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장 하마스 “인질 150명 잡았다”…미국인도 끌려간듯

이스라엘 사망자 2배로
아동·여성 사망자도 다수
인질엔 미국인 등도 포함
가자지구선 잇단 피란길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7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을 로켓포 등으로 기습 공격하자 이스라엘은 전쟁을 선포하며 하마스의 근거지인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보복 공습했다. 이스라엘의 공격을 받은 가자지구에서 불길과 연기가 치솟고 있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공습 이틀 만에 이스라엘에서 1100명의 사망자와 4400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하마스에 억류된 인질도 외국인을 포함해 15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8일(현지시간) 일간지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을 비롯한 현지 언론에 따르면,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에 따른 사망자는 700명을 넘어선 것으로 파악됐다. 전날 300명이던 사망자 수가 하루 새 2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특히 이스라엘 남부 레임 키부츠에서 열린 음악축제 행사장 주변에서는 무려 260구의 시신이 무더기로 발견되기도 했다.

이스라엘의 보복공격이 집중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사망자도 40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날 저녁까지 집계된 사망자 수가 413명이라고 밝혔다. 이 중 아동과 청소년은 78명, 여성은 41명이다. 이스라엘과 가자지구 양측 사망자 수만 총 1100명에 달하는 셈이다.

사망자 중에는 외국인도 다수 포함됐다. AP통신은 미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최소 4명의 미국인이 사망하고 7명이 실종됐다고 보도했다. 영국·프랑스·우크라이나 등에서도 희생자가 나왔고, 부상자 역시 급증하고 있다. 이날까지 이스라엘에서 2100명, 가자지구에서 2300명이 부상자로 보고됐는데 실제 부상자는 5000명을 웃돌 것으로 양측 정부는 추정하고 있다.

이날 하마스는 이스라엘에 대한 공습으로 150명이 넘는 인질을 붙잡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마스는 지난 7일 이스라엘 남부 지역을 집중 공격하며 여성과 어린이, 노인을 포함해 최소 수십명을 인질로 잡아 가자지구로 끌고 간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정확한 숫자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하마스의 기습공격을 받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8일(현지시간) 가자지구를 공습하고 있다. [AFP = 연합뉴스]

하마스가 억류한 인질 중에는 미국인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마이클 헤르초그 주미국 이스라엘대사는 CBS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인질 중 미국인도 있는가’라는 질문에 “있는 것으로 이해하지만 (숫자 등) 자세한 내용은 모른다”고 답했다. 미국 CNN과 이스라엘 일간지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미국 팝 스타 브루노 마스도 이스라엘 텔아비브 공연을 앞두고 현지 공항에 머물다 8일 탈출했다. 마스는 지난 4일 이스라엘에서 첫 공연을 개최했고, 7일 두 번째 공연을 할 예정이었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주민들은 이스라엘 보복공격을 피해 피란길에 나섰다. 이날 타스통신에 따르면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은 “지난 8일 오후 9시 기준 팔레스타인인 12만3538명이 이동했다”고 전했다. 이는 가자지구 전체 인구(230만명)의 약 5%를 차지하는 규모다.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RWA)는 “지난 밤 사이 안전한 곳을 찾아 집을 떠나야 하는 사람의 수가 크게 늘었다”며 “약 7만4000명이 대피소 64곳에 머물고 있다”고 발표했다. 전쟁이 지속되면 그 숫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가자지구 북부 주민들은 공습을 피해 남부로 이동 중이지만 민간인 피해는 이어지고 있다.

가자지구는 이스라엘의 전력 공급 중단과 외부의 연료·물품 전달 차단 조치로 전력난과 식료품 고갈 위기에 처해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은 성명을 내고 “가자지구에 식료품을 공급하기 위한 인도적 통로를 만들어달라”고 촉구했다.

송광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