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2000만 추억마저 훼손…'영광' 잃은 '가문'의 몰락
조연경 기자 2023. 10. 9. 19:59
10년 만에 돌아온 영화 '가문의 영광' 6번째 시리즈 '가문의 영광: 리턴즈' 상영 마무리
개봉 전 혹평 넘은 악평 한 목소리…누적관객수 16만 명 역대 최악
멸족에 몰락에 오랜만에 거친 워딩이 마구 쏟아졌다. 하지만 어떠한 표현도 작품의 완성도에는 미치지 못해 씁쓸함을 자아낸다.
처참한 결과물로 반짝 떠들썩했던 영화 '가문의 영광: 리턴즈(정태원·정용기 감독)'가 빠르게 IPTV 공개를 결정지으면서 사실상 스크린 상영을 마무리 지었다. 역대급 혹평과 악평만 남긴 채 유종의 미는 커녕, 지난 20여 년간 나올 때마다 체면치레는 했던 시리즈 영광에 그야말로 먹칠을 했다.
지난 달 21일 추석 시즌에 맞춰 개봉한 '가문의 영광: 리턴즈'는 잘나가는 스타 작가 대서(윤현민)와 가문의 막내딸 진경(유라)을 결혼 시키기 위해, 온갖 음모를 꾸미는 장씨 가문의 사생결단 결혼성사 대작전을 그린 코미디 영화다.
'가문의 영광' 시리즈는 정준호 김정은 유동근 성동일 박근형 등이 출연한 2002년 '가문의 영광'과 2012년 10년 만에 돌아온 '가문의 영광5-가문의 귀환'이 하나의 세계관을 공유하고, 신현준 김원희와 함께 김수미 탁재훈 정준하가 의기투합한 2005년 '가문의 위기-가문의 영광2', 2006년 '가문의 부활-가문의 영광3', 2011년 '가문의 영광4-가문의 수난'이 또 다른 가문 이야기를 다룬다. 큰 줄기의 가문이 양갈래인 것.
여섯 번째 시리즈 '가문의 영광: 리턴즈'는 새로운 주인공을 앞세워 최초의 '가문의 영광' 스토리를 다른 가문에 대입, 사실상 두 가문의 세계관을 공유한 작품으로 볼 수 있다. 2012년 이후 11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이지만 신선함 없는 리메이크부터 안일했다면 안일했던 선택이었다.
그럼에도 '관객이 찾아줄 것'이라는 시리즈 명성을 믿었던 탓일까. '가성비 흥행'에 이미 맛이 들린 탓일까. 제작진은 '촬영부터 개봉까지 고작 2개월'이 걸린 과정을 만족해 하면서 "MZ 세대가 공감하고 호응할만한 이야기로 변주를 꾀했다"고 자신했다. 20년 전에 똑같이 나왔다면 후속작이 아예 만들어지지 못했을 터. 퇴보한 완성도에 매번 죄 없이 끌려 나오는 MZ 세대도 안타까울 따름이다.
'가문의 영광: 리턴즈'에 더욱 실망한 이유는 시대 착오 설정은 아예 어디부터 건드려야 할지 손 댈 수 없을 정도라 두 말 할 필요도 없다면, 결과적으로 작품에 어떠한 예의와 성의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상업 영화 0순위 목표인 흥행을 위해 속된 말로 '돈 벌고 싶다'는 의지조차 담아내지 못했다. 영화계에 잔뼈 굵은 팀이 어떻게 이런 영상을 내놨나 물음표만 가득하다. '도합 2000만 명을 동원한 충무로 원조 코미디 영화 시리즈'라는 캐치 프레이즈를 스스로 무너뜨린 셈이다.
'막 찍어도 200~300만 명은 기본으로 본다'는 말이 있었을 정도로 영화계 사정이 지금과 다르기도 했지만 '가문의 영광' 540만, '가문의 위기' 452만, '가문의 부활' 259만, '가문의 수난' 236만, '가문의 귀환' 116만이라는 성적이 각 시대에 그냥 나온 것은 아니다. 여섯번째 시리즈는 의리의 16만 명만 기억하겠지만, 조롱의 중심에 서면서 2000만 관객들의 추억마저 앗아갔다.
배우들은 플러스 출연료를 날렸다. 앞서 영화 홍보 차 MBC '라디오 스타'에 출연한 정준호 정준하 윤현민은 '가문의 영광' 시리즈 출연료에 대해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정준하는 "김수미 선생님을 비롯해 팀이 좋아 '하겠다'고 했지만, 출연료를 보고 '뭐 이런 돈을 주나' 싶었다. 11년 전 출연료보다 못하게 들어왔다. 제작자랑 워낙 친하니까 '형. 뭐 하는 짓이야'라고 대놓고 말하기도 했다. '네가 이해해야 된다. 다른 사람들도 다 그렇게 받았다'고 해서 더 뭐라 할 수는 없었다"고 밝혔다.
