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에도 지킨 '조선어'…한글날 맞아 문제 풀어보니 [보니보니]
가보니 해보니 들어보니 그래서 보니보니. 취재기자가 매일 머리를 쥐어뜯고 있습니다. 오늘(9일)도 뉴스5후의 활력소 정희윤 기자 나와 있는데 오늘은 뭔가 스튜디오가 색다르네요. 갑자기 칠판도 놓여져 있습니다. 오늘은 도대체 무슨 보니를 준비했길래 그래요? 문제를 냅니까?
[기자]
맞아요, '풀어보니' 입니다. 한글날이 무슨 날인지는 다 아시죠. 훈민정음이 언제 창제됐는지 다들 아시나요?
[앵커]
벌써 문제 나오네요. 오늘은 문제 풀어보니군요. 제가 정확히 알고 있습니다. 세종 25년(1443년)에 창제 된 후 1446년(세종 28년)에 반포.
[기자]
맞습니다. 한글날은 반포를 기준으로 햇수를 헤아리죠. 오늘은 훈민정음 반포 577돌 한글날입니다. 질문 또 하나. 이 한글을 지키기 위해 1928년 프랑스 소르본대학교에 가서 당시 조선어를 녹음한 분이 있는데, 누굴까요?
[앵커]
1928년이면 95년 전, 그러니까 일제강점기 때네요. 이분 이야기가 영화로도 나왔던 것 같은데 이분의 존함은 가물가물해요.
[기자]
조선의 언어학자 이극로 선생입니다. 일제의 탄압으로 우리 한글을 잃어버릴까 걱정하신 거죠. 2011년 프랑스 국립도서관에서 발견됐는데, 현존하는 한국어 음성 자료 중 가장 오래됐다고 합니다. 이극로 선생의 육성 들어볼까요?
[이극로 음성 : 조선글씨와 조선말소리 이제 쓰는 조선글씨는 조선임금 세종이 서력 1443년에 대궐안에 정음궁을 열고 여러학자로 더불어 연구하신 끝에 온전히 과학적으로 새로 지어진 글씬데 서력 1446년에 안팎에 되었습니다]
[앵커]
당연하게 생각했던 우리 언어인데 이걸 지키기 위해 저렇게까지 노력한 분이 있다니 여태까지 한글을 올바르게 사용해왔나 반성하게 되네요.
[기자]
저도 맨날 신세대라면서, 오히려 신조어를 공부하고 외래어를 당연하게 사용하고는 했는데 반성 많이 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앵커들과 우리 시청자분들에게 문제를 좀 내려고 합니다.
[앵커]
그래서 저 칠판이 있던 거군요. 풀어보니, 가시죠.
[기자]
일단 이 O,X 팻말을 들어주시고요. 제가 단어를 이야기하면 이게 우리말인지 아닌지 맞추면 됩니다. 자 첫번째 문제입니다. 부부가 사이가 좋을 때 흔히들 뭐라고 하죠?
[앵커]
잉꼬부부.
[기자]
맞습니다. 이건 그러면 우리말일까요 아닐까요? 네, 아닙니다. 원앙부부가 우리말입니다. 잉꼬는 앵무새 앵, 노래 가(鸚哥), 즉 '인코'라고 하는 일본식 한자 표현이에요.
두번째 문제입니다. 유도리있게 좀 하자! 이런 말 많이 하죠? 이건 우리말일까요 아닐까요? 뭔가 아닌 것 같죠. 이건 우리나라 표준어 사전에도 없는 일본어입니다. 시간·금전·기력 등의 여유를 뜻하는 일본어 '유도리(ゆとり)'에서 온 말이라고 해요.
세번째 문제입니다. 이번에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많이 틀리는 맞춤법을 하나 들고 왔어요. 쟤 참 특이해, 라고 말할 때 희안하다 일까요, 희한하다 일까요? 드물 희, 드물 한을 사용해 희한하다 가 맞습니다.
[앵커]
우리가 일상적으로 쓰는 말에 외국에서 온 표현이 참 많네요. 맞춤법도 헷갈리는군요.
[기자]
맞아요. 이뿐만 아니라 요즘은 신조어를 많이 쓰고 이거로 신세대다 아니다를 가르기도 하는데 여기서 추가 문제 좀 드릴게요. 인정합니다 대신 요즘 어떤 말 쓸까요?
[앵커]
어 인정. 뭐 이런 거?
[기자]
요즘 인기가 너무 많은 아이돌 노래 제목이기도 한데요. 디토합니다, 라고 한다네요. 디토가 인정한다, 동의한다는 뜻을 가진 영어단어거든요.
[앵커]
우리말을 애용해야 하는데 유행 쫓아간다, 하면서 이런 말을 나쁜 뜻으로 쓰는 건 아니겠지만 그래도 우리말을 지켜가면서 또 그런 게 유행이 되는 날이 오기를 한글날에 생각을 해보면서 오늘 풀어보니, 의미 있게 잘 풀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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