때 이런 확인서들이 공문으로 왔어요.

◇주진우: 공문으로 와요?

◆도종환: 공문으로 와서 ’불법 시위에 적극적으로 가담하지 않았음을 확인하며 향후 불법 시위의 시위 사실이 확인될 경우에는 보조금 반환은 물론 일체의 책임을 지겠습니다.‘라는 단체명의 확인서, 직인 도장 찍어서 보내라는 확인서가 온 적이 있었어요.

◇주진우: 집회, 시위의 자유는 헌법에 보장된 권리인데 이거 각서 쓰라는 거 아니에요, 지금.

◆도종환: 그렇죠. 그리고 회원이 수천 명인데 그중에 어떤 한 회원이 어느 집회에 참여하게 될지 알 수도 없는데 미리 거기에 참여하게 되면 지금 준 보조금을 다 반납하라는 걸 요구하는 확인서였어요. 그러니까 이게 말이 됩니까, 민주주의 국가에서?

◇주진우: 이거 말도 안 되죠.

◆도종환: 그래서 저희 작가회의가 총회를 열어서 이거 어떻게 할까요? 그래서 회원들이, 특히 연세 드신 전임 회장단들께서 아예 그러면 확인서 써주지 말고 그러면 우리 보조금 어떻게 하지? 받지 말자. 받지 말자. 이건 보조금 받는다는 의미가 없다고 해서 그때 보조금을 이명박 정부에서는 받지 않았고요.

◇주진우: 못 받았어요?

◆도종환: 일체 못 받았어요. 그래서 늘 내던, 보조금 받아서 내던 문예지, 작가지라는 문예지를 내지 못했고요. 그다음에 세미나 같은 거 하지 않았고요. 그다음에 해외 작가들과 문학 교류하던 것들이 중단됐어요. 그래서 “책을 내다가 못 내면 이걸 작품 발표할 기회도 없고 어떻게 합니까?” 이랬더니 문인들이 그러면 문화예술위원회 문 앞에서 책에 실을 작품을 거리에서 발표합시다. 이렇게 해서 거리에서 읽는 것으로 책의 작품 발표하는 걸 대체하면서 이명박 정부 시절을 보냈어요.

◇주진우: 참 아픈 추억이 있네요. 그런데 이게 다 블랙리스트를 만들기 위해서 한 일이었고. “블랙리스트가 존재하지 않는다.” 유인촌 장관의 말은 어떻게 들으셨어요?

◆도종환: 블랙리스트가 존재했던 그 자료를 지금.

◇주진우: 백서로 만들어 오셨어요.

◆도종환: 블랙리스트 진상 조사 및 제도개선 위원회가 백서도 만들었고요. 그 백서에 당시에 82명의 명단이 나와 있는데요.

◇주진우: 이름이 있어요.

◆도종환: 문화계에서는 이외수, 김명곤, 조정래, 진중권, 신학철 등. 배우에는 문성근, 명계남, 권해효, 문소리 등. 영화계는 이창동, 박찬욱, 봉준호, 여균동, 오지혜, 변영주 등 52명. 방송인에는 김미화, 노정렬, 김구라, 김제동, 배칠수 등 8명. 가수에는 윤도현, 신해철, 안치환, 윤민석, 양희은, 김장훈 등 8명. 이렇게 82명의 명단이 이렇게 백서에 다 나와 있는데 이걸 없다, 아니다, 모른다고 해서 그냥 넘어갈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고 봅니다.

◇주진우: 이게요. 윤석열 검찰이 수사하고요. 그다음에 정부에서 만든 백서에 저렇게 문서에 나와 있고요. 저 블랙리스트 지금 피해자들이 소송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도종환: 민사 소송에서는요. 2,000만 원씩 배상금을 받고 있어요, 1인당.

◇주진우: 그런데요. 아니, 청문회에서 이렇게 조금 청문회에서 야당 의원들이 이런 문건을 이렇게 아니, 의원님처럼 설명을 해 주시고 이렇게 보여주셨으면 좋으셨을 텐데 그런데요. “블랙리스트 목록이 있다. 이런 백서도 있었다.” 그랬더니 유인촌 장관께서는요. “나 그 사실 이번에 처음 알았다. 일방적인 기록이다. 왜 이렇게 나를 104번이나 거론했으면서 이런 문건에 내 이름이 들어가 있는데 왜 나를 구속 안 했냐.” 이렇게 얘기하던데 이 말은 어떻게 들으셨어요?

◆도종환: 이게 공소시효 때문에 그런데요.

◇주진우: 공소시효.

◆도종환: 일방적인 기록은 아니고요. 정부 차원의 진상 기록이고요. 그다음에 공소시효가 만약에 너무 초과되지 않았다면, 그러면 김기춘 비서실장처럼, 조윤선 장관처럼 그리고 차관과 그다음에 국실장들처럼 사법 처리되거나 징계를 받았을 겁니다.

