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5년간 전국에서 갭투자 가장 많이 몰린 곳, 서울 용산이었다

김동욱 2023. 10. 9.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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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5년간 전국에서 기존 세입자의 전세보증금을 끼고 집을 사는 일명 갭투자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서울 용산구로 나타났다.

특히 정부의 규제 완화로 투자 수요가 가장 몰리는 서울에서도 갭투자가 더 수월해진 만큼 정부의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에서 제출받은 '임대보증금 승계 현황(2018년 1월~2023년 8월)'을 분석한 결과, 서울 용산구의 갭투자 비율이 56.1%로 전국 1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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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이전 등 호재에 갭투자자 몰려"
서울의 한 부동산중개업소에 전월세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최근 5년간 전국에서 기존 세입자의 전세보증금을 끼고 집을 사는 일명 갭투자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서울 용산구로 나타났다. 특히 정부의 규제 완화로 투자 수요가 가장 몰리는 서울에서도 갭투자가 더 수월해진 만큼 정부의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에서 제출받은 '임대보증금 승계 현황(2018년 1월~2023년 8월)'을 분석한 결과, 서울 용산구의 갭투자 비율이 56.1%로 전국 1위였다.

현재 갭투자 규모를 정확히 보여주는 국가 통계는 없다. 다만 집을 살 때 제출해야 하는 자금조달계획서(규제지역 모든 거래·비규제지역 6억 원 이상)에 나오는 임대보증금 승계 통계를 보고 갭투자 규모를 추산한다. 기존 세입자 전세금을 승계한 거래를 갭투자로 간주하는 것이다.

최근 5년 동안 서울에서 자금조달계획서 제출 대상 주택거래는 총 60만5,734건이었고 이 중 23만1,759건(38.3%)이 갭투자였다. 전국 평균(27%)을 크게 웃도는 수치로 시·도 가운데 갭투자 비율이 가장 높았다.

전국 시·군·구 단위로 세분화하면 서울 용산구가 1위다. 자금조달계획서가 제출된 주택 거래 1만5,486건 중 절반이 넘는 8,676건이 갭투자였다. 매매 거래 2건 중 1건이 기존 전세를 끼고 집을 매입했다는 뜻이다.

시각물_최근 5년간 주택 갭투자 비율

자금 출처 조사를 시작한 2017년만 해도 서울 강남구(72%)가 갭투자 1위 지역이었지만, 현재는 37.4%로 서울 평균보다 낮다. 대통령실 이전 등 굵직한 개발 호재가 많은 서울 용산으로 갭투자자들이 대거 옮겨온 것으로 분석된다. 대형 건설사 고위 임원은 "2018년 박원순 서울 시장 주도로 용산개발 계획이 발표된 데 이어 대규모 공원 조성, 대통령실 이전 등으로 용산은 최고 투자처로 부상했다"며 "낡은 빌라촌은 이미 갭투자자들이 쓸고 갔을 정도"라고 말했다.

이밖에 서울에선 전세사기의 근원지로 꼽히는 서울 강서구(43.8%)를 비롯해 성동·양천구(43.6%), 송파구(43.2%), 마포구(42.4%) 등이 갭투자가 두드러졌다. 다만 올해 들어 주택 경기 침체로 주택 거래 자체가 줄면서 갭투자도 주춤해진 상황이다. 지난해 전국 갭투자 비율은 25% 수준이었지만, 올해(1~8월)는 16% 수준으로 낮아졌다.

그럼에도 갭투자가 완전히 꺾였다고 보긴 어렵다. 정부가 강남3구와 용산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을 전부 규제지역에서 해제한 여파로 갭투자 여건은 더 좋아진 탓이다. 과거엔 규제지역 아파트를 사면 반드시 2년 거주해야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받았지만, 지금은 비규제지역이 된 서울 아파트를 사면 직접 거주하지 않고 전·월세를 내줬다가 2년 뒤 집을 팔아도 양도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 김 의원은 "최근 서울 중심으로 집값이 심상찮은 만큼 정부가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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