이에 1편과 5편 주인공으로 나섰던 정준호도 "다른 작품을 할 때 보통 받은 돈이 있지 않나. 상식적인 선에서 줘야 하는데 여기 제작사에서 받으면 '우수리 좀 떼고 들어왔네' 싶다. 통장에 출연료가 찍힌 걸 보면 분명 통으로 들어온건데 계약금만 들어온 것 같다. 배달 사고가 난 게 아닌가 의심했다"고 폭로했다.
6편 주인공 윤현민도 다를 바 없었다. "예능 프로그램을 하다가 회사에서 전화를 받았다"는 윤현민은 "소속사에서 출연료를 제시 받았는데 '현민 씨 큰일 났다'고 하더라"고 모두가 놀랐던 당시를 회상했다. 이에 김구라가 "상식선이 있는데"라고 하자 정준하는 "그 상식이 몰상식이다"고 도장 찍어 좌중을 폭소케 했다.
대안은 작품 흥행에 따라 추가적으로 받는 '러닝 개런티'였다. 다만 기준이 누적관객수 100만 명. 정준하는 "러닝 개런티를 많이 받기로 했다. 흥행 100만 명부터 받기로 했는데 요즘 100만 명이 쉽지 않다. 그래서 지금 홍보를 엄청 다니고 있다. 나 혼자 라디오 스케줄만 6개다. 영화가 잘돼야 한다"고 호소했지만 결과는 16만 명으로 막을 내리게 됐다.
막 시작된 VOD 서비스와 추석 특선 영화 등으로 차곡차곡 곳간을 쌓게 될지는 미지수. 앞서 시리즈 제작자이자 여섯 번째 시리즈 공동 연출을 맡은 정태원 감독은 "시리즈가 나올 때마다 혹평을 받았다. 배우와 스태프들에게 미안한 마음에 다시 만들고 싶지 않았는데, 김수미 선생님이 몇 년 전부터 강력하게 원하셨다"는 속내를 표했다. 버티고 버티다 10년 만에 꺼낸 시리즈. 참신함 없는 반복이라면 이젠 정말 역사 속에 묻어두는 편이 좋겠다.
개봉 전 혹평 넘은 악평 한 목소리…누적관객수 16만 명 역대 최악
멸족에 몰락에 오랜만에 거친 워딩이 마구 쏟아졌다. 하지만 어떠한 표현도 작품의 완성도에는 미치지 못해 씁쓸함을 자아낸다.
처참한 결과물로 반짝 떠들썩했던 영화 '가문의 영광: 리턴즈(정태원·정용기 감독)'가 빠르게 IPTV 공개를 결정지으면서 사실상 스크린 상영을 마무리 지었다. 역대급 혹평과 악평만 남긴 채 유종의 미는 커녕, 지난 20여 년간 나올 때마다 체면치레는 했던 시리즈 영광에 그야말로 먹칠을 했다.
지난 달 21일 추석 시즌에 맞춰 개봉한 '가문의 영광: 리턴즈'는 잘나가는 스타 작가 대서(윤현민)와 가문의 막내딸 진경(유라)을 결혼 시키기 위해, 온갖 음모를 꾸미는 장씨 가문의 사생결단 결혼성사 대작전을 그린 코미디 영화다.
'가문의 영광' 시리즈는 정준호 김정은 유동근 성동일 박근형 등이 출연한 2002년 '가문의 영광'과 2012년 10년 만에 돌아온 '가문의 영광5-가문의 귀환'이 하나의 세계관을 공유하고, 신현준 김원희와 함께 김수미 탁재훈 정준하가 의기투합한 2005년 '가문의 위기-가문의 영광2', 2006년 '가문의 부활-가문의 영광3', 2011년 '가문의 영광4-가문의 수난'이 또 다른 가문 이야기를 다룬다. 큰 줄기의 가문이 양갈래인 것.
여섯 번째 시리즈 '가문의 영광: 리턴즈'는 새로운 주인공을 앞세워 최초의 '가문의 영광' 스토리를 다른 가문에 대입, 사실상 두 가문의 세계관을 공유한 작품으로 볼 수 있다. 2012년 이후 11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이지만 신선함 없는 리메이크부터 안일했다면 안일했던 선택이었다.
