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양수발전 등 '스토리지믹스'로 신재생 출력 보완

세종=박신원 기자 2023. 10. 9.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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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중순 연도별 ESS 확충안 발표
들쭉날쭉 발전량 보완할 ESS 절실
양수발전·압축공기 저장이 대안으로
발전소 짓는데 10년 가량 걸리지만
BESS보다 비용 적게들어 경제성 UP
배터리 화재 취약성 문제도 해결
[서울경제]

신재생에너지발전의 변동성을 완화하기 위한 백업 설비인 에너지저장장치(ESS)의 연도별 확충 로드맵이 마련된다. 특히 전통적으로 활용해온 리튬이온 배터리 저장장치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양수 발전 등을 확충하는 등의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9일 세종 관가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르면 이달 중순께 ESS 연도별 확충 로드맵을 발표한다. 로드맵에는 리튬이온 배터리 중심으로 고려해오던 저장장치의 종류를 양수 발전, 압축공기 저장장치, 나트륨황 배터리 등으로 다양화해 ‘스토리지 믹스’를 꾀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ESS는 날씨에 따라 발전량의 변동성이 큰 재생에너지발전의 특성을 보완해 전기를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저장장치다.

앞서 10차 전기본은 재생에너지 백업 설비 구성 계획을 2023~2026년, 2027~2030년, 2031~2036년 단위로만 제시했었다. 특히 ‘장주기 에너지저장장치(BESS)’의 연도별 누적 설치 용량은 2026년까지 0.83GWh, 2030년까지 18.47GWh로 ‘야금야금’ 늘어나다가 2031년 이후부터 2036년까지 124.97GWh로 급격히 늘어난다. 이처럼 2031년 이후에 설비 계획이 집중돼 구체적인 계획을 미리 제시하지 않으면 목표를 달성하기 힘들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정부는 이번 로드맵을 통해 관련 업계에 구체적 시그널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간 재생에너지의 변동성은 안정적 전력 운영을 저해하는 고질적 문제로 꼽혀왔다. 태양광·풍력 발전 등은 날씨에 따라 발전량 차이가 커 전력수요에 맞춰 공급을 조절하기가 힘들다. 이 때문에 발전량이 많을 때 남는 전기를 저장했다가 발전량이 적을 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ESS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재생에너지발전 비중이 확대되고 일부 지역에 보급이 집중되면서 수급 불균형과 주파수 안정도가 저하되는 등 계통 불안정도 심화하고 있다. 계통 차원에서는 해외와 연결돼 있지 않은 한국의 지리적 특성상 국내에서 남는 전기를 저장해야 할 필요성이 더욱 크다는 지적이다. 최근에는 봄과 가을철 전력 과잉 공급 우려가 커지면서 전력수급 대책 마련의 중요성도 강조되고 있다.

산업부는 이번 로드맵을 통해 ESS 확충 방안을 연도별로 자세히 제시하는 한편 저장장치 유형 다양화, 용량을 확대해 비용을 낮추는 방안 등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령 저장장치는 리튬이온 배터리를 중심으로 계획해왔다면 이번에는 양수 발전, 압축공기 저장장치, 나트륨황 배터리 등으로 유형을 다양화하는 전략을 담을 예정이다.

배터리를 이용한 저장장치(BESS·배터리 저장 에너지 시스템)의 경우 화재 가능성과 비용 문제 등이 아킬레스건으로 꼽혀왔다. 기껏 BESS를 구축해놓아도 화재로 쓰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화재 문제를 해결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점도 저장장치 구축 계획이 2031년 이후로 밀려 있는 이유다. 한국전력의 재무 상황 탓에 투자 여력이 마땅치 않은 점도 고려하면 스토리지 믹스의 필요성은 더 커지고 있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이 중에서도 양수 발전은 스토리지 믹스의 유력한 대안으로 꼽힌다. 10차 전기본에 따르면 2031년에서 2036년까지 1.75GW의 양수 발전 시설이 설치된다. 양수 발전은 발전소를 짓는 데 10년가량의 시간이 걸린다는 점은 한계지만 BESS보다 비용이 적게 들고 대용량 에너지 저장 방식이라는 점은 장점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정부는 양수 발전의 용량을 당초 계획보다 확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BESS의 경우 국내 배터리 업계 생산 시설이 해외에 집중되고 있어 수입산 배터리를 활용할 수밖에 없다는 점도 문제다. 유승훈 서울과기대 에너지정책학과 교수는 “재생에너지가 많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ESS 구축은 절실하다”며 “향후 몇 년간 연구개발을 하고 언제부터 실용화해 보급을 할 것인지 등 스토리지 믹스에 대한 체계적인 계획을 수립해야 하는 절박한 시점에 직면해 있다”고 설명했다.

세종=박신원 기자 sh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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