◇주진우: 알겠습니다.

◆도종환: 그런데 유인촌 장관한테 이제 하고 싶은 얘기가 있는데요. 이제 아마 다시 장관을 하니까 옛날처럼 “이제 내가 돌아왔다. 너희들 이제 가만두지 않겠다.”라든가 이런 식의 유혹이 있을 수 있는데요. 블랙리스트는 절대로 다시 시행되면 안 된다고 말씀드리고 싶은 게 정치적 견해가 다르다고 해서 배제하고 불이익주고 차별하고 감시하는 이런 행태를 블랙리스트라고 하는 거거든요.

◇주진우: 그렇죠.

◆도종환: 그리고 그 명단을 만든 거거든요. 이건 헌법 위반이에요.
헌법 11조 위반이에요. 차별받지 않을 권리 위반이고요. 문화기본법 4조 위반이에요. 문화기본법에는 ’모든 국민은 정치적 견해가 다르다고 해서 사회적 신분이나 경제적 지위, 신체적 조건 등에 관계없이 문화 표현 활동에서 차별받지 아니하고 자유롭게 문화를 창조하고 활동에 참여할 자유가 있다.‘라고 규정해 놓고 있어서 문화기본법 위반이고요. 또 이 블랙리스트 사태를 겪고 난 뒤에 2년 전에 예술인권리보장법을 통과시켰어요. 그 예술인권리보장법 7조 예술의 자유 침해 금지 조항과 8조 예술지원사업의 차별 금지 조항 그리고 9조 예술지원사업의 공정성 침해 금지를 법으로 명시해 놨기 때문에 앞으로 다시 블랙리스트를 시행하려고 하면 공무원들이 징계 받고 그리고 이것을 시행하거나 지시한 사람들은 사법 처리되도록 이렇게 되어 있다는 점, 이 점을 말씀드리고 싶고요.

◇주진우: 그래요?

◆도종환: 그리고 또 하나 말씀드리고 싶은 건 자꾸 이렇게 이명박 정부 때부터 시작된 좌우이분법으로 예술인들을 나눠서 이렇게 차별하고 배제하는 이런 일들이 사실은요. ‘좌는 악이고 우는 선이다.’ 이런 식의 생각에서 나오는 거거든요. 저는 여기에 동의하지 않고요. 반대도 반대로 ‘만약에 우는 악이고 좌는 선인가.’ 이것도 저는 동의하지 않아요. 좌우를 넘어서는 새로운 사회를 예술이 어떻게 구현해 나갈 것인가.

◇주진우: 문화잖아요. 예술이잖아요.

◆도종환: 그렇게 생각해야 된다고 보고요. 그러니까 메카시가 채플린의 <모던 타임즈>를 비롯한 영화 만드는 것을 이런 것들을. 이거는 말하자면 “자본주의 비판 영화를 만들었으니까 이거 공산주의자들의 책동이다.”라고 해서 국외 추방까지 했잖아요. 그래서 결국 채플린이 돌아오지 못하고 국외에서 생을 마감하고 말았는데 결국은 인류문화사에서 매카시를 얼마나 비판하고 있습니까? 이 매카시즘의 광풍이 다시 이제 우리 문화계에도 몰아칠 것을 우리가 우려하고 있는 건데요. 피카소는 본인이 사회주의자라고 했어요. 그럼 피카소의 그림을 미술 교과서에서 다 빼야 됩니까? 파블로 네루다의 생을 다룬 영화, <일 포스티노> 영화들 있어요. 그러면 이 칠레 민주화에 앞장섰던 이런 사람들을 다룬 영화, 이런 거 보지 말게 해야 됩니까? 이 파블로 네루다의 시를 읽지 말아야 됩니까, 좌파라서? 사르트르의 소설을 읽지 말아야 합니까? 이런 식의 이분법에 얽매여서 문화를 탄압한다는 것, 있을 수 없는 일이고요. 이런 유혹에서 벗어나야 됩니다.

◇주진우: 우리는 홍콩 영화를 보고 자랐습니다, 80년대, 90년대. 그런데 홍콩 영화가 이렇게 내리막을 가고 그다음에 한국 영화가 이렇게 그 자리를, 그 자리를 메우고 한국 영화의 중흥이 있었는데요. 주윤발 선생께서 그랬어요. 주윤발 형이 “검열 때문이다. 자유롭게, 자유롭게 한국 영화가 어떤 주제도 이렇게 구현한다.” 이 얘기를 주윤발 선생님이 며칠 전에 했어요, 며칠 전에. 그런데 이 얘기를 좀 유인촌 장관 들으셔야겠어요. 문화체육계, 문화예술계 단체들이 후보자 사퇴하라. 이런 촉구도 했습니다. 기자회견도 열었습니다. 그런데 유인촌 장관 찬성하는 단체에서도 집회를 열기는 했어요. 그런데요. 일명 반대하는 예술인들이 좀 있는데 유인촌 장관께서 “반대하는 예술인들, 문화예술인이라고 말하고 싶지도 않다. 행동가들이다.” 이 말은 어떻게 의원님, 해석해야 되는 겁니까?

