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평 황금박쥐상 몸값 5배 뛰어 129억, ‘보안 끝판왕’ 둥지로 옮긴다
27억에서 129억원으로 몸값 5배 뛰어
순금 162kg을 넣어 만든 전남 함평군 ‘황금박쥐상’이 보안이 강화되고 관람하기 쉬운 장소로 옮겨진다. 2008년 설치된 지 16년 만이다.
함평군은 “매년 봄·가을 축제 때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함평엑스포공원 안에 별도의 전시관을 만들어 옮길 예정”이라고 9일 밝혔다. 함평군은 엑스포공원 나비곤충생태관 옆에 2층 규모의 문화유물전시관을 만들고, 1층 입구 쪽에 87㎡(26평) 규모의 ‘황금박쥐전시관’을 따로 만들어 황금박쥐상을 설치한다. 오는 12월 시작해 내년 4월 말쯤 이전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황금박쥐상은 2008년 순금 162㎏을 넣어 폭 1.5m, 높이 2.18m 크기로 만들어져, 엑스포 공원에서 500m가량 떨어져 있는 함평읍 화양근린공원 내 황금박쥐생태전시관에 보관돼 있다. 평소엔 4중 철통 보안 속에 비공개하고, 매년 봄 ‘함평나비대축제’, 가을 ‘대한민국 국향대전’ 때 보름 정도씩 일반에게 공개해 왔다.
제작 당시만 해도 황금박쥐상 가격은 27억원 정도였는데, 금값 상승으로 지금은 129억원(6일 기준 시세)에 이른다. 15년 만에 5배가 된 것이다. 귀한 몸값만큼 절도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2019년 3월 3인조 절도단이 절단기와 해머를 들고 황금박쥐 조형물을 훔치려다 미수에 그친 사건도 발생했다. 이들은 잠금장치를 제거한 입구 철제 셔터가 3분의 1쯤 올라갔을 즈음 요란한 도난 경보음이 울리자 범행 도구를 그대로 내려놓고 달아났으나 이후 수사에 나선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함평군은 황금박쥐상 이전 사업에만 5억원을 투입한다. 이 중 상당액이 보안 시스템 관련 비용이라고 한다. 보안 셔터와 방탄유리 등 4중 도난 방지 장치를 설치하고, 연간 2200만원짜리 도난 보험에 가입할 계획이다. 24시간 보안 업체 감시 속에 공무원들이 돌아가며 2인 1조로 당직 근무도 선다. 전시관 내부에 동작 감지 센서를 달고, 전시관 내·외부에 여러 대의 CCTV도 설치할 계획이다. 김광덕 함평군 시설관리팀장은 “많은 관람객이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이전 사업을 추진하게 됐는데, 아무래도 귀한 작품이다 보니 보안 등에 신경이 많이 쓰인다”고 말했다.
황금박쥐는 1999년 2월 함평군 대동면 고산봉 지역 일대 동굴에서 집단 서식지가 발견됐다. 환경부 지정 멸종 위기 포유동물 1호, 천연기념물(제452호)로 지정돼 있다. 함평군은 발견된 황금박쥐가 모두 162마리여서 순금 162㎏을 넣어 황금박쥐 조형물을 만들었다. 순금으로만 제작하면 조형물이 뒤틀어지기 때문에 내구성을 고려해 순금 162㎏에 은(9.25㎏)과 동(13.88㎏)을 섞었다. 2008년 4월 전시를 시작했고, 금값이 올라 유명세를 치르면서 혈세 낭비 사례였던 황금박쥐상은 함평 ‘보물 1호’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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