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통 나타날 조짐 보이면 빨리 '예방약' 먹는 게 좋아"

권대익 2023. 10. 9.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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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을 찾는 환자가 호소하는 3대 증상인 두통, 복통, 어지럼증 가운데 두통이 단연 1위다.

"2차 두통은 '벼락 두통'이라는 별칭이 있을 만큼 1분 이내 순식간에 엄청난 두통이 생긴다. 덧붙여 뇌종양 등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이 발생 원인일 수 있어 매우 위중한 상황이다. 앞서 두통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의 90%가 1차 두통이라고 했는데, 응급실을 찾는 두통 환자의 42%가 2차 두통이다. 응급실을 찾은 2차 두통 환자 가운데 40%까지 뇌종양·뇌출혈이 발생했기에 갑자기 두통에 마비 등의 증상까지 나타나면 즉시 응급실로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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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에게서 듣는다] 주민경 세브란스병원 신경과 교수
자신도 편두통 환자라는 주민경 세브란스병원 신경과 교수는 "만성 두통이 시작될 것 같은 조짐이 보이면 예방약을 먹는 게 두통 해소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세브란스병원 제공

병원을 찾는 환자가 호소하는 3대 증상인 두통, 복통, 어지럼증 가운데 두통이 단연 1위다. 두통은 전 인구의 70% 정도가 겪을 정도로 매우 흔한 증상이다. 여성의 66%, 남성의 57%는 적어도 1년에 한 번 이상 겪는다.

두통 원인도 300가지가 넘을 정도로 많고, 증상도 다양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두통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20년 87만6,084명에서 2022년 112만4,089명으로 늘어났다.

대한두통학회 회장을 맡고 있는 주민경 세브란스병원 신경과 교수를 만났다. 주 교수는 “두통은 원인과 종류가 워낙 다양하기에 전문의 진료를 통해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두통 양상이 매우 다양한데.

“두통은 크게 1차 두통과 2차 두통으로 나뉜다. 두통 원인 질환을 특정하기 어려울 때를 1차 두통, 인과관계를 확인할 수 있으면 2차 두통이라고 한다. 두통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의 90%가량이 1차 두통이다.

1차 두통으로는 갑자기 긴장해 스트레스나 불안감을 느끼면서 평소 없던 두통이 발생한다면 ‘긴장형 두통’, 뒤통수를 바늘로 찌르는 듯한 ‘찌름 두통’, 눈이나 관자놀이 주위에 통증을 느끼며 눈물·콧물이 나오기도 하는 ‘군발(群發·cluster) 두통’ 등이 있다. 또 빛이나 소음에 예민해지고 심하면 구토 증상까지 나타나는 ‘편두통(偏頭痛·migraine)’도 있다.

반면 두통을 거의 앓지 않던 사람이 갑자기 심한 두통과 함께 팔다리 마비·발음 장애·시력 저하 등이 나타난다면 뇌출혈 등 ‘뇌졸중에 의한 두통’이 가능성이 높다. 뇌졸중에 의한 두통이 대표적인 2차 두통이다.”

-2차 두통이 생기면 곧바로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는데.

“2차 두통은 ‘벼락 두통’이라는 별칭이 있을 만큼 1분 이내 순식간에 엄청난 두통이 생긴다. 덧붙여 뇌종양 등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이 발생 원인일 수 있어 매우 위중한 상황이다. 앞서 두통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의 90%가 1차 두통이라고 했는데, 응급실을 찾는 두통 환자의 42%가 2차 두통이다. 응급실을 찾은 2차 두통 환자 가운데 40%까지 뇌종양·뇌출혈이 발생했기에 갑자기 두통에 마비 등의 증상까지 나타나면 즉시 응급실로 가야 한다.”

-편두통은 집안 내력이 주원인이라는 말이 있는데.

“두통은 머리가 맥박처럼 뛰는 것 같은 지끈거리는 통증이 4~72시간 지속되면서 구역감·체함·메스꺼움 등과 같은 소화기 증상이 동반한다. 일상생활을 하지 못할 정도로 통증이 심해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이러한 환자의 10명 중 8명은 다른 가족 구성원들도 편두통을 앓는 경우가 많다. 편두통이 있으면 뇌에 염증이 있을 때 나오는 특정 단백질(CGRP)의 혈중 농도가 높다는 국내 연구 결과도 있다.

영국의 과학 전문지 ‘네이처 유전학’에서도 영국‧독일‧네덜란드‧핀란드 등 편두통 환자 6,000여 명을 분석해보니 특정 유전자에 이상이 있으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편두통이 생길 위험이 20%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그렇다고 유전병이라고 보긴 어렵지만 부모가 편두통을 앓았다면 자녀도 고통받을 가능성이 크다.”

-두통 치료는 어떻게 하나.

“두통에는 예방적 치료가 가장 중요하다. 편두통 등 두통이 1주일에 2일 이상 나타난다면 통증이 시작할 것 같은 느낌이 들면 재빨리 두통 예방약을 먹는 게 좋다. 이를 ‘급성기 치료’라고 한다. 두통 예방약으로는 ‘엠겔러티(일라이 릴리)’ ‘아조비(테바)’ 등 칼시토닌유전자 관련 펩타이드(CGRP) 주사제(국내 출시)와 ‘너택ODT(화이자)’ ‘큐립타(애브비) 등 게판트 계열 경구용 CGRP 억제제와 ‘자브즈프레트(화이자)’ 같은 비강 분무형 CGRP 억제제가 있다. 두통 예방약은 중독성이 없다. 두통이 심각하면 신경을 마비시키는 성상 신경절 블록 등 신경차단술을 받을 수 있고, 또 머리에 직접 ‘보톡스’를 놓는 것도 방법이다.

통증을 일으키는 생활 습관을 면밀히 살피는 것도 두통을 줄이는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카페인이 많이 함유된 음료를 마시거나 과음하거나 수면 부족 등 원인을 파악해 이를 삼가는 것이다.”

-두통을 예방하는 방법은 없나.

“규칙적인 식사와 운동, 적절한 수면이 가장 좋다. 6시간 이상 음식을 먹지 않았을 때 혈당이 낮아져 두통이 생길 수 있다(대한두통학회). 따라서 적은 양이라도 규칙적으로 식사하는 게 두통 예방에 좋다. 또한 어깨 근육이 뭉치면 잘못된 자세로 인해 혈액순환이 잘 안 돼 두통이 생길 수 있기에 스트레칭과 운동을 자주 시행하는 게 바람직하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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