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된 PC 산업 '폴더블'이 살려낼까

정호준(jeong.hojun@mk.co.kr), 고민서 기자(esms46@mk.co.kr) 2023. 10. 9.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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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데믹으로 PC 판매 줄자
휴대성 강조 폼팩터 속속 등장
LG·HP, 접는 태블릿 선보여

스마트폰에서 확대된 '접는 디스플레이' 폴더블 열풍이 개인형 컴퓨터(PC)에서도 불고 있다. 노트북 컴퓨터의 최대 단점인 작은 화면의 한계를 뛰어넘는 폴더블을 통해 언제 어디서든 용도에 맞춰 디스플레이를 자유자재로 조절해 사용할 수 있다는 게 주된 특징이다.

정보기술(IT) 업계에선 이러한 시장의 움직임이 엔데믹 이후 일상화된 재택근무 환경 속에서 소비자 삶의 패턴이 다변화된 게 주된 영향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례로 온·오프라인 근무 환경에서 집은 단순한 거주 공간을 뛰어넘는 '하이브리드 홈(다기능 집)'의 장소로 거듭나 그 기능이 확장된 가운데 소비자 수요 역시 한층 더 다양해졌다는 것이다.

팬데믹을 지나며 전반적으로 가라앉은 PC 시장에 이처럼 새로운 폼팩터(물리적 외형) 제품이 수요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우선 HP는 이달 중 이동식 일체형 PC 제품인 'HP 엔비 무브 24'와 17인치 폴더블 노트북 모델 'HP 스펙터 폴더블'을 한국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HP는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HP 이매진 2023' 행사를 개최하고 초고화질(QHD) 이동식 일체형 PC인 HP 엔비 무브 24를 공개했다. 상단면에 부착된 손잡이로 노트북보다 큰 데스크톱 컴퓨터 수준의 23.8인치 QHD 터치 디스플레이를 실내 여러 공간을 다니며 활용할 수 있다.

해당 제품은 이달 중순 이후 국내에 정식 출시될 예정으로 가격은 150만원대에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HP는 지난달 선보였던 17인치 폴더블 노트북 제품 'HP 스펙터 폴더블'도 10월 중 국내 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다. HP는 "제품을 180도 펼쳤을 때 두께가 8.5㎜로 세계에서 가장 작고 얇은 17인치 폴더블 PC"라고 설명했다. 국내 출시가는 미정이지만, 미국 현지에서 약 5000달러(670만원대)에 출시됐고 국내에서도 유사한 수준으로 책정될 전망이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LG전자가 지난달 한국 브랜드 최초로 폴더블 노트북 'LG 그램 폴드'를 선보였다. 펼치면 17인치의 태블릿PC로, 접으면 12인치 노트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다. 노트북, 태블릿, 전자책 등 변화하는 폼팩터에 따른 높은 활용도가 강점이다. 이달 4일부터 정식 출시됐으며 출고가는 499만원이다. 중국 브랜드 레노버와 대만의 에이수스는 앞서 폴더블 제품을 선보인 바 있다. 레노버는 2020년 세계 최초의 폴더블 노트북 제품인 '싱크패드 X1 폴드'를 출시해 국내 시장에 2021년 선보였으며, 에이수스도 지난해 9월 '젠북 17 폴드'를 국내 시장에 정식 출시했다.

올해 PC 업계 주요 플레이어인 HP와 함께 한국의 LG전자까지 뛰어들며 시장 확대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한편 스마트폰 시장에 폴더블 열풍을 몰고 온 삼성전자는 아직 폴더블 PC 제품을 내놓고 있지 않지만 향후 시장에 뛰어들 가능성이 크다.

전 세계적으로 현재 PC 시장은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하락의 영향으로 시장이 가라앉은 상황이다. 시장조사 업체 IDC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전 세계 PC 출하량은 6160만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4% 감소했다. 6분기 연속 감소세다. 이러한 가운데 기존 PC의 형태를 벗어나는 새로운 제품들이 지속적으로 등장하면서 수요 반전에 긍정적인 동력으로 작동할 수 있을지 시선이 쏠린다.

[정호준 기자 / 실리콘밸리 고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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