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중동전쟁 '전운'… 외국인 매도세 지속될까

김제림 기자(jaelim@mk.co.kr), 최근도 기자(recentdo@mk.co.kr) 2023. 10. 9.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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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 새 4조 이상 매도 행진
전면전 우려 증시 변동성 확대
유가 상승시 인플레 우려 커져
긴축장기화·원화약세 부담
"러시아·우크라 사태와 달라"
증시 영향 제한적 전망도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이 9년 만에 전면전에 나서면서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한국은 한글날로 휴장한 가운데, 9일(현지시간) 뉴욕증시 3대 지수는 0.3~0.7% 하락하며 개장했다.

한 달 새 한국 증시에서 4조원 넘게 순매도하고 있는 외국인들의 매도세를 부추기며 증시 하락폭을 키울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국내 증시 전문가들은 이날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분쟁이 국내 증시 불확실성을 키워 투자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무력 분쟁으로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얼어붙고 국제유가가 오르면서 고금리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이번 전쟁이 글로벌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은 만큼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이 국제유가 상승을 초래해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줘 국채금리를 상승시킬 수 있지만 상황에 따라 경기 침체를 자극해 안전자산 선호심리로 국채금리가 하락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란의 개입 정도에 따라 영향이 크게 달라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국제유가 상승 지속성 여부가 단기적으로 국내 증시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서 연구원은 "이란이 가담하지 않았다면 영향은 단기에 그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가 불가피해 국제유가 급등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CNBC에 따르면 8일(현지시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선물시장에서 4.69% 오른 배럴당 88.67달러로 상승했다. 브렌트유는 4.53% 오른 88.41달러에 거래됐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제유가가 4% 급등하는 등 인플레이션에 안 좋은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인플레이션이 높아지면 금리가 높아져 국내 증시에도 악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사태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때만큼 큰 영향을 주지는 못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해당 지역이 유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곳은 아니고, 국내 증시도 투자심리 축소 정도로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국내 증시에서 이어지고 있는 외국인 매도세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될지 모른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최근 한 달(9월 7일~10월 6일) 동안 코스피·코스닥 시장에서 4조214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외국인 순매도세가 강해지면서 코스피는 반등하지도 못하고 한 달 새 5.5%가량 하락했다. 올해 들어 7월까지는 외국인들이 12조원어치를 순매수했지만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제외하면 순매도에 가깝고, 8월부터는 본격적인 자금 유출이 진행되고 있다.

올 상반기까지 강한 매수세를 보인 외국인들은 이미 상반기에 사들인 주식 매수액의 절반가량을 최근 석 달 새 팔아치운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의 유가증권시장 순매수액은 연초 이후 6월 16일까지 14조630억원으로 정점에 달했다가 지난 6일 7조3273억원으로 줄어든 상태다.

이 기간 외국인 순매도세가 집중된 종목은 포스코홀딩스(-5조3860억원), LG화학(-1조4059억원), LG에너지솔루션(-9042억원), 삼성SDI(-7204억원) 등 대부분 2차전지 관련주였다. 외국인 수급은 패시브 투자와 프로그램 매매 성격이 강해 위험자산 선호심리나 글로벌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환율 같은 매크로 변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지금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도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는 상황으로 미국 국채금리 상승에 따라 원화가치가 추가 하락할 수 있는 만큼 외국인의 투자심리를 살리기가 쉽지 않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5일부터 원화가치는 다소 반등하는 국면이지만 여전히 불안 요소가 남아 있어 코스피에서 외국인 순매도세는 멈추지 않고 있다. 다만 9월 수출입 동향에서도 한국 수출의 반등세가 확인된 만큼 원·달러 환율이 안정되면 외국인도 한국 증시에 복귀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김제림 기자 / 최근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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