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온종합병원 ‘유방암 수술 명의’ 초빙… 수술 중점병원 선도

2023. 10. 9.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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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영태 부산대 유방외과 교수·정영래 전문의 영입
‘하이테크서저리팀’과 수술 중점병원 위상 강화
부산 온종합병원이 영입한 유방암 수술과 유방 재건술 분야 명의 배영태 전 부산대병원 유방외과 교수(왼쪽)와 부산대병원 임상교수 출신 정영래 과장. 사진제공ㅣ온종합병원
부산 온종합병원(병원장 김동헌·전 대한외과학회 회장)이 대학교수 출신 유방외과 명의를 초빙, 유방센터를 개설해 이달부터 진료를 시작하는 등 외과 중심의 수술 중점병원을 선도하고 나섰다.

전공의 지원자들이 급감하고 있는 상황에서 외과를 강화하고 있는 지역 종합병원의 행보에 세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부산 온종합병원은 “유방암 수술과 유방 재건술 분야의 명의로 손꼽히는 배영태 전 부산대병원 유방외과 교수와 부산대병원 임상교수 출신 정영래 과장을 영입해 진료를 시작했다”고 9일 밝혔다.

배 교수는 부산대 의대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줄곧 부산대병원에서 유방암 수술과 유방 재건술에 주력해 온 명의다. 유방암 진단을 위한 조직검사로 보편화된 맘모톰 조직검사를 최초로 국내 도입한 배 교수는 유방암 수술 환자 5년 생존율 89.3%, 10년 생존율 85%를 기록해 우리나라 5년과 10년 평균 생존율 각각 80%, 70%를 크게 상회해 유방암 수술 대가로 인정받고 있다.

또한 배 교수는 종양절제와 유방 복원을 동시에 시행하는 ‘원스톱 종양성형술’을 국내 최초로 도입해 환자의 삶의 질을 크게 높였다는 평을 얻고 있다. 배 교수와 부산대 의대 외과학교실이 함께 출판한 ‘외과 의사가 하는 종양성형술(군자출판사)’이라는 제목의 책이 교육부와 대한민국학술원이 공동 주최한 ‘2023 대한민국학술원 우수학술도서’에 선정됐다.

한국 여성의 유방암(2019년 기준)은 전체 여성 암 중 24.6%를 차지할 만큼 여성에게 가장 흔한 암이다. 온종합병원은 배영태 교수를 센터장으로 하고 부산대병원에서 배 교수로부터 배운 정영래 유방·갑상선전문의를 영입해 유방암센터를 개설, 11월부터 본격 진료하기로 했다. 배 교수와 함께 진료할 정 과장은 4년간 부산대병원 외과 임상교수를 지낸 유방·갑상선전문의다.

이에 앞서 온종합병원 지난해 6월 간담췌외과 박광민 교수를 비롯해 서울아산병원 외과 출신들을 대거 초빙해 ‘하이테크서저리팀’을 꾸리고 고난도 수술을 잇달아 성공시키고 있다. 하이테크서저리팀은 이름 그대로 외과 의사들이 고난도 술기를 통해 다른 병원에서 시도하기를 망설이는 중증 간담췌장 관련 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적극 수술한다.

최근 온종합병원의 하이테크서저리팀은 ‘외과수술의 꽃’이라는 ‘휘플 수술(췌두 십이지장 절제술)’은 물론 ▲간에 전이된 4기 대장암 수술 ▲고난도 외과 수술로 알려진 ‘알프스(부분적 간 절제술)’ 수술을 통해 심각한 암 침윤이 확인된 환자의 간 80%를 제거하는 데 성공하는 등 엄청난 성과를 거두고 있다.

김동헌 병원장도 부산대병원 교수로 정년퇴직한 이후 병원 경영에 주력해 오다가 최근 들어 주재우 외과 진료부장과 함께 난도가 높은 위암 수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하는 등 30여년 외과수술 경험을 후배들에게 전수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김 병원장은 부산대병원 시절 위와 식도가 만나는 부위에 생긴 암 등 고난도의 수술기법을 개발하는 등 학구파로 알려져 있다. 대한위암학회장을 역임한 것을 비롯해 부·울·경 지역에서도 위암 연구 모임을 만들어 새로운 수술법 등을 공부하는 등 지역의 외과 의학 발전에 이바지해 온 위암 수술 명의다.

온종합병원에서는 배영태·정영래(유방암)·김동헌(위암)·박광민(간담췌암) 교수 등 대학병원 교수 출신 7명을 비롯한 총 10명이 이달부터 외과에서 진료하게 되며 흉부외과에서도 폐암 수술명의로 인정받고 있는 최필조 동아대병원 흉부외과 교수를 영입함으로써 수술 중점병원으로서의 위상을 강화하고 있다.

김 병원장은 “올해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서 지원율 6.9%에 그침으로써 해가 갈수록 외과 기피현상이 심화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대학병원에서조차 정년퇴직하는 교수들을 계속 붙잡아 두려고 온갖 유인책들을 내놓고 있는 상황에서 이처럼 외과를 중심으로 수술 중점진료 시스템을 구축하는 지역 종합병원은 우리나라에서는 좀체 보기 드문 일”이라고 온종합병원의 외과진료 강화 시스템이 다른 병원들에도 확산하길 기대했다.

부산 | 김태현 기자 localb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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