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침체·고금리에…LH에 ‘땅값’ 못 갚는 시행사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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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조성한 공동주택용지에 아파트를 지으려던 민간업체가 토지매입 계약 뒤 땅값을 제때 지불하지 못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체 사례를 보면, 경기 파주운정3지구에서 공동주택용지 4개 필지 7만3721㎡를 사들인 ㄱ사는 총 7260억원의 분양대금 중 3267억원을 1년2개월째 연체하고 있다.
엘에이치는 미분양 증가,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 부진 등 부동산경기 침체 여파로 분양대금 연체가 늘어나는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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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조성한 공동주택용지에 아파트를 지으려던 민간업체가 토지매입 계약 뒤 땅값을 제때 지불하지 못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경기 침체 여파에다 고금리 등 금융 환경이 나빠진 탓이다. 주택 공급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엘에이치의 전세임대에선 보증금 미반환 사고도 잇따르고 있다.
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장철민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엘에이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올해 8월 말 현재 민간 시행사가 엘에이치로부터 공동주택용지를 분양받고 납부하지 못한 땅값(원금)은 1조303억원에 이른다. 이는 3년 전인 지난 2020년 미납대금(896억원)의 11.5배 규모다. 연체 이자액만 338억원이다. 연체가 발생한 공동주택용지 면적은 138만6천㎡로, 전용면적 84㎡ 아파트 기준으로 약 2만5천가구를 지을 수 있는 규모다.
연체 사례를 보면, 경기 파주운정3지구에서 공동주택용지 4개 필지 7만3721㎡를 사들인 ㄱ사는 총 7260억원의 분양대금 중 3267억원을 1년2개월째 연체하고 있다. 화성동탄2지구에선 ㄴ사가 2개 필지 분양대금 890억원 중 600억원을 14개월째 연체 중이다.
계약을 포기하고 토지를 반납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2020년부터 지난해 2022년까지는 총 3곳의 필지가 해약됐으나 올해는 남원주역세권 2곳과 안성아양 등 3곳의 필지가 해약됐고 해약금만 592억원에 이른다.
엘에이치는 미분양 증가,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 부진 등 부동산경기 침체 여파로 분양대금 연체가 늘어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장철민 의원은 “공공택지 개발 지연에 따른 주택공급 부족은 서민 주거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면서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엘에이치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조오섭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제출한 자료를 보면, 엘에이치 전세임대주택에서 올해 1~8월 602건의 전세보증금 미반환 사고가 발생했다. 미반환 전세금은 345억원으로, 1~8월치만 따져도 연간 최대 미반환액에 해당한다. 전세임대주택의 보증금 미반환 사고는 2020년 164건(27억9천만원)에서 2021년 412건(97억원), 지난해 909건(331억원)으로 늘었다. 엘에이치 전세임대주택은 청년·신혼부부 등 입주 대상자가 직접 거주하기를 원하는 주택을 구하면 엘에이치가 집주인과 전세 계약을 체결한 뒤 이를 저렴하게 재임대하는 것으로, 현재 전세임대주택 재고는 28만호가량이다.
엘에이치는 전세보증금 반환 보증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주택만 전세임대주택으로 운영하기 때문에 보증금을 떼이는 일은 없다. 엘에이치 관계자는 “보증보험 가입을 통해 부동산 가격 하락과 전세사기로 인한 보증금 미반환 위험을 방지하고 있다”면서 “전세사기 사건과 관련해 경찰 수사 결과를 통보받은 사실은 아직까지 없다”고 밝혔다.
엘에이치 전세임대주택의 일부 보증금 미반환 사고는 집값 하락으로 인한 ‘깡통전세’ 사례인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보증보험을 통한 전세금 반환 절차를 진행하는 동안 전세임대주택 거주자들의 발이 묶여 불편함을 겪을 수 있는 데다, 이들이 청년·저소득층 등 취약계층이라는 점을 고려해 엘에이치가 위험 물건 권리 분석을 더 철저히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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