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받고 운전연수 해준 남편, 대리비는 왜 안 주나?"

강민성 2023. 10. 9.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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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를 맞아 지방 시댁에서 집안모임을 한 후 서울로 올라오는 길에, 감기기운이 있다는 남편 대신 자동차 운전을 한 50대 주부 K씨는 묘한 현타에 빠졌다.

그 결과 나온 조정안이 K씨가 한번에 1만원씩 비용을 내고 남편으로부터 운전연수를 받는 것.

그런 덕분에 K씨는 이번 연휴에 집안모임을 한 후 서울로 올라오면서 남편 대신 운전대를 잡고 고속도로 운전도 무리 없이 해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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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 K씨의 현타…남편, 회당 1만원에 20회 운전연수 해줘
아끼는 차 부인에게 운전대 안 주다 유료연수 후 운전기회 줘
연휴에 감기 기운 있자 고속도로에서 운전대 부인에게 맡겨
네티즌들 "부부간에 무슨 연수비? 대리비도 꼭 받아라"
연휴 기간 서울 서초구 잠원IC 부근 경부고속도로에 차량이 늘어서 있다. 연합뉴스

연휴를 맞아 지방 시댁에서 집안모임을 한 후 서울로 올라오는 길에, 감기기운이 있다는 남편 대신 자동차 운전을 한 50대 주부 K씨는 묘한 현타에 빠졌다.

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에 따르면, 시부모님, 시누이들과 오랜만에 가족 모임을 하던 중 K씨의 남편은 감기몸살이 시작돼 열이 난다며 귀경길을 서둘렀다. 어두워지기 전에 가야 한다며 K씨에게 바삐 짐을 챙기도록 한 남편은 시골 시댁을 벗어나 고속도로에 오른 지 얼마 안 돼 K씨에게 운전대를 넘겼다. 고속도로는 운전에 변수가 크지 않고 크루즈 모드가 있으니 자신보다 운전이 익숙지 않은 K씨도 무리 없이 운전할 수 있을 거라며 두어시간 정도 운전대를 넘긴 남편은 서울에 가까이 가자 다시 운전대를 돌려받아 집까지 운전을 했다.

여느 집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 평범한 일이지만 K씨가 묘한 현타를 느끼며 뒷골이 뻣뻣한 느낌을 받은 것은 K씨의 운전을 둘러싸고 부부가 벌인 실랑이가 생각났기 때문이다.

K씨는 몇년 전 운전면허를 따고 소형차를 직접 몰며 볼 일을 볼 정도로 실력이 늘었지만, 그 차를 처분하면서 집에는 남편이 애지중지하는 현대 펠리세이드 한대만 남았다. 퇴직이 멀지 않은 은행원이면서 캠핑이나 차박 같은 야외활동을 즐기는 K씨의 남편은 차량 좌석을 펴면 두 사람이 편안히 누울 수 있는 펠리세이드를 장만한 후 유난히 아꼈다. 꼼꼼히 세차를 하고 차 안팎을 닦고 관리하는 한편 K씨는 운전대를 못 잡도록 단속했다.

운전감각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K씨에게는 안전을 이유로 내세웠지만 자칫 아끼는 차에 흠집이나 사고라도 날 것을 걱정한 것. 그러나 이미 몇년간 차를 몰아본 경험이 있는 K씨는 몇차례 자신도 차를 몰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소형차보다 차체가 높아 시야각이 좋고 더 튼튼한 펠리세이드가 더 안전하다는 점도 내세웠다.

그러나 남편은 완강했다. 출근길에 차를 가져 가지 않는 날, K씨가 차를 써야 할 사정이 있어도 차 열쇠를 넘겨주지 않았다. 몇번의 갈등을 겪은 부부는 어느 날 대판 싸움을 벌였다. 그 결과 나온 조정안이 K씨가 한번에 1만원씩 비용을 내고 남편으로부터 운전연수를 받는 것. K씨는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그렇게 해서라도 이동의 자유를 확보해야겠다는 생각에 일주일에 이틀씩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해서 번 돈으로 운전연수비를 남편에게 건넸다. K씨는 남편에게 총 20차례 가량의 연수를 받고 20만원 정도를 지불했다. 덕분에 남편이 출근한 후에는 스스로 집 주변을 오가며 혼자 운전연습을 해서 실력을 더 키웠다.

그런 덕분에 K씨는 이번 연휴에 집안모임을 한 후 서울로 올라오면서 남편 대신 운전대를 잡고 고속도로 운전도 무리 없이 해낼 수 있었다. 그러나 K씨를 현타에 빠트린 것은 운전연수비는 꼬박꼬박 챙긴 남편이 자신의 운전서비스에 대해서는 일언반구하지 않고 넘어갔기 때문. 일견 두 사람 다 차를 필요로 하는 상황이었고, 번갈아가면서 운전을 하는 게 합리적이고 일반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부부간에 운전연수를 하면서 꼬박꼬박 연수비를 챙길 정도로 계산이 철저한 남편이 일종의 '대리운전' 서비스를 한 부인에게는 전혀 비용을 지불하지 않은 것은 모순되지 않느냐는 것.

K씨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자신의 묘한 심정을 담은 글을 올리자 댓글러들은 "부부 간에 운전연수비 받는다는 얘기는 태어나서 처음 듣는다. 반드시 대리운전비 받아라", "벼룩의 간을 꺼내먹어도 정도가 있지, 은행원 남편이 한시간 일해도 만원도 못 버는 편의점 알바를 해서 받은 돈을 부인한테서 운전연수비로 받다니 너무하다. 꼭 운전서비스 해준 대가를 요구해라" 등의 반응을 보였다. 강민성기자 km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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