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퇴원 후 강서구청장 선거 유세장으로···‘D-2’ 막판 총력전 민주당

신주영·박순봉 기자 2023. 10. 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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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위례신도시 특혜 의혹 사건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조태형 기자

단식 중단 후 입원 치료 중이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퇴원 후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후보자 지원 유세에 나섰다. 현장에 돌아온 이 대표는 지지자들의 환호 속에 ‘당대표 이재명’으로서의 건재함을 과시했다. 선거를 이틀 앞둔 이날 이 대표는 물론 민주당 현역 의원 약 80명이 유세에 동참하며 진교훈 후보에 대한 총력 지원에 나섰다.

이 대표는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에서 퇴원한 뒤 서울 강서구 발산역 1번 출구 앞 공원을 찾아 진교훈 후보자 지원 유세에 함께했다. 이 대표가 이날 오후 6시5분 유세 차량 옆으로 모습을 드러내자 지지자들의 함성이 커졌다. 이 대표는 파란색 운동화를 신고 지팡이를 짚은 채 등장했다. 이어 유세 차량 위로 올라가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들어 인사했다. 이 대표는 진 후보의 어깨를 두드리며 격려했다. 한준호 의원에게 파란색 리본이 묶인 꽃다발을 받은 이 대표는 꽃다발을 들어 올려 지지자들의 환호에 화답했다. 이 대표는 오후 6시8분부터 15분까지 7분가량 연설했다.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진교훈 후보를 압도적으로 당선시켜서 국민의 무서움을, 이 나라의 주인이 진정 국민임을 여러분께서 확실히 증명해주실 것으로 믿는다”며 투표를 독려했다. 이 대표는 “우리 안의 작은 차이를 넘어서서 부족하고 억울한 게 있더라도 잠시 제쳐두고 저 거대한 장벽을 우리 함께 손잡고 넘어가자”고 말했다. 이 대표는 한 손에는 지팡이를 짚고, 한 손에는 마이크를 들고 발언했다. 이 대표는 발언 도중 몸이 흔들리고 목소리가 떨리는 모습을 보였다. 이 대표는 “마음은 똑바로 서 있는데 몸이 자꾸 흔들려서 이해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이 대표의 당무 복귀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당 대표실에 따르면 이 대표는 당분간 자택에서 회복 치료를 진행한다고 한다.

본투표가 이틀 앞으로 다가온 이날 민주당 지도부는 강서구로 총출동했다. 이 대표, 홍익표 원내대표, 최고위원 등 지도부를 포함해 현역 의원 80명 가량이 유세에 동참하면서 거대 야당의 세를 과시했다.

이날 이 대표 지지자들은 발산역 근처 공원을 가득 메웠다. 지지자들 외에는 썰렁하던 평소 유세 현장과는 달리 구경하는 시민들도 여럿 보였다. 이 대표 도착 약 15분 전 유세 차량이 세워진 공원 건너편 길에는 50명 넘는 시민들이 서서 구경했다. 근처 건물 내 식당에서 이 대표 발언을 지켜보기도 했다. 진 후보 선거 캠프 측에서는 인파로 길이 막히지 않도록 “인도로 빠르게 지나가주세요” “서 계시면 안 됩니다. 지나가주세요”라고 외치기도 했다.

이번 선거가 내년 총선 전 민심을 엿볼 수 있는 선거로 평가되는 만큼 이 대표가 한번은 등판하지 않겠느냐는 추측이 지배적이었는데, 단식 중단 후 16일 만에 이 대표가 지원 사격에 나선 것이다. 이 대표는 지난 5일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사전투표를 독려한 바 있다. 지난 7일에는 유세에 나서기로 했다가 일정 2시간 전에 취소하기도 했다. 한 수도권 의원은 “활동을 재개할 수 있는 시점이 되지 않았느냐”면서 “너무 빨리 움직이면 (시민들이) ‘뭐야 저렇게 멀쩡해’ 이럴 수도 있는 거고 (이 대표가) 체력적으로도 힘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 지원 유세로 민주당 지지층이 한층 결집해 득표율을 끌어올리는 데 도움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투표율이 낮은 구청장 보궐선거 특성상 적극 지지층이 투표장에 나와 한 표를 행사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날 이 대표 유세가 역할을 할 거라는 해석이다. 한 중진 의원은 “이 대표가 몸을 회복하고 유세에 나온 것은 승리의 화룡점정을 찍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 초선 의원은 “(이 대표 체포동의안이) 가결이 됐다가 기각이 돼서 이렇게 다시 화려하게 등장하는 모양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이 대표가 움직이는 게 마이너스보다는 플러스”라고 말했다.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이 대표 사법 리스크와 팬덤정치 등으로 인한 부정적 이미지가 중도층 표심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한 비명계 의원은 “이 대표가 유세에 나서는 건 중도층 공략에선 오히려 불리하다”며 “중도층은 사법리스크도 개딸도 싫어한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가 ‘이길 만한 선거’ 유세에 등판해 승리의 공을 가져가려는 의도 아니겠느냐는 의견도 있다. 비명계 초선 의원은 “(선거 승리가) 나 때문이라고 숟가락을 얹으려고 하는 것 같은데, 숟가락은 이미 다 올라가 있는데”라면서 “(이 대표가) 마음이 급한가 보다”라고 주장했다.

신주영 기자 jy@kyunghyang.com,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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