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OTT, AI로 위기 넘는다 추천·검색·제작에 전방위 투입
250개사 참여, 성장모델 모색
"한국 콘텐츠 제작 역량은 세계에서 인정받고 있지만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지속가능한 사업 모델을 갖추는 게 관건입니다."
콘텐츠웨이브·티빙·왓챠·쿠팡플레이 등 국내 주요 OTT 대표들은 최근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며 한국 콘텐츠의 높아진 위상을 반기면서도 국내 OTT가 '위기 속 기회'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태현 콘텐츠웨이브 대표는 "K콘텐츠의 파급력이 과거와는 아주 다른 수준에 도달했다"면서도 "국내 플랫폼 수준은 가입자와 자본 규모에서 글로벌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게 현실이며 글로벌 혹은 현지 OTT와 직접 경쟁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최주희 티빙 대표 역시 "차별화된 K콘텐츠의 소재 발굴과 기획 시스템, 장르를 불문하고 전 세계인의 입맛을 만족시키는 창작 역량은 전 세계 콘텐츠 시장의 중심으로 부상했다"며 "한국 내 경쟁이 치열해지고 콘텐츠 비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현 상황에서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갖춰 성장동력을 확보해나가는 것이 가장 큰 도전"이라고 평가했다.
박태훈 왓챠 대표는 "한국 OTT는 다른 개성을 지닌 플랫폼이 차별성을 내세우며 경쟁하고 있는데 이런 다양성 자체가 강점"이라면서 "지나친 경쟁적 투자가 오히려 국내 OTT 산업의 재무적 안정성을 떨어뜨리고 콘텐츠 제작 업계로까지 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김성한 쿠팡플레이 대표는 "국내 OTT의 최고 강점은 세계 최고 콘텐츠 창작 생태계와 함께한다는 것"이라며 "콘텐츠업에서는 최고의 스토리텔링이 고객에게 선택을 받는다"고 말했다.
국내 OTT는 공격적으로 자체(오리지널) 콘텐츠 제작과 구독자 확보 경쟁에 나서며 현금이 말라 업계가 공멸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웨이브와 티빙은 지난해 1200억원 내외의 영업적자를 기록했고, OTT 서비스를 종료하는 업체가 나오기도 했다. 웨이브의 경우 지난해 말 미주 지역 K콘텐츠 플랫폼 코코와를 인수해 해외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으며, 티빙은 콘텐츠 투자 효율성을 높여 내실 있게 성장하겠다는 방침이다. 국내 OTT 대표들은 인공지능(AI)이 OTT 산업의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고 봤다. 이 대표는 "OTT 서비스에는 필수적으로 AI 기술이 적용되고 고도화 연구도 한창"이라며 "콘텐츠 추천, 검색은 물론 제작 분야에서도 AI 역할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미디어 시장 재편과 콘텐츠·OTT 산업이 성장하는 데 AI의 활용과 영향력은 높아질 것"이라며 "크리에이티브, 콘텐츠 오퍼레이션 등 다양한 영역에서 AI 기술을 활용할 수 있을지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최근 미디어와 콘텐츠 기획·제작·유통 전 단계에 AI를 활용해 제작단가를 낮추는 내용의 'AI와 디지털 기반의 미래 미디어 계획'을 발표했다.
한편 지난 7일부터 이틀간 과기정통부와 부산시 주최로 부산에서 열린 국내 첫 OTT 국제행사 '국제 OTT 페스티벌'은 250여 개 국내외 OTT 산업 관계사가 참여하며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투자 유치 쇼케이스에서 국내외 주요 OTT 업체 7곳이 사업 방향을 소개했고, 국내 제작사·창작자 22곳의 콘텐츠 기획안 설명(피칭)이 이어졌다. 높은 평가를 받은 9개 콘텐츠에 대해 360억원가량의 투자 유치 의향이 확인됐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전 세계 OTT와 콘텐츠가 모이는 이번 페스티벌을 통해 새로운 글로벌 파트너십과 프로젝트가 이뤄지길 기대한다"며 "우리나라 OTT와 콘텐츠가 세계로 뻗어나가고 해외 각국과 장벽 없이 교류하는 글로벌 미디어 강국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부산 강봉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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