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 개입 정황 속속 드러나… 美·이란 대리전 확산 우려 [이스라엘·하마스 무력충돌]
이스라엘·사우디 등 관계 회복 분위기
이란, 중동 내 고립 우려 나날이 커져
WSJ “이란 지원 받는 4개 무장 정파
하마스·헤즈볼라·PFLF·PIJ 등 모여
이스라엘 포위 공격 협의… 이란, 승인”
이란, 배후설 부인 속 하마스·PIJ와 통화
바이든, 네타냐후와 통화… 지원 확고
이스라엘, 가자지구 전면 봉쇄 나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이슬람 무장정파 하마스 간의 무력 충돌(이·하마스 충돌)이 이스라엘의 공식 전쟁 선포와 함께 전면전으로 번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 경우 자칫 미국과 이란의 대리전으로까지 확산할 수 있어 우려된다.
전선 향하는 이스라엘軍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이슬람 무장정파 하마스 간 무력 충돌이 벌어진 가운데 이스라엘 남부 도시 스데로트 부근 고속도로에서 8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의 자주포와 장갑차들이 줄지어 이동하고 있다. 스데로트=AFP연합뉴스 |
신문은 IRGC의 더 큰 계획은 가자지구에 대한 하마스의 습격에 이어 PIJ의 서안지구 공격, 헤즈볼라와 PFLF의 이스라엘 북부 공격을 통해 이스라엘을 사방에서 포위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헤즈볼라는 8일 레바논과 접경한 골란고원에 있는 이스라엘 점령지 셰바팜스를 향해 여러 발의 로켓과 박격탄을 쏘며 이·하마스 충돌에 가세했다.
유엔 주재 이란 대표부 대변인은 ‘이란 배후설’을 부인했다. 대변인은 8일 밤 발표한 성명에서 “우리는 팔레스타인의 행동을 확고히 지지하지만, 팔레스타인의 대응에는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은 이날 하마스 수장 이스마일 하니예, PIJ 지도자 지야드 알 나할라와 각각 통화를 이어 갔고, 별도의 성명을 통해서도 팔레스타인에 대한 지지 입장을 확고히 했다.
이란은 배후설을 부인했으나, 이번 충돌의 배경에는 최근 미국의 주도 아래 이슬람 수니파 종주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이스라엘과 관계 정상화 수순에 접어드는 것을 탐탁지 않아 하던 시아파 종주국 이란의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2020년 미국의 중재로 아랍에미리트(UAE)와 바레인이 이스라엘과 평화협정(아브라함 협정)을 맺은 데 이어 사우디마저 이스라엘과 수교를 추진하자 팔레스타인과 이란의 고립 우려는 최근 나날이 커지던 상황이었다.
특히 이번 이·하마스 충돌에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원하는 입장과 달리 미국과 이란의 외교적 이해관계가 더욱 긴밀히 얽혀 있어 대리전으로의 확전이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스라엘이 이웃 국가들과 관계를 정상화하는 것에 반대하는 세력이 이란, 하마스, 헤즈볼라라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하마스의 공습 이후 48시간 동안 총 30만명의 이스라엘 예비군이 동원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번 충돌의 첫 변곡점으로는 가자지구로의 이스라엘 지상군 투입 여부가 꼽힌다. 지상군이 투입되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간 전면전이 개시되고, 주변국까지 여기에 가세할 경우 제5차 중동전쟁이 불가피해진다.
이스라엘군은 9일 가자지구 분리장벽 주변 지역의 통제권을 회복했다고 주장했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이날 가자지구에 대한 전면 봉쇄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도 이같은 이스라엘의 대응이 “중동을 변화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지안 기자 eas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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