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기습 공격에… 속수무책 뚫린 이스라엘 ‘철통 방공망’

이귀전 2023. 10. 9.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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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최소 800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이스라엘은 충격에 빠졌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공격에 이스라엘이 철통 방공망으로 자랑하던 '아이언 돔'은 속수무책이었고, 신베트(국내 첩보), 모사드(해외 첩보) 등으로 대변되는 세계 최고 정보력 역시 무용지물이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8일(현지시간) 하마스의 공격으로 인한 800명의 이스라엘 사망자 수는 최근 20년 동안 어떤 팔레스타인 공격으로 인한 것보다 더 많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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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9·11 테러급’ 충격
로켓포 쏘며 트럭·오토바이로 기습
20여곳 무차별 공격… 800명 사망
남부 음악축제장에 총격 ‘아비규환’
현장 인근서 시신 260구 수습키도
납치·도피 장면 SNS 게재 심리전
철통 방어망 ‘아이언 돔’ 힘 못쓰고
모사드 등 정보력 역시 무용지물
하마스 위협 과소평가 ‘방어’ 실패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최소 800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이스라엘은 충격에 빠졌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공격에 이스라엘이 철통 방공망으로 자랑하던 ‘아이언 돔’은 속수무책이었고, 신베트(국내 첩보), 모사드(해외 첩보) 등으로 대변되는 세계 최고 정보력 역시 무용지물이었다.
이스라엘의 방공망 '아이언돔'이 8일(현지시간) 가자지구에서 발사된 로켓을 남부 도시 아슈켈론 상공에서 요격하고 있다. 아이언돔 등으로 철통 보안을 자랑하던 이스라엘의 방어시스템은 전날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쏟아부은 로켓 공격을 막아내지 못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뉴욕타임스는 8일(현지시간) 하마스의 공격으로 인한 800명의 이스라엘 사망자 수는 최근 20년 동안 어떤 팔레스타인 공격으로 인한 것보다 더 많다고 전했다.

하마스는 지난 7일 이스라엘 남부를 겨냥해 대대적인 로켓포 공격을 감행하면서 트럭과 오토바이, 불도저, 보트 등 예상외의 수단을 활용해 20여곳의 이스라엘 지역 사회까지 침투했다. 이들은 거리에서 사람들을 향해 무차별 총격을 가했으며 가정집이나 공공건물에 들어가 인질을 잡기도 했다.

특히 인명 피해가 많이 발생한 이스라엘 남부 레임의 키부츠(생활 공동체) 음악 축제 행사장은 아비규환 자체였다. 음악 축제 행사장 근처 들판에서 무장 괴한들이 참가자들을 납치하거나 관중들이 총격을 피해 달아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재됐다. 이스라엘 민간 구조단체 자카(ZAKA)는 행사장 인근에서 시신 260구를 수습했다고 전했다.

하마스가 이스라엘 나할 오즈 지역의 군사기지를 장악하는 모습도 영상으로 전해졌다. 생존자들은 무장대원들이 눈에 띄는 대로 사람들에게 총을 쏴대는 가운데 3시간 동안이나 꼼짝없이 바닥에 누워 있었다고 악몽 같았던 현장 상황을 언론에 증언했다.
인질로 잡힌 이스라엘 여성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이 7일(현지시간) 새벽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을 감행한 뒤 인질로 잡은 이스라엘 민간인 여성을 오토바이로 가자 지구로 끌고 오는 모습. 이들은 오토바이와 패러글라이딩 낙하산, 골프 카트, 불도저 등을 이용해 지상에 침투하는 방식으로 세계 최강 방공망을 가진 이스라엘의 허를 찔렀다. 가자=AP연합뉴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의 공격에 큰 피해를 입은 것은 안보 불감증에 기인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동 국가와의 잦은 충돌에서 큰 위력을 발휘한 방공망과 정보력에 대한 ‘무한 신뢰’가 ‘이스라엘판 9·11’을 촉발했다는 것이다.

프랑스 일간 르파리지앵은 이날 ‘철통 방어’를 자랑하는 아이언 돔이 수천 발의 로켓을 한꺼번에 쏟아낸 하마스의 공격에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에 약 5000발의 로켓을 발사했다고 주장했다. 대부분 80만원 정도면 집에서도 만들 수 있는 조잡한 로켓이었다. 아이언 돔 요격 미사일 한 발은 6700만원 정도다.

하마스는 신형과 구형을 섞은 여러 종류의 미사일과 로켓을 사용했다. 대부분 이란이 만든 무기로 가자지구에 부품 상태로 반입돼 은밀히 조립된 것이다. 이스라엘은 이집트 시나이 반도 등에서 가자지구로 이어지는 지하 터널을 통한 미사일 부품 반입을 감시해 왔다. 이스라엘은 2021년 지하 터널 100㎞가량을 파괴했고 지하 60m까지 장벽을 설치하기도 했지만 하마스 공격에 사용된 미사일 부품 반입을 막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 정보 당국은 최근 하마스가 전면 침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하는 등 하마스 위협을 과소평가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9일 하마스에 대한 경제 제재 완화 효과를 과신한 이스라엘의 문제를 짚었다. 이스라엘은 2021년 하마스와의 충돌 이후 가자지구에 대한 봉쇄 정책을 바꿔 지구 주민들에게 1만5500개의 취업허가를 내주고 이들에게 국경을 개방했다. 또 하마스와 카타르 거래를 중개해 하마스가 연료를 받아 전력 공급을 늘리도록 허락했다. 이 사이 하마스는 정착촌에 모의 이스라엘 도시를 건설해 침공 연습을 했다고 한다.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통신에 “가자지구에 돈을 벌게 해 준 게 안정을 가져올 것이라고 믿었는데 우리가 틀렸다”고 말했다.

이귀전 기자 frei59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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