◆도종환: 이육사는 의열단원이었어요. 행동하는 시인이었어요. 시인 아닙니까?

◇주진우: 시인이죠.

◆도종환: 한용운은 독립운동에 앞장섰어요. 시인 아닙니까?

◇주진우: 시인이죠.

◆도종환: 그야말로 민족을 위해서 행동하던 예술인, 시인이었어요. 행동하는 사람들은 예술인이 아니다? 그런 논리가 어디 있습니까? 그래서 만약에 아무 행동도 하지 않고 내면으로 도피하고 관념적인 시만 쓰는 사람만 시인이고 그리고 건전 가요만 만드는 사람이 음악인이고 관제 영화만 만드는 사람이 영화인이라고 하는 시절을 우리가 겪었어요. 그게 암흑기이지 않았습니까?

◇주진우: 아니, 이거야말로, 이거야말로 이분법이고 이거야말로 블랙리스트의 범주 아닙니까?

◆도종환: 그렇죠.

◇주진우: 장관이 이러면 안 되잖아요.

◆도종환: 그럼요.

◇주진우: 문화예술을 다루는 사람이, 이런 사람이 이러면 안 되잖아요.

◆도종환: 넓게 넓게 모든 문화예술인들을 포용하고 그리고 그들을 위해서 국가가, 정부가 어떻게 무엇을 지원할 것인가를 먼저 고민하고 입에서 그 얘기가 먼저 나와야죠, 장관의 입에서. 이런 식으로 이분법으로 예술계를 나누고 흑백 논리로 구분하는 그런 언어들이 먼저 나와서는 저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주진우: 조성빈 님께서 ‘자유 대한민국에서 누구보다 자유로워야 할 예술가들, 예술인들에게 사상 검증하고 불이익을 주다니 안타깝습니다.’ 15년 전에 그런 일이 있었는데 그때 주인공이셨던 분이 지금 다시 장관에 올랐습니다. 블랙리스트에는 어떤 분도 있냐면요. 이하늘 형도 여기에 있는데요. 그 형은 낚시 좋아하고요. “세상이 좀 밝아졌으면 좋겠어. 즐거웠으면 좋겠어.” 그 얘기 말고는 다른 얘기를 해 본 적이 없는 사람인데 이분도 여기에 올라와 있네요. 문체부는 여기까지 얘기하고요. 슬퍼지려고 합니다. 김행 여가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 하다가 이렇게 가셨어요.

◆도종환: 헌정사상 처음 있는 일입니다.

◇주진우: 그래도 됩니까?

◆도종환: 안 되죠. 국회모욕죄에 해당되는 잘못을 저지른 것이고요. 그 뒤에 아무리 연락해도 전화도 받지 않고 이렇게 잠적해 버리는 게 어디 있습니까? 국민의 검증을 받지 않겠다는 거잖아요. 그래도 마음대로 대통령이 임명하면 되니까 하고 이거는 이렇게 무도하게 나오는 이런 후보는 처음입니다.

◇주진우: 그래요? 이거 어떻게 해야 합니까? 아니, 그런데요. 김행 장관 후보자, 좀 억울할 것도 같아요. 신원식 국방부 장관 후보자, 의혹이 산더미고요. 유인촌 장관, 아까 말했듯이 의혹이 이렇게 큰데 다 임명하고 자기만 남았잖아요. 이건 어떻게 봐야 됩니까?

◆도종환: 아니, 청문회 하는 중간에 고성이 오갈 수도 있고 또 대립할 수도 있어요.

◇주진우: 할 수도 있죠.

◆도종환: 그런데 위원장이 거기에 앉으라고 가지 말라고 가면 안 된다고 하는데 그냥 가버린 후보자는 처음이에요.

◇주진우: 그러니까요.

◆도종환: 있을 수 없는 일이에요. 그 뒤에 지금 아무 얘기가 없잖아요. 그러니까 이건 배짱이거든요. 아니, 그러니까 “임명권자는 대통령이니까 국회에서 뭐라고 하든 나는 임명받을 테고 그리고 임명받으면 나는 장관이지.” 이런 식의 안하무인적인 태도는 국회만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도 무시하는 거죠.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주진우: 시인의 눈으로 본 윤석열 정부는 어떻습니까?

◆도종환: 무책임하고요. 무능력하고요. 그리고 부끄러운 줄 몰라요.

◇주진우: 부끄러운 줄이요?

◆도종환: 네. 부끄러운 줄 알아야 되는데 전혀 부끄러운 줄 몰라요.

◇주진우: 여기까지 들을까요? 시인 도종환 님. 아니요.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이야기였습니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도종환: 고맙습니다.

■ 제보하기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카카오 '마이뷰', 유튜브에서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Copyright © K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 학습 포함)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