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하마스 분쟁, 韓 경제 복병?...정부 "영향 제한적"

세종=유재희 기자 2023. 10. 9.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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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 최상목 경제수석이 9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반도체 관련 현안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3.10.9/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이스라엘 간 분쟁으로 국내 경제에 영향이 우려된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위기에 따라 국제유가 오름세가 가팔라지고 금융시장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정부는 금융시장·에너지 수급 등을 긴급 점검하고 필요시 컨틴전시 플랜에 따라 신속히 대응할 방침이다.

◇국제유가 변동폭 확대, 금리·환율도 우려
9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은 전날보다 4.3% 상승한 배럴당 86.35달러에 거래됐다. 국제유가는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로 종가 기준 배럴당 90달러대에서 이달 들어 10달러 이상 내렸는데 오름세로 돌아선 것이다.

지난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세 이후 이스라엘이 대규모 반격에 나선 이후 석유 수급 우려가 불거졌다. 국제유가 상승은 인플레이션 우려를 키워 각국 중앙은행의 긴축 기조를 장기화할 수 있다. 연이어 금리·환율 등 전반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이다.

그도 그럴 것이 안전자산인 달러화는 강세를 보였다. 블룸버그 달러 현물 지수는 0.2% 상승했고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도 0.08%포인트 오른 4.80%를 나타냈다. 현물 금 역시 온스당 1850.52달러로 1% 상승했다.

◇정부, 긴급상황점검회의…"제한적이지만 면밀 점검"
국내에 미치는 영향도 안심할 수 없다. 정부는 이날 관계부처 회의를 소집, 긴급 상황 점검에 나섰다.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관계부처와 금융당국은 현재 분쟁 발생 이후 시장 상황과 예상을 점검했다"며 "오늘 금융시장이 열리지 않아 파악이 어렵지만 각별한 경계심을 가지고 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경제 영향이 최소화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일단 영향은 미미하다는 게 정부 입장이다. 기획재정부는 한국은행,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과 시장상황점검회의를 개최하고 "이번 사태로 국제유가 변동폭이 확대됐지만 사태 초기인 점 등을 고려할 때 아직까지 국제금융시장의 움직임은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산업통상자원부도 강경성 2차관 주재로 회의를 열고 국내 원유·가스 도입 현황을 점검했다. 산업부는 "차질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또 분쟁지역이 국내 주요 원유·가스 도입 경로인 호르무즈 해협과 거리가 있어 국내 원유·LNG(액화천연가스) 도입에 차질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중동 인근에서 항해나 선적 중인 유조선과 LNG운반선이 모두 정상적으로 운항 중이다.

강 차관은 "중동은 한국이 수입하는 원유의 67%와 가스 37%를 공급하는 지역으로 중동 정세가 우리 에너지 안보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이 매우 크다"며 "중동 정세가 우리 에너지 안보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이 매우 큰 만큼 향후 이스라엘-하마스 사태가 국내 수급 차질로 이어지지 않도록 정부와 유관기관, 업계가 총력을 다해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중동, 지정학 리스크 확산이 변수
문제는 중동지역 전반의 지정학적 위험 확산이다. 구체적으로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의 격화 △최근 미국-사우디-이스라엘 간 화해 및 사우디-이란 간 외교 복원 움직임의 후퇴 △중동 내 반이슬람 연대 기류 확산 여부 등이 리스크로 꼽힌다.

국제금융센터는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국제유가는 과거 사례시 단기 상승 후 안정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면서도 "현재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산유국이 아니어서 국제유가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나 다른 중동 산유국들이 개입하거나 원유생산 시설 및 수송로가 침해될 경우 유가 급등할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은 역사적 배경을 지닌 갈등인 만큼 오랜기간 지속될 수 있다"면서 "국내 물가가 다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을 더 자극할 수 있어 우리 경제에 부담이 된다"고 밝혔다.

(가자 로이터=뉴스1) 우동명 기자 = 8일(현지시각)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에 대한 이스라엘 군의 보복 폭격으로 가자 지구의 와탄 타워가 폭발을 하며 폭삭 무너진 모습이 보인다. 2023.10.9 ⓒ 로이터=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세종=유재희 기자 ryu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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