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서 가장 바빴던 한 사람…“하루 3만보씩 걸으며 응원했죠”
재일동포 3세 경영인…고교땐 럭비 선수
“비인기 아닌 비인지 종목들 관심 높아져
아시안게임, 행복한 스포츠 느끼는 계기”
◆ 항저우 아시안게임 ◆
8일 매일경제신문과 만난 최 회장은 “대회 기간 내내 행복했다. 감동적이었다”고 한마디로 표현했다. 그는 대회 기간 하루 3만보 안팎을 걷고, 각 종목 선수들을 일일이 챙겼다. 재일동포 3세 출신 경영인이기도 한 그는 “지연, 학연이 없는 내가 체육계에 새로운 계기가 될 것 같다는 기대감 속에 아시안게임 선수단장이 됐다. 많이 움직이고 응원했던 건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던 것”이라며 웃어보였다.
그래도 최 회장은 “조금 더 도와주고 싶은 종목들이 많았다. 카바디, 여자 수구 등은 대표팀이 자비를 들여 대회에 참가했다고 하더라. 좀더 일찍 선수단장에 선임됐다면 각 종목에 맞는 맞춤형 도움을 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이 이번 대회 선수단장을 맡아 강조한 키워드가 있다. 하나는 ‘행복한 스포츠’다. 그는 “지금껏 우리나라 스포츠에서 ‘최선을 다하자’거나 ‘최고를 향하자’고 했지만 행복이라는 단어는 뒷전으로 밀렸다. 어떤 결과가 나와도 경기가 끝나고 행복을 갖는 건 원래 스포츠의 기본 정신과 같다. 순위에 상관없이 뭔가에 도전해 최선을 다하고 돌이켜보며 행복했다는 생각을 갖는 게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어 “선수도, 지도자도, 부모님도, 나아가 경기를 지켜본 국민들도 스포츠가 주는 행복을 느꼈으면 좋겠다. 이번 아시안게임이 ‘행복한 스포츠’를 느끼기 시작하는 하나의 계기가 됐으면 싶다”고 강조했다.
또다른 하나는 ‘비인지 스포츠’다. 최 회장은 흔히 쓰는 ‘비인기’가 아닌 많이 알려지지 않은 의미를 담은 ‘비인지’라는 단어를 사용해왔다. 그는 “각 종목에는 역사가 있고, 선수들의 노력이 있다. 이런 것들이 좀 더 알려지면 사람들이 알게 되고, 그 다음에 인기 스포츠로 갈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이름조차 몰랐던 종목이 이번 아시안게임을 통해 어느 정도 알려지고, 관심도 많이 높아진 것 같다. 이를 통해 다양한 스포츠 가치가 좀더 존중받는 사회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만큼 스포츠의 철학, 가치를 어렸을 때부터 배울 수 있는 시스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최 회장은 “어렸을 때부터 스포츠를 통해 규정 안에서 경쟁하고, 그 가운데서 남을 배려하고 친구가 될 수 있다는 걸 몸으로 배울 수 있다. 학교에서부터 ‘1인(人)1기(技)’의 필요성을 누구나 가져야 한다. 이게 잘 돼야 생활체육부터 시작해 엘리트, 프로 스포츠가 좋아지고, 나아가 스포츠 산업도 발전해 선진국형 스포츠로 가는 지름길이 될 것”이라면서 “학교 체육이 발전하면 한국 스포츠는 충분히 일본을 능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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