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2개주 지방선거서 여당 참패…보수·극우당 약진
8일(현지시간) 독일 2개 주에서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이끄는 집권 ‘신호등’ 연립정부가 보수·극우 정당의 약진에 밀려 참패했다. 극우 정당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독일을 위한 대안’(AfD)은 존재감을 드러내며 헤센주에서 2위로 올라섰다.
9일 서부 헤센주 주의회 선거 개표결과(투표율 66%)에 따르면 보수 야당인 기독민주당(CDU)이 득표율 34.6%로 1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1위보다 더 눈에 띄는 것은 ‘반(反)이민’을 전면에 내세운 극우 성향 정당 AfD의 약진이다. AfD은 18.4%를 득표해 기민당에 이어 2위에 올라섰다. 5년 전과 견주어 5.3%포인트 상승했다.
비교적 저소득층이 밀집돼 있는 옛 동독 지역에서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AfD는 이번에 독일에서 가장 부유한 지역 중 하나인 서부 헤센주에서 약진하며 영향력 확장에 속도를 냈다. AfD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중도좌파인 사회민주당(SPD)을 넘어섰고, 일부 지역에선 중도우파 기민당도 제치는 등 급부상하고 있다. 지지자들은 AfD가 이민과 고물가, 우크라이나 전쟁 문제 등 주류 정당들이 해결하지 못한 문제에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독일 일간신문 쥐트도이체차이퉁(SZ)은 “이번 선거의 물밑 승자는 AfD로, 독일이 우향우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연립정부를 구성하는 사민당과 녹색당, 자유민주당(FDP)은 각각 15.1%, 14.8%, 5%를 득표한 것으로 나타났다. 5년 전보다 4.7%포인트, 5.0%포인트, 2.5%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바이에른주에서도 연립정부에 대한 지지율이 하락했다. 녹색당은 14.4%, 사민당 8.4%, 자민당은 3%를 득표하며 5년 전보다 각각 3.2%포인트, 1.3%포인트, 2.1%포인트 표를 잃었다. 특히 자민당은 주의회 입성 조건인 5%의 득표율을 달성하지 못해 의회 밖으로 쫓겨날 위기에 처했다.
1위는 현재 주정부를 이끄는 기독사회당(CSU)이 차지했다. 기사당은 1957년 이후 이 지역에서 집권당 지위를 놓친 적이 없으나 최근 득표율이 조금씩 하락하는 추세다.
이 지역에서도 보수 정당들이 선방했다. 자유유권자연대(FW)는 대표가 학창 시절 반유대주의에 가담했다는 스캔들에도 불구하고 득표율 15.8%를 얻으며 2위에 올랐고, 극우 AfD는 14.6%를 얻으며 3위를 차지했다. 이는 5년 전보다 4.4%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연립정부가 고물가로 인한 경제적 불안, 불법 이민 문제,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우려로 유권자들의 신뢰를 잃으며 위기에 처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숄츠 총리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녹색 전환에 이르기까지 민감한 현안에서 위기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독일의 금융 중심지인 프랑크푸르트가 있는 헤센주에서 연립정부에 대한 지지율 하락은 숄츠 연합에 치명적인 위협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다.
CNN은 “이번 선거 결과가 연방 정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것”이라면서도 “다음 연방선거를 앞두고 걱정스런 신호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노정연 기자 dana_f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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