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사랑’ 취지 좋아도 반쪽될라.. 어디는 76억, 어디는 5,000만 원? ‘행정 편의주의’ 한계

제주방송 김지훈 2023. 10. 9.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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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자 20만 명 미달, 265억 원
예상치 절반 수준 “취지 못살려”
금액·거주지 제한 등 홍보 규제
행정안전부가 운영하는 고향사랑 기부제 누리집 '고향사랑e음' 화면


지난 1월부터 시행 중인 고향사랑 기부제 모금액이 전국 광역 시·도 별로 큰 편차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당초 도입 취지와 달리 과도한 홍보 규제와 기부 제약으로 인해 저조한 실적에 그치는 경우가 잇따라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입니다.

오늘(9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송재호 국회의원 (더불어민주당)이 각 지자체에서 제출받은 고향사랑 기부금 관련 자료에 따르면 실적이 미진한데다 지역별 기부액 편차가 큰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고향사랑 기부제는 지난 2021년 ‘고향사랑 기부금에 관한 법률’ 제정 이후 준비기간을 거쳐 올해 1월 1일부터 시행됐습니다. 일본의 고향세 (고향납세제)를 벤치마킹해 열악한 지방재정을 확충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와 균형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취지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관련해 송 의원은 “국내 시행 이후에 홍보방식 규제와 함께 연간 500만 원 상한의 기부 한도, 기부주체 제약(법인·이해관계자)과 거주지 기부 제한 등 과도한 제약으로 인해 현장 불만이 많다”면서 “특히나 단일 플랫폼(고향사랑 e음)을 활용해야 하는 현재 방식도 공급자 중심의 행정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최근 ‘나♥도 제주도, 제주고향사랑 기부 캠페인’을 통해 총력전을 펼치는 제주만 해도 8월 말 기준 기부자가 3,955명, 모금액 5억 6,400만 원으로 나타났습니다.

다만 제주의 경우 특별법에 따른 행정체계상 기초자치단체가 없어, ‘제주자치도’에만 기부할 수 있고 제주시와 서귀포시를 선택해 기부할 수 없는 제도적 한계가 저조한 실적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입니다.

제출된 자료를 구체적으로 살펴봤더니 전체 모금액은 265억 원을 넘었고, 전체 기부자는 13만 8,000명으로 집계됐습니다.
권역별 기부자는 경북(2만 4,398명), 전북(2만 3,000여 명), 경남(2만여 명), 강원(1만 4,531명), 경기(9,266명) 등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기부액 편차는 컸습니다.
8월 말 현재 기부액은 전남이 73억 2,000만원을 모금해 전국에서 가장 많았습니다. 이어 경북(43억 3,000만 원), 전북(36억 원), 경남(30억 5,000만 원), 강원(21억 6,000만 원), 충북(12억 9,000만 원) 등으로 나타났습니다. 제주는 5억 6,000만원으로 모금액 기준 전국 17개 광역 시·도 가운데 10위에 머물렀습니다.

역순으로 봤더니 세종(5,000만 원), 인천(1억 5,000만 원), 대전(1억 7,000만 원), 울산(3억 1,000만 원), 부산(3억 2,000만 원)으로 대도시의 부진이 특히 두드러졌습니다.

세부자료를 제출한 지자체 가운데 기부액 순으로 경북 예천(6억 3,000만 원), 제주(5억 6,000만 원), 전북 순창(3억 9,000만 원), 경북 의성(3억 4,000만 원), 전북 무주(3 억 원) 등으로 나타났습니다.

전망치별로 경북(79.8%), 인천(76.7%), 서울(73.5%), 경남(71.3%), 충북(71.1%) 순이며 울산과 제주는 각각 23%와 14%로 전반적으로 자체 전망치를 밑돌았습니다.

또 지자체별 답례품은 전체 1순위가 상품권 (121건)과 식료품(104건) 순으로 나타났고 2순위는 식료품(159건), 상품권(37건), 공산품(15건) 순으로 확인돼 전체적으로 상품권과 식료품이 다수를 차지했습니다.
   

송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송재호 의원은 “연간 10조가 넘는 국내 개인 기부금 수준과 비교할 때 고향사랑 기부제는 제도 활성화가 제대로 되고 있지 않다는 얘기”라면서 “일본의 경우 고향세로 지난해 8조 7,000억 원이 넘는 모금 실적을 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도 규제 중심의 사고를 벗어나 민간플랫폼을 활용하는 등 적극적인 방식으로 지자체가 재원을 마련할 수 있도록 독려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더불어 “이번 국정감사 기간, 균형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제도개선에 앞장서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제주의 경우 답례품은 감귤(944건), 돼지고기(658건), 탐나는전(498건), 갈치(349건), 오메기떡(156건)으로 특히 지역특산품 인기가 높고 호응이 컸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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