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해야지"… 김효주 공격본능 깨운 새 목표
나흘간 선두로 통산 6승째
'평균 타수 1위' 차지하고
US여자오픈 제패도 꿈꿔
"시즌 마무리 멋지게 하고파"
"세계랭킹 1위 한번 해야지."
약 1년6개월 만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정상에 오른 김효주를 깨운 한마디다. 새로운 목표 설정을 마친 김효주는 LPGA 투어 6번째 우승을 와이어투와이어로 장식했다.
김효주는 9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더콜로니의 올드 아메리칸 골프클럽(파71)에서 열린 LPGA 투어 어센던트 LPGA(총상금 180만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2언더파 69타를 쳤다. 합계 13언더파 271타를 기록한 김효주는 공동 2위 아타야 티띠꾼(태국), 비앙카 파그단가난(필리핀)을 4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했다. LPGA 투어 통산 승수를 6승으로 늘린 김효주는 우승상금으로 27만달러(약 3억6000만원)를 받았다.
이번 대회 전까지 숍라이트 LPGA 클래식 준우승을 포함해 톱10에 7번 이름을 올린 김효주는 올 시즌 LPGA 투어에서 가장 꾸준한 선수 중 한 명이었다. 그러나 딱 하나가 부족했다. 그린 적중률 74.07%의 날카로운 아이언샷을 앞세워 매 대회 정상에 도전했지만 우승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올해 LPGA 투어 19번째 출전 대회에서는 김효주가 간절히 원하던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나흘간 선두 자리를 단 한 번도 내주지 않는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을 차지한 그는 '승리의 V'를 날리며 환하게 웃었다.
이번 대회에서 김효주가 보여준 경기력은 엄청났다. 드라이버샷부터 아이언샷, 그린 위에서 퍼트까지 모두 압도적이었다.
가장 눈에 띄는 기록은 퍼트다. 그동안 퍼트가 약점으로 꼽혔던 김효주는 이번 대회에서 라운드당 평균 퍼트 수 27개를 기록하며 이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김효주는 "올해 성적이 나쁘지 않았지만 우승이 없어 아쉬웠던 건 사실"이라며 "그동안 마음이 무거웠는데 이번 우승으로 모든 아쉬움을 날려버리게 됐다. 이번 대회를 우승으로 마무리해 정말 행복하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결과는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이었지만 김효주는 몇 번의 위기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5타 차 단독 선두로 이날 경기에 나섰지만 우승을 예감한 건 마지막 18번홀이었다"며 "와이어투와이어 우승보다 기쁜 건 내가 선두 자리를 마지막까지 내주지 않았다는 점이다. 위기의 순간에도 흔들리지 않고 잘 이겨내 다행"이라고 웃으면서 말했다.
김효주의 이번 우승은 피나는 노력의 결과다. 특히 롤렉스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등 새로운 목표 설정이 김효주가 다시 정상에 오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앞서 김효주가 기록했던 최고 순위는 세계랭킹 4위다. 김효주를 지도하는 한연희 전 한국 골프대표팀 감독은 "선수에게 동기부여와 목표 설정만큼 중요한 게 없다. 김효주도 최근 세계랭킹 1위와 US여자오픈 우승이라는 확실한 목표가 생긴 뒤 경기력이 좋아졌다"며 "주변에서 해준 '세계랭킹 1위 한번 해야지'라는 말이 김효주의 도전 의식을 깨웠다"고 설명했다.
기술적으로는 낮은 피니시로 마무리하는 스윙이 이번 대회 정상에 오르는 데 큰 힘을 보탰다. 한 전 감독은 "대회를 계속해서 치르면서 스윙 리듬이 빨라져 샷이 흔들릴 때가 종종 있었다"면서 "다행히 이번 대회에서는 피니시를 낮게 가져가면서 가장 좋았던 스윙 리듬을 되찾게 됐다"고 말했다.
올해 가장 이루고 싶은 두 가지 목표 중 하나인 1승을 달성한 김효주는 이제 베어 트로피에 도전한다. 꾸준함을 상징하는 지표인 평균 타수 1위에게 돌아가는 베어 트로피는 김효주를 포함해 모든 선수들이 가장 욕심내는 타이틀 중 하나다.
김효주는 "베어 트로피는 매년 가장 받고 싶던 상이다. 올해 베어 트로피까지 받으면 성공적인 시즌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현재 평균 타수 1위에 올라 있는데 마지막까지 잘 지켜보겠다. 베어 트로피 수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임정우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손주에 집 물려주겠다던 할아버지의 변심…주택증여 최저 왜 - 매일경제
- “굿샷보다 인증샷” 외치던 골린이들 떠나자…이 골프웨어 뜬다는데 - 매일경제
- “이스라엘 피의 보복 두렵다”…팔레스타인 12만명 피란행렬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 매일경
- “해외에서 날개돋힌듯 팔리는 이 라면”…삼양식품 ‘1조 클럽’ 눈앞 - 매일경제
- 얼굴만큼 마음도 예쁘네…송혜교가 美유명박물관에 한 기특한 행동 - 매일경제
- 한동훈 장관, 예술의전당 공연 관람에 ‘난리’ …“사진찍자” 몰려든 관객들 - 매일경제
- ‘5년전 4강’이었는데 이번엔 조기탈락…또 회자되는 박항서 신화 [신짜오 베트남] - 매일경제
- 이재용 직접 챙긴 이스라엘…불붙은 화약고에 촉각 곤두세운 기업들 - 매일경제
- 수입허용되자 난리났다…‘마스크걸’에도 나왔던 안재홍 여친 정체 - 매일경제
- 첫 남녀 동반 노메달 수모→사령탑 모두 교체 ‘비극’…아시아 3류로 전락한 한국, 앞으로가 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