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13억 날리는 빗썸…수수료 무료 '승부수' 통할까

임유경 2023. 10. 9.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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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2위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이 거래 수수료를 전면 무료화한 이후 시장 점유율을 20% 중반까지 끌어올렸다.

다만, 빗썸이 포기해야 하는 수수료 매출이 하루 13억원에 이르러 수수료 무료 정책을 무기한 지속하기 어렵고, 이용자가 거래소를 선택하는 데 수수료가 결정적인 요인도 아니라는 점을 고려하면 시장판도를 뒤집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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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썸 지난 4일부터 거래 수수료 전면 무료화
거래량 2.3배 늘고, 점유율 26%까지 상승
업비트 독주 '시장판도' 쉽게 뒤집긴 어려워
매일 13억원 이르는 출혈 감내해야..무기한 지속은 어려워
업비트 독점체제 균열 긍정적 시각도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국내 2위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이 거래 수수료를 전면 무료화한 이후 시장 점유율을 20% 중반까지 끌어올렸다. 1위 업비트와 시장 격차를 줄이기 위해 띄운 승부수에 이용자들도 긍정적이다.

다만, 빗썸이 포기해야 하는 수수료 매출이 하루 13억원에 이르러 수수료 무료 정책을 무기한 지속하기 어렵고, 이용자가 거래소를 선택하는 데 수수료가 결정적인 요인도 아니라는 점을 고려하면 시장판도를 뒤집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가상자산 시장 데이터 제공업체 코인게코에 따르면 빗썸의 지난 8일 거래량은 5593억원, 시장점유율은 26.7%를 기록했다. 수수료 전면 무료 정책 도입 직전인 지난 3일과 비교하면 거래량(2411억원)은 2.3배 커졌고, 시장점유율(12.1%)은 14.6%포인트 늘었다. 같은 기간 업비트 거래량은 1조7020억원에서 1조5213억원으로 10.6% 감소했다. 시장점유율도 85.4%에서 72.5%로 12.9%포인트 줄었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빗썸은 지난 4일 오후 6시부터 전체 가상자산의 거래 수수료를 무료화했다. 일부 가상자산에 대해 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진행한 적은 있지만, 원화마켓·비트코인마켓에 상장된 모든 가상자산의 수수료를 받지 않는 것은 처음이다. 이번 수수료 면제 정책은 회사의 별도 공지 전까지 유지된다.

가상자산 거래소 매출이 거래 수수료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만큼 파격적인 행보다. 빗썸이 업비트와 크게 벌어진 시장격차를 줄이기 위해 승부수를 띄운 것으로 풀이된다. 업비트는 지난 2020년 케이뱅크와 실명계좌를 연동하면서 1위 업체로 자리매김했다. 이후 업비트 쏠림현상이 점점 강화돼, 업비트가 80~90% 대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는 구도가 굳어졌다.

수수료 무료, 무기한 지속은 어려울듯

빗썸의 수수료 무료 정책이 이 같은 시장판도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빗썸이 상당한 출혈을 감수해야 하는 ‘고육지책’을 언제까지 지속할 수 있을지 의문인데다, 수수료 무료 혜택이 사라지면 점유율이 다시 낮아질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빗썸이 수수료 무료 정책으로 포기하는 수익은 하루 13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3개월간 빗썸의 일평균 거래량(2585억원)을 기준으로 매수·매도자에게 각각 0.25%씩 수수료를 수취했을 때 수익을 단순 계산한 것이다.

업계에선 수수료가 거래소 선택의 절대적인 이유가 아니라는 점을 들어 빗썸의 판 뒤집기가 쉽지 않으리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는 “이용자들은 상장된 코인의 종류, 거래 편의성, 풍부한 유동성, 거래소에 대한 신뢰 등 다양한 요인을 고려해 거래소를 택하고 있다”며 “그동안 다른 거래소들이 업비트보다 높은 수수료를 유지하고 있었던 이유도 수수료를 낮추는 것이 점유율 확대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데 매출만 줄어든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하지만, 빗썸이 이런 강수를 둔 이유를 “업비트 독점 체제에 대한 문제 제기를 위해서라고 봐야 한다”는 긍정적인 의견도 나온다. 블록체인 협단체 소속 관계자는 “‘이러다 업비트 빼고는 다 고사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업비트 독점적인 시장구조에 대한 나머지 거래소들의 불만이 높은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다만 “업비트 점유율이 높은 건 시장 선택에 따른 ‘자연독점’으로 문제 삼기 어렵다”면서 “다른 거래소도 거래 편의성을 높이고, 이용자 신뢰를 강화해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미지=빗썸 홈페이지)

임유경 (yklim0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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