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와도 다른’ K-히어로물의 핵심은 ‘가족애’[스경연예연구소]

지난 7일 방송된 JTBC 새 주말극 ‘힘쎈여자 강남순’의 한 장면. 사진이 취미인 아버지와 함께 몽골로 떠났던 소녀는 아버지의 손을 놓고 미아가 되고 말았고, 가족과 헤어졌다. 소녀는 20대로 자라 부모를 찾기 위해 한국으로 왔다.
한국에서도 딸과 손녀를 찾기 위한 노력이 백방으로 이뤄졌다. 딸을 잃은 충격으로 엄마는 돈을 악착같이 긁어모아 현금재벌이 됐으며, 외할머니 또한 이에 못지않은 거부가 됐다. 이들은 이들만의 방식 돈과 사적복수를 이용해 사회정의 구현에 나선다.
최근 한국형 히어로물의 번성으로 새로운 안방의 질서가 만들어지는 가운데, 한국의 히어로물만을 규정하는 요소에 대한 분석이 한창이다. 일단 ‘가족애’가 가장 큰 흐름으로 만들어지는 분위기다.

우선 가족애를 바탕으로 하는 히어로물들의 성적이 좋게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8월 공개된 ‘무빙’은 히어로물로는 드물게 2대에 걸친 부녀, 모자 등의 이야기가 펼쳐지며 관심을 얻었다. 1대 히어로들이 정체를 숨기고 살다가 그 힘을 발현하게 되는 계기는 나란히 부성애, 모성애 때문이었다.
또한 봉석(이정하), 희수(고윤정), 강훈(김도훈) 등의 능력 역시 자신을 위해 고생한 부모들이 해를 입지 않게 하려고 각성됐다. 북한의 능력자들과의 대결은 20회에 걸쳐 조금씩 쌓여온 이들의 가족서사가 폭발하는 계기가 됐다.
최근 막을 내린 JTBC ‘힙하게’의 경우도 동물의 엉덩이를 만지면 기억을 읽을 수 있는 사이코메트리 능력자의 이야기를 다뤘지만, 그가 그 능력에 자부심을 느끼는 계기에는 가족이 있었다. 특히 주인공 봉예분(한지민)은 자신을 멀리한다고 느꼈던 할아버지 정의환(양재성)의 진심을 알게 되면서 더욱 능력이 각성한다.

비슷한 소재의 다른 히어로물들 역시 ‘가족’의 소재가 극에 짙게 배었다. tvN ‘경이로운 소문’의 국숫집 직원들은 각자 악귀를 퇴치하는 저승사자 즉 ‘카운터’들이지만 가족처럼 모여 살면서 유사가족을 형성한다. JTBC ‘기적의 형제’들은 다른 이의 고통을 전이받고, 시간을 넘나들 수 있는 능력자가 등장하지만, 그가 시간여행을 하는 이유는 형제, 즉 혈육을 찾기 위해서다.
이러한 가족 소재의 히어로물들은 전쟁으로 인한 상처(아이언맨), 초인을 양성하는 국가의 정책(캡틴 아메리카), 큰 부상의 치료(닥터 스트레인지), 초인 행성에서의 탄생(슈퍼맨) 등 개인사적인 사건으로 히어로가 되는 미국 히어로물 주인공들과는 다른 길을 걷는다.
한국형 히어로물의 주인공들은 평소 다른 이에게 드러나지 않거나, 심지어 다른 평범한 사람들보다 못한 처지의 경우가 많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힘을 실현하는 공통점이 있다.

‘무빙’의 박인제 감독은 최근 인터뷰에서 “할리우드의 편당 1000억원을 쓰는 자본력을 따라갈 수 없다. 훨씬 적은 예산으로 다른 감동을 내기 위해서는 다른 아이디어가 필요했다”고 가족애를 강조한 이유를 밝혔다. 정석은 아니지만 다른 방법으로 관객의 마음을 치고 빠지며 공략할 권투선수의 ‘아웃복싱’. K-히어로물에서는 ‘가족애’였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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