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닭면 흥행 삼양식품 '1조클럽' 눈앞
현지 맞춤형 불닭볶음면 인기
올해 매출 첫 1조원 넘을듯
영업 이익률도 두자릿수
'K라면'이 전 세계에서 인기 식품으로 자리 잡으면서 국내 라면 3사의 수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국내에서 라면 시장점유율 3위에 머물러 있는 삼양식품이 '불닭볶음면'을 무기로 해외 공략에 나서며 해외 매출 1위 농심을 추격하고 있다. 삼양식품은 2018년 이후 6년 연속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는 데 이어 올해는 사상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9일 금융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양식품의 올해 연간 매출액 추정치는 1조742억원으로 전년 대비 18.17%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44.47% 증가한 1306억원이다.
예상 영업이익률은 12.16%로 경쟁 업체인 농심, 오뚜기가 6%대인 것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연간 매출이 3조원을 넘은 오뚜기·농심과 달리 삼양식품은 1조원에 미치지 못했지만, 불닭볶음면이 해외에서 크게 유행하면서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한 것으로 분석된다.
경쟁사와 달리 해외 매출 비중이 국내보다 높은 점이 삼양식품 수익성의 배경으로 꼽힌다. 삼양식품 공시에 따르면 회사의 해외 매출액은 빠르게 증가해 지난해 처음으로 6000억원을 돌파했다. 직전 연도인 2021년 해외 매출액 3886억원에서 두 배 가까이 성장한 수치다. 지난해 판가 인상과 환율 상승 효과, 핵심 지역별 판매 채널의 법인화 전략, 해외 법인 설립을 토대로 한 신제품 출시 등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올 상반기에 삼양식품이 미국, 중국 등 해외에서 달성한 매출은 전체의 약 67%로 높은 편이다. 같은 기간 농심과 오뚜기의 해외 매출 비중은 각각 38%, 9%에 머물렀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전체 매출의 70%, 해외 매출의 84% 이상이 불닭볶음면 시리즈 10여 개 제품에서 발생했다"며 "판매관리비와 마케팅비가 들어가는 국내와 달리 수출 판매는 비용이 적어 수익성이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불닭볶음면이 해외에서 날개 돋친 듯이 팔리면서 해외 매출 기준으로는 오뚜기를 누르고 2위를 차지했다. 올 상반기 기준 국내 라면 3사의 해외 매출액은 농심(6440억원), 삼양(3478억원), 오뚜기(1617억원) 순으로, 오뚜기의 주력 제품인 '진라면'보다 삼양식품 불닭볶음면의 인기가 높았던 것으로 해석된다.
불닭볶음면은 2012년에 출시된 이후 매운맛으로 국내에서 먼저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이후 2014년 '영국남자' 유튜브 채널에서 소개되고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불닭 챌린지'가 유행하면서 전 세계 판매량이 급상승했다. 이후 삼양식품 매출은 2016년 3593억원에서 지난해 9090억원으로 6년 만에 두 배 넘게 급성장해 매출 '1조 클럽'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에 힘입어 삼양식품은 지난해부터 중국, 미국 등 수출 주력 시장에서 현지 법인을 통한 영업을 시작해 해외 매출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5월에는 미국·중국·일본에 이어 네 번째 해외 판매 법인으로 인도네시아 법인을 설립했다.
김정수 삼양라운드스퀘어 부회장은 지난달 '삼양라면 출시 60주년 기념 비전 선포식'에서 "우리는 '불닭 챌린지'를 통해 세계인이 하나의 놀이 문화를 즐기는 모습을 목격했다"며 "세계인의 정서적 유대감을 형성하는 매개체 역할을 했다는 데 큰 자부심을 느끼며, 앞으로 (불닭이) 더 큰 K컬처 플랫폼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해외 판매를 늘리기 위해 현지 맞춤형 상품도 적극 내놓고 있다. 해외에서만 판매되는 불닭 브랜드 제품으로는 △커리불닭볶음면 △마라불닭볶음면 △콘불닭볶음면 △3X핵불닭볶음면 △하바네로라임불닭볶음면 △야키소바불닭볶음면 등이 있다. 지난달에는 해외 전용 건면 브랜드 '탱글' 신제품을 미주 지역에 내놓았다.
[김금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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