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 中공장에 미국산 반도체장비 공급 허용(종합)
“굳건해진 한미동맹 기반…반도체 최대 통상현안 일단락”
“불확실성 커 새 통상 이슈 예의주시하며 기업과 소통”
IRA 시행에도 친환경차 판매 고성장세…“세간 우려 불식”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미국 정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현지 공장에 대한 미국산 반도체 장비 반입 규제를 사실상 무기한 유예하겠다고 우리 측에 최종 통보했다. 이로써 중국에서 생산되는 우리 기업 반도체 제품에 대한 수출에 숨통이 트인 것으로 풀이된다.
최 수석은 “미국 정부는 최근 수출통제 당국과 NSC(국가안전보장회의) 경제안보대화 채널을 통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내 반도체공장을 미 수출관리 규정에 따른 ‘검증된 최종 사용자’(VEU)로 지정해 앞으로 별도 허가 절차나 기간 제한 없이 미국산 장비를 공급하겠다는 최종 결정을 전해왔다”고 말했다.
VEU는 사전에 승인된 기업에만 지정된 품목에 대해 수출을 허용하는 일종의 포괄적 허가 방식이다. VEU에 포함되면 별도로 건별 허가를 받을 필요가 없기 때문에 미국의 수출통제 적용이 사실상 무기한 유예되는 의미가 있다.
앞서 미국 상무부는 안보 전략 차원에서 중국 반도체 산업의 부상과 기술 절취 등을 막고자 지난해 10월 7일 미국 기업이 중국 반도체 생산 기업에 반도체 장비를 수출하는 것을 사실상 금지하는 수출통제 조치를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현지 공장에 대해선 1년간 미 정부에 건별 허가를 신청하지 않고도 장비 수입을 허용하도록 예외를 뒀었다. 이에 우리 산업통상자원부와 대통령실은 이달 유예 기간 만료를 앞두고 미국 정부와 협상을 진행해 왔다.
최 수석은 “이번 결정은 우리 반도체 기업의 최대 통상 현안이 일단락됐음을 의미한다”며 “우리 반도체 기업의 중국 내 공장 운영과 투자 관련 불확실성이 크게 완화됐고 장기적으로 차분하게 글로벌 경영 전략을 모색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 결정에 대해서는 “윤석열 정부 들어 굳건해진 한미동맹 기반 위에 정부와 기업이 합심해 대응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최 수석은 “한미 정상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첨단산업 공급망과 수출통제 관련 긴밀한 공조 의지를 지속적으로 확인해 왔다”며 “이를 바탕으로 정부는 대통령실과 산업통상자원부를 중심으로 협의 채널을 총동원하고 기업과 긴밀한 소통체계를 유지하며 막판까지 미측과 협의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세계 메모리 반도체 생산의 60.5%를 차지하는 핵심 공급자이자 장비 수요자로서 우리 기업의 안정적 생산은 반도체 글로벌 공급망 안정과 직결된다”며 “우리 기업이 반도체 공급망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에 대한 한미 양국의 공감대도 이번 미 정부의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한다”고 해석했다.
다만 그는 노광장비 반입이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며 대중 투자규제 해소를 위한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에 “당분간 우리 기업에 크게 부담될 추가 조치나 내용은 포함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도 “앞으로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새로운 통상 이슈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기업과 소통하고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최 수석은 이날 “현재 미국 시장에서 우리 기업들의 친환경차 판매는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세간의 우려를 완전히 불식시키고 있다”면서 “IRA(인플레이션감축법) 발효 1년 차인 올해 8월, 미국 내 우리 친환경차 판매량은 역대 최고치인 1만4000대를 기록했고, 미국 내 시장 점유율은 10.9%까지 증가해 업계 2위의 점유율을 달성했다”고 말했다.
작년 8월에 비해 판매량은 153% 증가했고, 시장 점유율은 2.9%포인트 상승했으며, 업계 순위는 두 단계 뛰어오른 것이다. 올해 8월까지의 누적 기준 판매량은 7만6000대로, 이미 작년 전체 판매량을 뛰어넘었다.
이는 정부와 업계가 힘을 합쳐 대응한 결과라는 게 최 수석의 설명이다.
그는 “정부는 미측에 우리 업계 우려를 지속적으로 제기하는 한편, 렌트와 리스 등 상업용 친환경차는 북미 조립과 배터리 요건에 관계 없이 보조금을 받을 수 있게 관철했고 이후 친환경차 판매는 역대 최고 수준의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태진 (tjpark@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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