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질’ 이스라엘-하마스 충돌 변수로…“하마스 협상 카드로 사용될 것”
수감자 맞교환 카드로 활용될 가능성
이스라엘, 강경 대응 기조 밝히면서도
다국적 인질 안전 문제에 운신 폭 좁아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이스라엘에서 납치해 가자지구로 끌고 간 인질들이 이번 사태 최대 변수가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하마스는 인질들을 이스라엘과의 협상 카드로 활용하겠다는 뜻을 내비쳤고, 이스라엘은 강력한 대응 기조를 밝히면서도 인질들의 안전을 고려해야 하는 복잡한 상황에 놓였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하마스 고위 간부인 무사 아부 마르주크는 8일(현지시간) 아랍권 매체 알가드와의 인터뷰에서 “100명 이상의 인질을 붙잡고 있다”고 주장했다. 가자지구의 또 다른 무장세력인 이슬라믹 지하드도 30명 이상의 이스라엘인을 억류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기엔 이스라엘 군인뿐만 아니라 노인과 어린이, 여성도 다수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인질 국적도 다양하다. 미국 정부는 지금까지 7명의 미국인이 실종됐다고 발표했는데, 마이클 헤르초그 미국 주재 이스라엘대사는 CBS뉴스에 출연해 ‘미국인이 인질로 잡혔느냐’는 질문에 “있는 것으로 알지만, 자세한 내용은 모른다”고 답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미국인들이 인질로 잡혔다는 보도가 있다”며 “사실관계를 파악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 영국과 프랑스, 독일 정부도 자국민 최소 1명 이상이 가자지구로 끌려간 것으로 보고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특히 태국 외교부는 이날 태국인 11명이 인질로 잡혔다고 밝혔고, 네팔 정부도 11명이 행방불명 상태라며 가자지구에 억류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외신들은 우선 하마스가 인질들을 이스라엘에 갇혀 있는 팔레스타인인과 맞바꾸는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현재 수천 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이스라엘 감옥에 수감돼 있고,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테러 연루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며 “붙잡은 인질을 이들과 교환하기 위한 카드로 쓸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하마스는 또 이스라엘과의 기 싸움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인질들을 앞세우는 분위기다. 하젬 카셈 하마스 대변인은 이날 러시아 스푸트니크통신에 “누가 주도권을 쥐게 될지는 전황이 결정하게 된다”며 “무력 충돌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분쟁 조정을 이야기하는 건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이어 “생포한 이스라엘 병사 관련 협상은 ‘알아크사 홍수’ 작전이 끝난 후에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 극우 내각에선 강경 대응 목소리가 주를 이루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베잘렐 스모트리히 재무장관은 전날 각료회의에서 “하마스를 잔혹하게 공격해야 한다. 인질 문제는 중요하게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다국적 인질 안전을 고려하지 않고 작전을 전개했다가 인명 피해가 발생할 시 외교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이스라엘군 정보부에서 팔레스타인 부서를 맡았던 마이클 밀스테인은 AP통신에 “인질 문제로 인해 이스라엘군의 활동 방향과 지역은 제한적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NYT도 “하마스가 인질을 ‘인간 방패’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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