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앞에서 메시가 발리슛 …"450만원 헤드셋, 그 이상 가치 있을수도"
지난달 23일(현지시간)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세계 최대 축구클럽 '레알 마드리드'를 전격 방문했다. 쿡 CEO는 플로렌티노 페레스 레알 마드리드 회장과 면담하고 레알 마드리드 훈련장을 둘러본 것으로 알려졌다. 쿡 CEO의 레알 마드리드 방문은 테크 업계에도 작지 않은 파장을 가져왔다.
이는 하드웨어(아이폰·비전프로)와 소프트웨어(앱스토어) 그리고 콘텐츠(애플TV+)를 잇는 거대한 생태계를 구상하고 있는 애플의 전략과 관련이 있다. 특히 내년도 시험대에 오르는 최첨단 혼합현실(MR) 기기 '비전프로' 생태계에 필수적인 것이 바로 '킬러 콘텐츠'이고, 애플은 스포츠 시장에 주목하고 있어서다.
애플은 비전프로를 공개하면서 '메타버스'라는 거창한 표현 대신 '공간 컴퓨팅'이라는 단어를 선택했다. 비전프로는 주변과 모든 사물을 볼 수 있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헤드셋을 착용하고 손가락을 움직이거나 눈동자를 움직이는 방식으로 모든 앱을 조작할 수 있다.
애플이 구상하는 3차원 생태계 성공의 관건은 킬러 콘텐츠 확보다. 실제로 애플은 생태계 확장을 위해 비전프로 출시를 서두르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전용 앱 출시를 위해 개발자와 콘텐츠 제작자들에게 충분한 시간을 주겠다는 것이다. 비전프로 생태계 성공의 핵심은 '문화 콘텐츠'다. 스포츠, 게임, 음악(공연), 예술 등이 대표적이다. 세계 최고의 축구 스타 리오넬 메시의 미국프로축구(MLS) 이적에 애플이 깊게 관여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애플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인 애플TV+를 통해 올해부터 2032년까지 MLS 중계권을 확보한 상태다.
메시 경기는 오직 애플TV로만 볼 수 있는 구조다. 메시의 MLS행이 확정되자 중계 희망국이 늘었고 중계권료도 대폭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시 영입 이후 인터 마이애미 경기 전체의 티켓 가격은 약 700% 상승했다. 메시의 MLS 데뷔전 티켓은 판매 플랫폼 '비비드시츠(Vivid Seats)'에서 최고 11만달러(약 1억4000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예컨대 비전프로용 카메라로 찍은 메시의 경기 장면을 감독이나 선수의 시야로 볼 수 있다면 비전프로의 쓰임새가 훨씬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이다. 킬러 콘텐츠 유무에 따라 3499달러(약 456만원)에 달하는 비전프로의 가격은 다른 관점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다.
애플과 메타를 비롯해 삼성, 구글 등이 본격적으로 MR 시장에 뛰어들자 가상현실(VR) 게임을 개발해왔던 국내 게임사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과거 하드웨어가 받쳐주지 않아 대중화에 사실상 실패한 VR 게임 시장이 기지개를 켤 가능성이 있다. 기자와 만난 국내 메이저 게임사 대표는 "애플 비전프로 출시를 유의 깊게 살펴보면서 내부에서 VR 게임 개발에도 착수한 상태"라고 전했다.
메타 역시 게임 업체와의 파트너십을 확대하고 있다. 국내 게임 업체 컴투스는 메타의 오프라인 쇼케이스에서 VR 게임 '다크스워드: 배틀 이터니티'를 선보였다.
[황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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