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매출 0원 코인마켓만 10곳… 더 심해진 가상자산거래소 양극화
국내 가상자산사업자들의 격차가 점점 커지고 있다. 원화마켓 거래소 내에서도 자금 편중이 심화되는 가운데 코인마켓 거래소와 원화마켓 거래소 간 차이는 더욱 양극화되는 분위기다.
올 상반기 가상자산 가격 상승으로 인해 거래소 전체 영업이익은 증가했으나 코인마켓 사업자 21개 중 10개사는 거래 수수료 매출이 없어 사업 영위가 불투명한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는 국내 가상자산시장 현황 파악을 위해 35개 신고 사업자에 대한 상반기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9일 이같이 밝혔다. 이 중 가상자산거래소(거래업자)는 모두 27개로, 이중 1개는 사실상 영업을 중단해 실제로는 26개 거래소가 사업을 영위 중이다. 업비트와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 등 원화마켓 거래소 5곳을 제외한 나머지 21곳은 코인마켓 거래소다.
이들 가상자산 거래소의 올 상반기 총영업이익은 2273억원으로 직전분기 1249억원 대비 82% 급증했다. 같은 기간 원화 예치금 역시 3조6000억원 규모에서 4조원으로 4000억원(11%) 가량 늘어났다. 가상자산과 관련해서는 시가총액이 상반기 기준 28조4000억원으로 1개 분기 만에 9조원이 늘면서 두 배(46%) 가까이 불어났다. 올 초부터 금리 인상 종료 기대감 등으로 가상자산 투자심리가 개선되면서 전반적인 가상자산 가격이 상승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용자와 거래 규모 자체는 다소 줄었다. 원화마켓 거래소의 경우 올해 6월 말 기준 실제 이용자 수는 596만6305만명으로 지난해 12월 말 617만8735명 대비 감소했다. 전체 거래업자 기준 일평균 거래규모도 2조9000억원으로 직전분기(2조9400억원)보다 1.3%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거래소 외에 가상자산 지갑·보관 사업자 8개사(1개사는 사실상 영업 중단)의 경우 6월 말 기준 고객 수탁고가 법인 3조원, 개인 1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각각 26%, 20%씩 증가했다. 다만 매출액(198억원)과 영업이익(35억원)은 같은 기간 각각 48%, 71% 감소한 수치다. 지난분기와 비교해 법인 고객은 21% 증가한 반면 개인 고객은 1.6% 줄었다.
눈에 띄는 부분은 원화마켓과 코인마켓 간 격차는 물론 원화마켓 내에서도 시장 점유율이 계속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전체 가상자산 시가총액 28조4000억원 중 원화마켓이 98.2%인 27조9000억원을 차지하고 있으며 코인마켓 시가총액은 1.8%인 5000억원에 불과하다. 지난해 말 기준 원화마켓 시가총액이 전체의 97%인 18조8000억원, 코인마켓이 3%인 6000억원이었던 점과 비교하면 원화마켓 비중이 더 확대된 셈이다.
영업이익을 살펴보면 코인마켓은 사실상 고사 위기에 처했다. 상반기 원화마켓은 2598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반면 코인마켓은 325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원화마켓 중에서도 국내 최대 거래소인 업비트의 영업이익이 3206억원, 2위인 빗썸의 영업이익이 125억원으로 집계돼 사실상 나머지 3개 사업자는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코인마켓 사업자 21곳 중 18곳은 자본총계가 마이너스인 '완전자본잠식' 상태로 나타났다. 10곳은 거래소 수수료 매출이 아예 없었다. 이용자 확대를 위해 무리하게 거래수수료 무료 이벤트 등을 진행하다 보니 실제 거래가 발생하더라도 수수료 매출이 없는 '악순환'이 이어지는 것이다.
일부 코인마켓 거래소가 꾸준히 원화마켓 진출을 시도하고 있지만 은행 실명계좌 확보나 금융당국 심사의 높은 벽을 통과하기가 쉽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현행 특정금융거래정보법(특금법)에 따라 국내에서 원화로 가상자산 매매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거래소는 은행의 실명 입출금 계정(실명계좌)을 확보해야만 한다. 그렇지 않은 경우 가상자산 간 거래 서비스(코인마켓)만 제공할 수 있다.
코인마켓 거래소 관계자는 "사실상 현재 코인마켓거래소의 원화마켓 진출은 불가능한 수준"이라면서 "가상자산 시가총액 98%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원화마켓 거래소 내에서도 특정 거래소의 독주가 이어지면서 양극화가 심화되는 중"이라고 말했다.신하연기자 summer@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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