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력원자력, 신한울 3·4호 건설 재개, 원전 생태계 살리기 앞장
원전 생태계 활성화 TF팀 구성
中企 시설투자·부품 국산화 지원
해외 진출 통해 일감 확보 총력
국내 유일의 원자력발전소 운영회사인 한국수력원자력이 일감 부족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원전 중소기업 살리기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시작은 경북 울진 신한울 3·4호기다. 정부는 청정하면서도 저렴하고 안정적으로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는 원전 비중을 2030년까지 30% 이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그 상징이 바로 정부 출범 직후 건설 재개를 선언한 신한울 3·4호기다.
원전 생태계 회복 가속도
한수원은 지난 3월 두산에너빌리티와 약 2조9000억원 규모에 달하는 신한울 3·4호기 주기기 공급계약을 체결하며 공사와 원전 생태계 회복의 본격적인 신호탄을 쐈다. 통상 30개월 이상 소요되는 주기기 공급계약을 8개월 만에 전격적으로 체결하며 원전 생태계의 빠른 회복에 힘을 실었다. 주기기 계약을 시작으로 변압기, 복수기, 케이블, 펌프, 각종 기자재와 철근, 시멘트 등 건설을 위한 본격적인 계약이 줄을 이을 예정이다. 그 결과 향후 10년간 주기기를 제외하고 2조원 규모의 보조기기 계약(총 192건)이 순차적으로 발주될 것으로 기대된다.
기업들의 해외 사업 참여 부담을 낮추고 대규모 수출일감을 공급하는 등 원전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수원은 지난해 3조원 규모의 이집트 엘다바 원전 2차 프로젝트 수주에 성공한 데 이어 올해 6월에는 2600억원 규모의 루마니아 체르나보다 원전 삼중수소제거설비 건설 사업을 수주했다. 이에 한수원은 총 104개 품목, 8000억원 규모의 해외 사업 기자재를 발주할 계획이다. 또한 지난달 1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공고한 ‘원전 중소·중견기업 수출 첫걸음 프로그램’에 수출 지원 사업을 제공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산업부와 한수원은 기자재 업체에 해외 사업 유자격 심사를 면제하고 있다. 국내 인증(KEPIC) 인정, 필요시 해외 인증 취득 지원을 비롯해 선급금 15% 지급(선금 비중 확대 지속 검토), 계약금의 최대 80% 융자 지원 등을 통해 국내 기업의 해외 사업 참여 부담을 대폭 낮추기로 했다. 또 수출 초보 기업들이 언어, 품질인증, 행정절차의 3대 허들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함에 따라 KOTRA와 함께 ‘맞춤형 원스톱 수출 플랫폼 지원사업’을 시작한다. 참여 기업들은 필요에 따라 통번역과 서류대행·현지등록, 세무·회계, 해외규격인증의 4개 주요 지원 분야를 포함해 총 9개 분야의 서비스를 맞춤형으로 이용할 수 있다.
CEO도 직접 협력사 간담회
협력기업들의 근본적인 경쟁력 강화에도 힘을 보탠다. 한수원은 지난해 9월 사내 모든 조직이 참여하는 ‘원전 생태계 활성화 전담팀(TF)’을 발족했다. TF팀은 원전 건설, 운영, 수출, 사후관리 등 원전 생애주기별 각 분야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또 큰돈을 들여 연구개발(R&D)에 투자하기 어려운 중소기업을 위해 원전 관련 부품·장비 연구개발에 소요되는 자금의 약 85%를 지원하고 있다. 원전 관련 부품 R&D 투자 부담은 낮추면서도 기술력은 높이는 데 앞장서고 있는 것이다.
최고경영자(CEO)도 팔을 걷어붙였다. 황주호 한수원 사장이 협력기업을 방문,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해결방안을 함께 모색하는 간담회를 수시로 열고 있다. 중소·중견기업의 효율적 에너지 사용 및 에너지 소비 감축을 지원하기 위해 한국에너지공단과 협력관계도 강화했다.
이 밖에 원전 안전성 강화를 위한 설비 개선 및 투자 항목을 추가로 발굴하고, 차세대 성장동력인 소형모듈원전(SMR), 원자력수소, 원전 해체 사업 등 신규 사업의 개발을 통한 신규 일감 창출에도 힘쓰고 있다.
황 사장은 “우리 원전은 협력기업들의 부단한 노력으로 오늘날 글로벌 최고 수준의 안전성을 갖추게 됐다”며 “앞으로도 기업들을 위한 다양한 지원 방안을 모색해 원전 생태계가 활력을 되찾고,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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