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고령화까지…시내버스·도시철 3년새 적자폭 3000억↑

김준용 기자 2023. 10. 9.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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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중교통 빅체인지 <상> 10년 만의 요금인상 배경

- 2019년 4096억서 작년 7098억
- 전액 시 예산으로 채워 넣어야
- 도시외곽 노선 확대도 장애물로
- 점점 재정부담 늘어날 요인 산적

- 서울·인천 수송분담률 급감
- 부산은 BRT 등 도입으로 ‘선방’
- 교통비 환급·수요응답형 버스 등
- 빠르고 편한 대중교통 다각화

부산의 대중교통은 코로나19 기간 ‘잃어버린 3년’이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침체했다. 2019년까지 증가하던 대중교통수송분담률이 정체되면서 버스·도시철도의 재정적자가 가중됐다. 부산시가 최근 10년(시내 버스 기준)만에 대중교통 요금인상을 단행한 이유다. 부산은 인구 감소로 대중교통 이용자는 줄어드는 반면 도시 팽창으로 대중교통 노선을 확장해야 하는 딜레마에도 빠졌다. 외곽지역에 대중교통을 배치하려면 도심을 운행하는 버스 노선은 줄여야 하기 때문이다.

국제신문은 부산시와 공동으로 대중교통의 현실을 진단하고 활성화 해법을 찾는 기획을 3차례에 걸쳐 보도한다.

지난해 부산의 대중교통 수송분담률이 42.2%에 머물면서 부산시 재정부담이 큰 폭으로 확대, 대중교통 활성화 방안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사진은 9일 부산진구 서면 버스환승센터에서 시민이 버스를 기다리는 모습.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분담률 제자리걸음… 적자 커져

9일 시에 따르면 지난해 부산의 대중교통 수송분담률은 42.2%(버스 23.7%·철도18.5%)다. 코로나 팬데믹 전인 2018년(43.7%)과 2019(44.3%)에는 부산지역 대중교통 수송분담률이 소폭 상승했지만, 코로나 확산이 본격적으로 진행된 2020년(40.4%) 2021년(40.8%)에는 대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대중교통이 코로나 주요 감염경로로 지목되면서 버스·도시철도 이용률이 급속도로 낮아진 탓이다.

대중교통 수송분담률이 떨어지면서 적자 규모도 껑충 뛰었다. 지난해 말 기준 부산의 대중교통 운송 적자는 7098억 원이다. 시내버스 3657억 원, 도시철도 3441억 원의 적자가 발생했다. 코로나 팬데믹 이전인 2019년 적자가 4096억 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3년 만에 약 3000억 원이 늘어난 셈이다. 대중교통 적자분은 전액 시 예산으로 메워진다.

시 관계자는 “코로나 3년 동안 부산지역 대중교통 적자폭이 늘어난 속도는 시내버스준공영제 시행(2007년) 이후 10년 동안 커진 적자폭과 맞먹을 정도로 빨랐다”며 “지금 시점에 뭔가 획기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대중교통 활성화는 더욱 힘들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저출산·도시팽창도 영향

코로나뿐만 아니라 부산의 심각한 저출산 문제도 대중교통에는 악재로 작용한다. 대중교통 이용객 감소와 함께 무료 환승 정책으로 인한 재정부담 증가, 도시철도 무임(65세 이상) 손실액 등이 대표적인 원인이다. 대중교통 무료 환승에 따른 재정부담은 지난해 1382억 원, 도시철도 무임손실액은 1234억 원에 달한다. 부산지역 등록인구는 2011년 약 358만 명에서 2021년 339만 명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무임 승차 연령인 65세 이상 고령자는 41만8000명에서 68만 명을 넘어섰다. 인구감소·고령화가 심각해질수록 대중교통 이용객은 점차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점차 커지는 도시 규모도 대중교통 수송분담률을 끌어올리는 데 장애물로 작용한다. 기장군과 강서구 등 시 외곽 지역 대중교통 서비스를 확대하면서 시 중심부의 대중교통 편의성이 떨어질 수 있다. 시에 따르면 버스준공영제가 시작된 2007년 이후 부산의 시내버스 심야노선은 6개 노선(342㎞)에서 지난해 16개 노선(902㎞)으로 무려 264%가 늘어났다. 시내버스 평균 운행거리는 같은 기간 37㎞에서 48.7㎞로 증가했다. 이에 따른 평균 배차 간격은 10분에서 13.7분으로 40% 가까이 늘었다.

버스 운영대수를 늘리는 것도 한계가 있다. 수익이 나지 않는 외곽노선을 무분별하게 늘리거나 버스 대수를 늘리면 준공영제에 따른 시 재정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지난 8월 부산시의 ‘빅데이터 기반 시내버스 노선체계 개편 용역’ 착수 자료에 따르면 부산지역 144개 버스 노선 중 7개 노선(일반 5·좌석1·급행1)의 평일 배차간격이 40분 이상인 것으로 조사됐다. 배차간격이 30~40분인 노선은 모두 8개(일반 6·좌석1·급행1)다.

▮“지금이 골든타임”

이런 상황에서 부산이 다른 시·도에 비해 수송분담률 감소 폭이 적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2019년부터 2021년까지 부산의 대중교통 수송분담률이 44.3%에서 40.8%로 줄어드는 동안, 서울은 65.6%에서 52.9%로 수직하강했다. 인천의 대중교통 수송분담률 역시 2019년 28.8%에서 2020년 22.6%까지 떨어진 상태다. 코로나19 속에서도 부산의 대중교통이 나름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선방’ 이유로 시는 도심지 BRT(버스중앙차로제) 확충과 버스 정류장 고급화 등을 주요 요인으로 꼽는다. 대중교통을 빠르고, 편하게 만든 덕분에 수송분담률도 하락보다는 정체 수준으로 지켜낼 수 있었다는 것이다. 시는 코로나 이후를 대중교통 활성화의 적기(골든타임)로 보고 있다. 시는 최근 대중교통 이용자를 위한 ‘통합할인제’(동백패스)를 선보인 데 이어, 기장군 오시리아 관광단지를 중심으로 수요응답형 교통(DRT·타바라) 사업을 시범적으로 진행 중이다.

시 정임수 교통국장은 “대중교통 요금이 일부 인상됐지만, 만 12세 이하 어린이 요금은 무료화하면서 미래 세대가 대중교통을 더 친숙하게 느낄 수 있도록 했다”며 “올해 말로 예정된 ‘빅데이터 노선개편’ 결과가 나오면 누구나 대중교통을 편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동기획: 국제신문, 부산광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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