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CEO특강] "전자약으로 집에서 우울증 치료 가능해져"
뇌에 자극 가해 감정장애 치료
먹는 약보다 부작용 적어 안전
증상 심해 병원 직접방문 힘든
어르신·중증 환자 대안 될 것
"우리가 재미있다고 느끼면 뇌는 그 순간의 정보가 가치 있다고 여기고 활발하게 움직이게 됩니다. 반면 우울하고 의미 없다고 느끼면 뇌 활동이 느려지기 시작합니다. 그 순간의 정보는 뇌에 남지 않고 결국 지루한 삶을 살게 됩니다."
이기원 와이브레인 대표는 순간순간의 감정에 취약한 뇌 건강을 지키기 위해 의료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달 14일 '뇌공학으로 바뀌는 새로운 세상'을 주제로 한양대에서 매경CEO특강을 진행했다.
와이브레인은 세계 최초로 우울증 치료 전자약을 개발했으며 국내 정신과 병·의원 200여 곳에 관련 플랫폼을 납품하고 있다. 이 대표는 "우울증·불안장애 환자가 900만명에 육박하는 한국 사회에서 정신질환 치료는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자약은 뇌에 전기 자극을 직접 가해 감정적인 장애나 인지 능력 저하 등 질병을 치료하는 기술과 의료기기를 뜻한다. 뇌 자체를 전기 회로로 여기고 전기를 가해 기능을 조절하는 방식이다. 과거에는 직접 수술을 통해 두개골을 열고 뇌에 전기 자극을 가했지만 최근에는 뇌암 치유기, 손목시계, 이마에 붙이는 전기 자극기 같은 의료기기를 통한 비수술 전기 자극을 주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와이브레인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우울증 치료 전자약은 환자가 집에서 직접 의료기기를 사용해 편리하게 치료받을 수 있다. 우울증 증상이 심해 병원에 가는 것조차 힘들어하는 사람들과 고령 환자들에게 전자약 치료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우울증 환자의 경우 스트레스 상황에서 전두엽이 활성화되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는데 전자약을 통해 전두엽을 활성화시킴으로써 우울증을 치료할 수 있다.
이 대표는 "현존하는 항우울제도 전두엽을 활성화시킴으로써 우울증을 치료하는데, 전자약은 항우울제에 비해 훨씬 더 안전하고 개발도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에 따르면 항우울성약은 신약이 나오는 데 10년이 걸리는 반면, 전자약은 혁신 속도가 5년 이하다.
이 대표는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K방역의 성공으로 국내 의료기기 시장에 새 장이 열렸다고 평가했다.
그는 "의료기기는 정부와 의료기관 모두로부터 신뢰를 얻어야 성공 가능성이 열린다"며 "코로나 시기 체외진단기기 신속 도입을 통한 K방역의 성공으로 국내 의료기기 업체에 대한 시각이 긍정적으로 변했다"고 말했다. 와이브레인은 플랫폼 적용 고객 기반을 병원뿐만 아니라 개인으로까지 확대해 대중화하고 전자약 적응증을 치매, 조현병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장애인을 위한 뇌·로봇 실시간 연동장치와 뇌·스마트기기 실시간 연동장치 같은 의료기기도 개발하고 있다.
이 대표는 "처음에는 대학 동기들과 '전자약을 만들어보자'는 막연한 생각만 가지고 창업을 했다"며 "3년 걸릴 줄 알았던 사업이 어느덧 10년 차에 접어들기까지 고생도 많았지만 대학생들과 사회초년생들에게는 '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끝까지 해보라'고 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혜순 기자 / 이수민 경제경영연구소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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