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국제 OTT 페스티벌에 체계적 지원을

2023. 10. 9.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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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창희 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장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를 비롯한 디지털 매체 위주로 동영상 시장이 재편되고 있다. 국내 VOD(주문형비디오) 시장에서 SVOD(구독형 VOD)는 넷플릭스가, AVOD(광고형 VOD)는 유튜브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K-OTT 사업자들이 고군분투하고 있다.

국내는 OTT 사업자들이 적자를 감수하고 꾸준한 투자를 해오고 있는 덕분에 유럽 등과 달리 미국 사업자들에 의해 시장이 완전히 잠식당하는 최악의 상황은 면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와 같은 적자 구조가 지속돼 K-OTT 사업자들이 시장에서 버티지 못한다면 글로벌 OTT 사업자가 국내 OTT 시장을 독점할 수 있는 위험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처럼 K-OTT 사업자의 도약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 속에서 의미 있는 행사가 개최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한 '국제 OTT 페스티벌'이 부산에서 지난 7일과 8일 양일간 진행됐다. '국제 OTT 페스티벌'에는 국내·외 OTT를 비롯하여 제작사 등 250여개사가 참석해 글로벌 교류 및 협력에 대해 논의하는 장을 가졌다.

이번 페스티벌에서는 티빙, 웨이브, 쿠팡플레이, 왓챠가 참여한 미디어데이를 시작으로 '국제 OTT 시상식', 국내 OTT 사업자의 투자유치 기회를 제공한 '투자유치 쇼케이스', 국내·외 OTT 관련 관계자들의 교류의 장이 된 'K-OTT의 밤', 아직 공개 전인 미개봉 신작을 소개하는 'OTT 시사회' 등 의미 있는 행사가 다수 진행됐다.

제1회 시상식에서 혁신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에 수여하는 뉴테크상은 '티빙'이 수상했다. 티빙은 빅이벤트를 안정적으로 송출하며 접근성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했다. '티빙'의 이 같은 기여는 향후 보다 향상된 품질을 이용자에게 제공할 것이라는 기대를 심어준 것으로 평가받을 만하다.

K콘텐츠해외확산상에는 북미로 진출한 웨이브아메리카가 수상했다. 국내 OTT 시장의 가장 중요한 과제 중 하나인 글로벌화에 웨이브가 기여했다고 평가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 베스트OTT오리지널상은 웨이브에서 방영된 '약한영웅 클래스1'이 수상했고, 베스트크리에이티브상은 디즈니플러스의 '무빙'이 수상했다.

'무빙'은 베스트크리에이티브상뿐 아니라 베스트디지털VFX작품상, 작가상 등 6개 부문에서 수상하는 성과를 달성했다. OTT 산업 유공상은 국내 최초 해외진출을 시도한 왓챠가 수상했다. 왓챠의 과감한 시도가 OTT 산업 성장에 기여한 것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이번 행사에서는 약 360억원의 투자 의향을 확인하는 성과도 있었다.

필자가 진행을 맡았던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최주희 티빙 대표, 이태현 웨이브 대표, 김성한 쿠팡플레이 대표, 허승 왓챠 이사는 이번 페스티벌의 의의를 높게 평가하며 앞으로도 이 같은 교류와 투자유치의 기회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최주희 티빙 대표는 과기정통부가 애써온 불법 콘텐츠 유통 방지 노력을 지속해줬으면 좋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투자와 혁신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서비스 품질을 높이는 것은 사업자의 몫이지만 건강한 생태계를 조성하고 성장 기반을 제공하는 데에는 정부의 역할도 필요하다. 그런 측면에서 OTT 산업 진흥에 있어 과기정통부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과기정통부가 진행한 이번 '국제 OTT 페스티벌'은 사업자들에게 교류와 투자유치의 장을 마련했다는 것에 큰 의의가 있지만 상징적인 의미도 크다. OTT 진흥을 담당하고 있는 주무부처인 과기정통부가 OTT 진흥에 그만큼 큰 관심을 갖고 있다는 의지를 이번 페스티벌 개최를 통해 보여줬기 때문이다.

또한, 국제 행사이니만큼 영화, 드라마를 포함해 독보적인 콘텐츠 경쟁력을 갖고 있는 대한민국이 OTT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국제적으로 알렸다는 점에 있어서도 각별한 의의를 지닌 행사였다고 할 수 있다.

국내 미디어 산업은 콘텐츠 경쟁력을 기반으로 의미 있는 성과들을 거둬왔으나 OTT가 글로벌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다면 콘텐츠 경쟁력을 제한적으로 활용할 수밖에 없다. 넷플릭스와 같은 글로벌 사업자의 유통망에 의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고려할 때 국내 OTT 사업자의 글로벌 경쟁력 제고는 가장 중요한 미디어 산업의 과제 중 하나다. 이번에 개최된 국제 OTT 페스티벌은 K-OTT 도약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해주는 중요한 행사였다.

페스티벌의 성과와 상징성을 고려할 때 더욱 많은 예산이 투입돼 내년에는 행사의 규모가 좀 더 커졌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K-OTT의 도약으로 대한민국의 미디어·콘텐츠 분야의 경쟁력이 더욱 높아지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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