그럼에도 '관객이 찾아줄 것'이라는 시리즈 명성을 믿었던 탓일까. '가성비 흥행'에 이미 맛이 들린 탓일까. 제작진은 '촬영부터 개봉까지 고작 2개월'이 걸린 과정을 만족해 하면서 "MZ 세대가 공감하고 호응할만한 이야기로 변주를 꾀했다"고 자신했다. 20년 전에 똑같이 나왔다면 후속작이 아예 만들어지지 못했을 터. 퇴보한 완성도에 매번 죄 없이 끌려 나오는 MZ 세대도 안타까울 따름이다.
'가문의 영광: 리턴즈'에 더욱 실망한 이유는 시대 착오 설정은 아예 어디부터 건드려야 할지 손 댈 수 없을 정도라 두 말 할 필요도 없다면, 결과적으로 작품에 어떠한 예의와 성의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상업 영화 0순위 목표인 흥행을 위해 속된 말로 '돈 벌고 싶다'는 의지조차 담아내지 못했다. 영화계에 잔뼈 굵은 팀이 어떻게 이런 영상을 내놨나 물음표만 가득하다. '도합 2000만 명을 동원한 충무로 원조 코미디 영화 시리즈'라는 캐치 프레이즈를 스스로 무너뜨린 셈이다.
'막 찍어도 200~300만 명은 기본으로 본다'는 말이 있었을 정도로 영화계 사정이 지금과 다르기도 했지만 '가문의 영광' 540만, '가문의 위기' 452만, '가문의 부활' 259만, '가문의 수난' 236만, '가문의 귀환' 116만이라는 성적이 각 시대에 그냥 나온 것은 아니다. 여섯번째 시리즈는 의리의 16만 명만 기억하겠지만, 조롱의 중심에 서면서 2000만 관객들의 추억마저 앗아갔다.
배우들은 플러스 출연료를 날렸다. 앞서 영화 홍보 차 MBC '라디오 스타'에 출연한 정준호 정준하 윤현민은 '가문의 영광' 시리즈 출연료에 대해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정준하는 "김수미 선생님을 비롯해 팀이 좋아 '하겠다'고 했지만, 출연료를 보고 '뭐 이런 돈을 주나' 싶었다. 11년 전 출연료보다 못하게 들어왔다. 제작자랑 워낙 친하니까 '형. 뭐 하는 짓이야'라고 대놓고 말하기도 했다. '네가 이해해야 된다. 다른 사람들도 다 그렇게 받았다'고 해서 더 뭐라 할 수는 없었다"고 밝혔다.
이에 1편과 5편 주인공으로 나섰던 정준호도 "다른 작품을 할 때 보통 받은 돈이 있지 않나. 상식적인 선에서 줘야 하는데 여기 제작사에서 받으면 '우수리 좀 떼고 들어왔네' 싶다. 통장에 출연료가 찍힌 걸 보면 분명 통으로 들어온건데 계약금만 들어온 것 같다. 배달 사고가 난 게 아닌가 의심했다"고 폭로했다.
6편 주인공 윤현민도 다를 바 없었다. "예능 프로그램을 하다가 회사에서 전화를 받았다"는 윤현민은 "소속사에서 출연료를 제시 받았는데 '현민 씨 큰일 났다'고 하더라"고 모두가 놀랐던 당시를 회상했다. 이에 김구라가 "상식선이 있는데"라고 하자 정준하는 "그 상식이 몰상식이다"고 도장 찍어 좌중을 폭소케 했다.
대안은 작품 흥행에 따라 추가적으로 받는 '러닝 개런티'였다. 다만 기준이 누적관객수 100만 명. 정준하는 "러닝 개런티를 많이 받기로 했다. 흥행 100만 명부터 받기로 했는데 요즘 100만 명이 쉽지 않다. 그래서 지금 홍보를 엄청 다니고 있다. 나 혼자 라디오 스케줄만 6개다. 영화가 잘돼야 한다"고 호소했지만 결과는 16만 명으로 막을 내리게 됐다.
막 시작된 VOD 서비스와 추석 특선 영화 등으로 차곡차곡 곳간을 쌓게 될지는 미지수. 앞서 시리즈 제작자이자 여섯 번째 시리즈 공동 연출을 맡은 정태원 감독은 "시리즈가 나올 때마다 혹평을 받았다. 배우와 스태프들에게 미안한 마음에 다시 만들고 싶지 않았는데, 김수미 선생님이 몇 년 전부터 강력하게 원하셨다"는 속내를 표했다. 버티고 버티다 10년 만에 꺼낸 시리즈. 참신함 없는 반복이라면 이젠 정말 역사 속에 묻어두는 편이 좋겠다.
조연경 엔터뉴스팀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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