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설·야유’…정치에 휘둘린 응원 태도

이윤상 2023. 10. 9.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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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아시안 게임은 막을 내렸지만 일부 중국인 관중들의 응원 태도는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상대 팀에게 야유와 욕설을 하거나 외교 갈등을 겪는 나라 선수들에게는 불편한 속내를 숨김없이 드러내는 모습이었습니다.

이윤상 특파원입니다.

[기자]
중국 국가가 울리자 일어서서 힘차게 따라 부르는 중국 관중들.

상대국 국가가 흐르자 무시하듯 자리에 앉습니다.

경기 중에는 일본 선수를 향해 욕설도 서슴지 않습니다.

[현장음]
"XXX, 정말 못 해."

우리나라와의 경기에서도 대놓고 야유를 보냅니다.

[현장음]
"우!"

패배를 예감한 관중들은 응원용 막대 풍선을 터뜨리며 화풀이를 합니다.

[현장음]
"펑펑펑!"

[김창현 / 항저우 한인회장]
"(상대방 국가에서) 좋은 플레이가 나왔을 때 같이 박수 쳐주고 했으면 (더 좋았을 겁니다)"

이번 아시안 게임은 중국을 둘러싼 외교적 이슈들이 산적해 있는 가운데 치러졌습니다.

중국 관중들의 응원 태도 역시 이와 무관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단순한 경기 과몰입이나 승부욕 이상의 메시지가 담겨 있다는 겁니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이후 커지는 반일 감정을 반영한 듯 상대국에 대한 일방적인 응원이 이어지고

[현장음]
"시리아 파이팅."

'하나의 중국' 정책에 따라 대만 선수들에게 "집으로 돌아오라"고 외칩니다.

[현장음]
"집으로 돌아와, 집으로 돌아와."

대만 대표단의 공식 명칭인 '중화 타이베이' 대신 중국의 일부를 뜻하는 '중국 타이베이'로 부른 것도 의도적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주펑롄 / 대만 사무 판공실 대변인(중국 정부 관계자)]
"우리는 중국 타이베이가 보낸 대규모 대표단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참가하러 온 걸 환영합니다."

치열한 세계 패권 경쟁 속에서 관중 응원마저 정치적으로 퇴색됐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항저우에서 채널A 뉴스 이윤상입니다.

영상취재: 위진량(VJ)
영상편집: 이승은

이윤상 기자 yy27@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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