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경제학상에 '젠더 경제학 개척' 클로디아 골딘 하버드大 교수

(종합)

올해 노벨 경제학상 수상의 영예는 미국의 여성 노동 관련 경제학자인 클라우디아 골딘 하버드대 경제학부 교수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9일(현지시간) 2023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로 골딘 교수를 선정했다.

노벨위원회는 "여성의 노동시장 결과와 관련 이해를 진전시킨 공로로 상을 수여하게 됐다"며"그는 노동시장내 성별 격차를 밝혀내고 수세기에 걸친 여성 소득과 노동시장 참여에 대해 사상 처음으로 설명했다"고 밝혔다.

골딘 교수는 200년 이상 축적된 미국 노동시장 자료를 분석해 성별에 따른 소득과 고용률 격차의 변화를 살피고 그 원인을 규명했다.

골딘 교수는 1946년 미국 뉴욕에서 태어나 코넬대에서 미생물학을 전공하고 시카고대에서 경제학으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0년 하버드대 경제학과 최초의 여성 종신 교수가 됐고 2013년 전미경제학회장도 역임했다.

특히 1989년부터 2017년까지 전미경제연구소(NBER)의 '미국 경제 발전(Development of the American Economy)' 프로그램 디렉터를 지냈다. 현재는 NBER '경제에서의 젠더(Gender in the Economy)' 연구 그룹을 공동으로 이끌고 있다. 주요 연구로는 △여성의 경력과 가정의 역사 △경구피임약이 여성의 커리어와 결혼에 미친 영향 △여성의 대학 진학률이 남성보다 높아진 이유 등이 있다.

노벨경제학상에 여성 경제학자가 단독으로 뽑힌 것은 이례적이다. 그간 대부분 미국 학자들이 공동수상 방식으로 경제학상을 받았다. 여성 수상자의 경우는 2009년 엘리노 오스토롬, 2019년 에스테르 뒤플로 등 단 2명뿐이었다.

하버드 경제학 박사 출신인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과거 경제학이 전통적으로 젠더 이슈들을 다루지 않았다"면서 "골딘 교수가 젠더 이슈를 주류 경제학의 분석 체계로 가져왔다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고 본인의 삶 자체가 경제학 내 개척자였다"고 평가했다.

이어 "제가 다녔던 20여년 전까지만 해도 여성 교수들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골딘은 모두가 아는 교수였다"면서 "NBER 경제연구소에서 박사과정, 교수들이 연구를 주로 하는데 항상 새벽까지 공부하는 사람으로 유명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노벨상은 1901년 알프레드 노벨의 유언에 따라 제정된 상이다. 경제학상은 1968년 스웨덴 국립은행이 창립 300주년을 맞아 제정한 이래 1969년부터 경제학 분야에서 뚜렷한 지적 공헌을 한 사람에게 매년 수여하고 있다.

시상식은 노벨의 기일인 12월 10일이 낀 '노벨 주간'에 스웨덴 스톡홀름(생리의학·물리·화학·문학·경제상)과 노르웨이 오슬로(평화상)에서 열린다.

세종=유재희 기자 ryuj@mt.co.kr 박광범 기자 socool@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